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에 이어 일본 엔화도 100엔당 세자리수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엔화대비 원화가치 추가절상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해지면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의 사정이 한층 악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4일 달러화 기준으로 환산한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8시 35분 현재 이날 오전 6시 종가보다 1.11원 내린 997.00원을 나타냈다. 이날 원·엔 환율은 장중 100엔당 994.85원으로 내리기도 했다. 이는 지난 1월 2일 종가 기준 100엔당 1,001.53원을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당시 원·엔 환율은 장중 최저치로 995.63원을 기록했다.

원·엔 환율은 올초를 제외하면 2008년 9월 이후 줄곳 1천원대를 지켜왔다.

전문가들은 현지 시간으로 내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 회의 결과에 따라 예상보다 강한 양적완화 조치가 나올 경우 원화가 더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원엔 환율이 100엔당 800원까지 내려가면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지난해 말보다 0.35% 포인트 줄어든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일본의 노무라도 보고서를 통해 엔화대비 원화의 추가상승을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막대한 경상흑자 증가세를 고려해볼 때 한국과 일본 양국 경제의 차별화 요인이 강해지면서 엔화 대비 원화 가치가 내년 말까지 약 8% 절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화 약세와 더불어 중국의 위안화도 약세가 예상되면서 일본에 이어 중국과의 수출경쟁에서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엔 환율이나 원·위안 환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미국이나 유럽시장 등에서 한국 제품이 일본이나 중국 제품과 경쟁을 할 때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최근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등의 영향으로 안그래도 부진한 내수가 더욱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수출마저 급락할 경우 한국 경제가 '내우외환'의 위기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원화 가치 급등으로 수출이 부진해지면서 내수와 수출이 동반 침체될 경우 한국 경제는 경기 확장세가 일시 둔화되는 '소프트 패치'가 아니라, 경기회복 국면에서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가 내수뿐 아니라 수출까지 침체에 빠지면서 '내외수 복합 불황'에 빠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급격한 원화가치 상승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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