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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앨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첫 회의 때 양적완화 완료 후 6개월에 금리를 인상하기로 한 기존 입장에서 후퇴했다. 초저금리가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글로벌 유동성 충격 우려는 불식됐다.

옐런 의장은 31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후원으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그는 기조연설을 통해 "고용 시장의 부진은 실업과 싸우기 위해 중앙은행(연준)의 전례 없는 긴급 지원 조치가 상당 기간 필요하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리세션(경기후퇴)의 상처가 아직 남아 있고 연준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를 앞두고 미리 배포한 모두 연설문에서도 앨런 의장은 노동시장 회복은 갈 길이 멀다고 강조하며, 벤 버냉키 전 의장이 제시해놓은 초저금리 기조 등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테이퍼링 속도(양적완화 축소)에 관한 최근 조치가 완전 고용을 감소시키는 것은 아님을 언급하며 지표에 따라 테이퍼링 속도가 조절될 것임을 밝혔다. 앨런 의장에 따르면 연준은 실업률이 6.5% 아래로 떨어지는 시점을 훨씬 지나서까지 제로금리 즉 초저금리를 유지한다. 완전고용의 의무를 강조한 연준의 긴급 조치가 상당 기간 필요하다는 점을 덧붙였다. 연준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친 직후인 2008년 12월부터 기준금리를 제로(0%)에 가까운 0∼0.25%를 유지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연준은 회복세를 바탕으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현재 진행 중이다.

옐런 의장의 이날 언급은 구체적인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으나 고용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밝힘으로써 '상당 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연준이 연내 양적완화 조치를 종료하더라도 단기 기준금리를 당분간 사상 최저치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앨런이 '선제적 안내'를 공식화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는 연준이 앞으로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의 근거로서 실업률만을 고려하는 기존 입장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프리 래커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지난 4일 "연준은 (기준금리 동향을 미리 알려주는) '선제적 안내'를 재공식화해야 하며, 일부 질적인 방식으로 이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이 1여년 전에 '선제적 안내'를 발표했을 때에는 시장에서는 연준이 최소 2015년 중순까지는 현재 '제로(0)'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뜻을 전한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에게 있어서 취업자수는 변덕스런 모습을 보여도 실업률은 6.6%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금리인상에 대한 '선제적 안내' 변경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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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준비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