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드려진 '위키워십'의 모습. ⓒAmanda Greene/WilmingtonFAVS.

위키피디아(Wikipedia)는 누구나 자유롭게 내용을 작성할 수 있는 사용자 참여형 온라인 백과사전이다. 이런 위키피디아의 개념을 한 미국 교회가 예배에 도입했다. 이른바 '위키워십(Wikiworship)'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윌밍턴의 연합감리교회 목회자인 필립 크리스트(Philip Chryst) 목사는 매주 지역 교인들을 대상으로 '위키워십'을 인도하고 있다.

이 '위키워십'의 핵심은 예배 전에 교인들이 설교를 통해 듣고 싶은 메시지나 해결받기 원하는 질문들을 크리스트 목사에게 이메일이나 해당 사이트를 통해서 전달하면, 예배 때 이러한 주제들에 대한 응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트 목사는 듀크신학교(Duke Divinity School)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 그는 '위키워십'의 아이디어를 채플 시간을 통해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날 설교에서 우리에게 한 가지 질문이 던져졌다. '오늘날 교회는 아무도 묻고 싶어하지 않는 문제에 대해 답하고 있지는 않을까'라는 것이었다. 이 때부터 사람들이 하나님, 인생, 교회에 관해 무엇을 알고 싶어하는지 생각하게 됐고 우리는 사람들에게서 질문을 받으러 모든 곳을 다녔다. 그리고 이들을 교회에 초대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들려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트 목사는 동네, 학교, 식당, 공원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가서 질문을 들었다. 이 가운데 그는 '위키피디아'에서 영감을 얻어 온라인상에서 더 많은 사람들의 질문을 받을 수 있는 '위키워십'을 고안하게 됐다.

그는 "위키워십은 위키피디아의 방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위키피디아에서는 누구든 내용을 편집할 수 있다. 예배에서도 우리가 다루게 될 내용을 사람들이 편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위키워십'은 설교 주제를 교인들과의 소통을 통해 정한다는 것 외에는 기존의 전통적 예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위키워십'은 "강단에서 설교를 전하는 한 사람의 목소리만 들리는 예배가 아니라 모든 교인 각자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예배"임을 강조했다.

이러한 예배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뜨겁다. 지난 9일 윌밍턴의 한 바에서 처음으로 드려진 이 예배는 '대성공'이었다고 크리스트 목사는 말했다.

그는 "우리에 대해서 들어보지 못했을 수많은 사람들이 와서 편안한 분위기 가운데서 예배에 참석했고, 주위에서도 이 예배를 지지하며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자처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트 목사의 지도교수인 스티븐 건터(Stephen Gunter) 박사 역시 '위키워십'의 지지자 중 한 명이다. 그는 30년 이상 교회 역사를 연구해 왔고 현재는 복음전도와 선교신학을 가르치고 있다.

건터 박사는 "교회는 새로운 사람들에게 다가갈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지 않으면 머지않아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며, "그 새로운 방식이란 다양할 수 있고, '위키워십'은 그 중 하나다. 그 아이디어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건터 박사는 이 같은 방식의 예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목회적 역량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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