영남신대 배재욱 교수   ©윤근일 기자

교회는 '하나님 나라' 혹은 하나님의 절대 통치가 이뤄지는 '왕국'으로 비유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교회가 세상 '왕국' 혹은 국가와는 어떤 관계성을 갖고 가야할까? 배재욱 교수(영남신대)가 "로마의 평화와 그리스도의 평화에 대한 관계 고찰"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내놓았다.

결론적으로 배재욱 교수는 '로마의 평화'는 세상 질서를 유지하는 하나의 틀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때문에 그는 "그리스도의 평화를 추구하는 교회도 세상의 테두리 안에서 세상의 질서를 바르게 지키고 '로마의 평화'가 유지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더불어 배 교수는 "'그리스도의 평화'는 '로마의 평화'를 선도하고, 그 기본을 이루지만 '로마의 평화'가 정의로운 바탕 위에서 올바르게 지켜지도록 만드는 역할을 감당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가난하고 억눌린 자도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도록 '로마의 평화'를 감독하고 감시해야 할 책임이 오늘의 교회에게 여전히 요구된다는 점에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은 '로마의 평화'를 무시해서도 안 되고 그것을 파괴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질서가 바로 서지 못할 때, 엄청난 고통과 희생이 따른다는 것을 실감한다"며 "옳지 않는 현상들에 대해 둔감할 때 사회의 안정과 조화를 깨뜨리게 되고, 평화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냉대 받는 정부가 존재할 수 없듯, 국가와 민족으로부터 외면 받는 교회는 존립기반이 위태롭게 될 수 있다"며 한국교회가 다시 깨어날 것을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이 주신 평화를 사람은 힘써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 배 교수는 "그리스도의 평화는 세상의 평화를 선도하면서 지키고 보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그는 "로마의 평화는 교회와 국가가 질서 안에서 화합하고 조화 되는데서 이뤄진다"며 "그런 점에서 보면 평화란 주어진 것을 취하는 것에 만족하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진취적이고, 동적인 뒷받침 속에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논평자로 나선 김성규 박사(웨신대 신약학)는 배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많은 부분에서 유익한 관찰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로마의 평화에 대한 좀 더 깊은 문헌적 숙고가 필요한 것으로 사료된다"고 했다. 더불어 "로마의 평화에 대한 당대인들의 인식을 군사적 폭력에 의한 평화로 보는 것은 부분적으로 옳지만, 그러나 너무 단순화시킨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배재욱 교수의 발표는 14일 오후 신반포중앙교회(담임 김성봉)에서 열린 제110차 한국개혁신학회 정기학술발표회에서 나왔다. 이 날 행사에서는 배 교수의 발표 외에도 임시영 박사(한세대)가 "본문의 총체적 읽기에 대한 제언 - 독일어권 에스겔서 연구사를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논문을 발표했다.

한국개혁신학회 제110차 정기학술발표회에 모인 신학자들이 단체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윤근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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