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야 차디찬 진도 바다야/ 그렇게 좋은 날/ 아무 죄 없는 순결한 우리 아들 딸들에게/ 어찌하여 숨 막히도록 물을 먹였느냐/ 생명이요 부활이신 주여/ 생존자는 살아 돌아오게 하시고/ 잠자는 자는 부활로 돌아오게 하소서." (안산제일교회 고훈 담임목사 시 중)

부활절인 20일 경기 안산지역 교회와 성당에서는 세월호 침몰사고로 실종된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과 교사들에 대한 무사귀환을 염원하며 한마음으로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성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기적처럼 실종자들도 반드시 살아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안산제일교회는 이날 1만 명이 모인 부활절 주일 예배에서 안산 단원고 실종 학생들을 위해 기도했다. 사고 전 제일교회에는 단원고 학생 8명이 다녔으나 단 1명만이 생존해 현재 7명은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다.

고훈 담임목사는 설교에서 "부활하신 주님은 '울지 말라' '무서워하지 말라'고 하셨다"라며 "눈물로 해결할 일이 아니다.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고 두려워 말고 슬퍼하지 말라. 생존한 사람이 있다면 살아서 나오도록 할 것이고 잠자는 자가 있다면 부활로 살려 낼 것을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교인들은 벅찬 감정을 억누를 수 없다는 듯 눈물을 흘리며 간절한 기도가 이뤄지기를 염원했다.

이날 교회 앞 마당에는 세월호에 탑승했던 학생들의 이름이 적힌 메시지 게시판도 설치됐다.

'어른들의 성숙하지 못한 모습에 미안하다. 늘 가슴에 새기며 이제부터 잘 할게. 믿어줘' '○○야, 춥지? 제발 돌아와줘. 보고싶다. 기도할게' '단원고 언니 오빠들, 기적처럼 태어났으니 기적처럼 살아서 돌아오세요!' '괜찮아 우리 곧 보자, 힘들어도 조금만 참아'라는 등의 내용이 게시판에 빼곡히 나붙었다.

단원고 앞에 있는 명성교회도 교인이었던 실종 학생 5명의 기적적인 생환을 바라며 교회 앞에 '기적이 일어나기를...요나처럼 살아오기를...'이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실종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명성교회는 사고 발생(16일) 이후부터 매일 오후 8시 세월호 피해자들을 위한 기도회를 열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5시 학생들이 다녔던 안산동산교회에서는 안산시기독교연합회 주최 '2014 안산지역교회 부활절연합예배'가 열려 교인 3000여 명이 부활의 축복이 반드시 실종자들에게도 일어나길 눈물로 기도했다.

연합회 집계 결과 안산에서는 23개 교회에서 교인 53명이 실종되고 1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안산요셉성당 등 성당도 부활절 미사에서 기적이 어둠과 싸우는 단원고 학생들을 구원해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한 중학생은 부활절 달걀에 세월호 피해자들을 생각하며 '생존자들은 절대 죄책감 가지지 마시고 실종자 분들은 제발 살아있어주세요'라고 적어넣기도 했다.

사고 닷새째를 맞는 이날 오후 1시 현재 세월호 사망자는 52명, 실종자는 250명이다. 174명이 구조됐으나 단원고 교감 강모씨는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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