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는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위로와 대한민국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지도자연합 금식기도회'를 열었다.   ©박성민 기자

"할 수 있는 말은 미안합니다라는 말 밖에...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는 21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위로와 대한민국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지도자연합 금식기도회'를 열었다.

대표 기도에서 김대현 목사(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는 "오늘 우리는 국가적 재난으로 슬픔에 처해있는 현실 앞에 하나님께 기도함으로 나아갑니다. 이 시간, 우리가 주님 앞에 부르짖고 간구합니다. 사랑하는 자녀를 잃고 통곡하며 너무나 큰 탄식이 이 땅가운데 가득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어린 생명과 가족을 잃은 많은 유가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회복이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라며 "하나님의 크신 품으로 안으셔서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은혜를 허락하여 주소서. 오늘 우리는 웁니다. 통곡합니다. 그리고 위로합니다. 세월호의 아픔을 나의 아픔, 한국 교회, 온 나라의 아픔임을 고백합니다. 다시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게 하옵소서. 오늘 행사를 통해 기도의 불을 다시 일으켜 침체된 영이 살아나고 아픔 가운데 빠진 민족이 다시 회복되기를 기도합니다"라고 기도했다.

이어 김 목사는 "아픔과 고통이 가득한 나라와 슬픔에 빠진 국민을 위로하는 교회의 역할을 잘 감당하게 하옵소서. 이번 일을 계기로 철저히 회개하고 잃어버린 교회와 믿음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과 같은 아름다운 역할로 거듭나게 하소서"라며 "하나님이 주시는 위로와 소망을 통해 이제 대한민국이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절망과 아픔을 딛고 일어나게 하시고 회복과 치유를 통해 미래로, 희망으로 나아가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김동엽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는 이사야 55장 6~7절, 요한일서 1장 5~10절을 본문으로 <여호와께로 돌아오라>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김 목사는 설교를 시작하며 "하나님의 위로와 긍휼하심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함께 하심을 진심으로 기도합니다"라면서 "또한 모든 슬픔을 더불어 슬퍼하는 우리 민족 가운데 하나님의 크신 은총과 자비가 함께 하시기를 소망한다"라고 위로했다.

그는 "지난 4월, '세월호 참사'는 무엇으로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 그리고 나태함과 안일함이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언제든지 앗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에게 보여줬다"라며 "사고와 재난에 대비할 당국은 막상 사건이 벌어지자 허둥지둥하며 천금보다 귀한 시간을 허비하고 단 한 사람도 구출하지 못하는 무능의 극치를 보였다.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관행이라는 명목 아래 뿌리깊은 부패가 드러났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목사는 "그 틈바구니에서 이단들은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였고 위장하여 교주들의 배를 부풀리는데 혈안이 되었다. 구원파만이 문제가 아니다. 지금 이 사회를 좀먹는 이단들이 얼마나 많이 산재하고 있는지 모른다"라면서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한국 교회는 더이상 무의미한 분열과 갈등을 벗어던지고 순전한 복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나라, 민족을 향한 공적 책임을 감당하는 건전한 교회의 모습을 우리 모두 회복해야 한다. 바로 거기에 교회의 희망이 있고 나아가 이 나라와 민족에 희망이 있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무슨 말로 위로가 되고 무엇으로 힘을 줄수 있겠나. 이 엄청난 참사 앞에서 우리의 무기력함을 절감할 수 밖에 없었다. 동시에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구할수 밖에 없었다"며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위로하실 수 있는 하나님이시기에 기도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남은 자로서의 빛된 사명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 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아파하고 있다. 아이들을 잃은 슬픔, 믿었던 나라에 대한 실망과 분노, 혼란스러운 감정이 이 나라 백성들을 사로잡고 있다"며 "왜 우리를 남겨두셨는지 깨우치고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은 빛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하나님과 사귐이 있다면 빛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시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어디를 가든지 빛으로 살아가야 한다. 빛으로 살아가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생명을 다해 감당해야 할 가장 소중한 우리의 사명"이라며 "첫째는 복음의 빛을 발해야 하며, 둘째로 사랑의 빛을 밝혀야한다. 셋째로는 정의의 빛을 밝혀야 한다"라고 권면했다.

마지막으로 김 목사는 "하나님께서 돌아갈 기회를 주고 있다. 이제는 돌이켜야 한다"라며 "모든 피해자들과 유가족, 실종자들에게 위로와 긍휼이 임하길 소망한다. 우는 자들과 우는 여러분 되길 기원한다"라고 전했다.

김동엽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가 <여호와께로 돌아오라>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하고 있다.   ©박성민 기자

이날 금식 기도회에서 고훈 시인(안산제일교회 목사)은 <얘들아 우리가 잘못했다 용서해라>라는 제목으로 위로의 시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지는 시간으로 조일래 목사(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은 위로의 메시지를 통해 "위로하고 싶은데 위로할 말을 찾지 못했다. 무슨 말을 한들 위로가 되겠는가. 부모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할 수 있는 말은 미안합니다라는 말 밖에 없다"며 "말과 행동으로 솔선수범하면서 이 나라를 정신적으로, 도덕적으로 모든 면에서 건전한 나라로 든든히 세우는데 앞장서며 가르쳐야할 목사로서 그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해서 이런 일이 생긴 것 같아 자책으로 인해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말이 없다"라는 말로 위로를 전했다.

조 목사는 "하나님의 따뜻한 사랑의 넓은 품에 그들을 꼭 껴안아 주시고 이번 참사를 계기로 이 사회, 나라가 부정부패가 사라지고 모든 불법이 사라지고 법률, 제도적으로 모든 면에서 더 안전한 나라가 되어져서 희생으로 가슴 아픈 가족들이, 희생으로 이 나라가 보다 안전한 나라로, 더욱 더 살기좋은 나라가 되길 바란다"면서 "사고가 났을 때 빨리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는 그런 사회, 나라가 되길 바란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는 결의문을 통해 "304명의 고귀한 생명들을 뻔히 쳐다보며 눈앞에서 놓쳐버리는 어이없고 참담한 세월호 침몰이 국가적 비극 앞에서 우리는 할 말을 잃었다. 사랑하는 가족을 갑작스럽게 잃고 비통에 잠겨 있는 유가족 여러분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고 부디 힘을 내어 다시 일어서기를 한국 교회의 모든 성도들은 간절히 기도한다"라고 말했다.

교단장협은 "세월호 참사는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된 우리 사회의 온갖 비리와 부정의 총화이며 생명보다 물질을 중시하여 안정을 소홀히 한 인재가 아닐 수 없다"며 "여기에는 생명을 담보로 해서 사익을 추구하는 무리들, 국록을 받으면서도 책무를 방기한 행정관료들과 관계자들 그리고 정부를 감시하고 입법을 해야 하는 정치인들이 있다. 모두 이번 참사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세월호 참사는 하나님 말씀을 바르게 선포하고 세상에서 이를 구현해야 하는 사명을 잘 감당하지 못한 한국 교회에도 책임이 있음을 고백한다"며 "이에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 총회장들은 애통하고 회개하는 마음으로 한국 교회 모든 성도들의 신앙 회복과 거룩한 회복을 위해 그리고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에 함께 노력하기로 뜻을 모으고 결의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교단장협은 지난 12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특검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청했고 이에 지난 15일, 박근혜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기로 답했다. 교단장협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해 유병언 특별법 재정이 필요하다"며 "이단을 통해 반사회적·반국가적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단 규제법을 국회에 제정 청원을 위해 1000만인 서명을 21일부터 시작한다. 동참해달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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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