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3월 12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뉴욕에 위치한 명문사학 컬럼비아대학교 로스쿨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문제'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조 장관은 강연에서 미국 젊은이들이 과거 2차 대전 당시 벌어졌던 여성인권에 대한 전례 없던 유린상을 제대로 인식하고 다시는 인류 역사상 유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강연은 미국의 젊은 지성들이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보편적 인권문제이며, 국제사회가 모두 공감을 갖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임을 인식하게 하려는 취지로 컬럼비아 로스쿨 한국법연구소의 주선을 통해 이뤄졌다.

컬럼비아대 워렌홀을 가득 메운 학생들은 조 장관의 강연 내용을 시종일관 진지한 자세로 경청했다. 또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관심을 갖고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조 장관은 故정서운 할머니의 생전 육성증언이 고스란히 담긴 애니메이션 '소녀이야기'를 상영하는 것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이어 1991년 故김학순 할머니가 처음 공개적으로 일본 정부에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며 이 문제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이래 그동안 어떤 일과 논의들이 있었는지 연도순으로 설명하며 학생들의 객관적인 이해를 이끌었다.

또한 올 초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위안부 문제를 주제로 한 한국만화기획전이 성황리에 개최된 사실과 출품됐던 작품들을 소개했다. 더불어 축제조직위의 니콜라 피네 아시아담당 디렉터의 "알려지지 않은 것을 알리는 것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다. 사실을 왜곡해 알리는 것이 정치적이다"는 말을 전하며 이 문제를 세계시민들에 알리는 데 큰 힘과 용기를 얻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관계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현재 분쟁 지역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이라는 의미에서, 세계시민들이 보다 관심을 갖고 마음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강연장을 가득 메운 70여 명의 학생들은 '소녀이야기'를 보며 눈시울을 붉혔고, 피해할머니들의 당시 처참한 피해상과 이후 계속되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언급되는 부분에서는 안타까움의 탄식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질문세례를 쏟으며 이 문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한 참석자는 "시리아 내전으로 만여 명의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고 심각한 인권유린에 시달리는 상황과 오버랩된다"면서 "위안부문제를 포함한 아동·성폭력문제 전반에 대한 논의와 성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국법연구소 조셉 하트 교수는 "위안부 문제 관련한 연구조사를 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연회 이후 조 장관은 뉴욕대(NYU) 한인학생회와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주제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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