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의 3일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통합후보 선출 경선에서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승리를 거머쥐자 정치권은 다시 한번 `안풍'(安風ㆍ안철수 바람)의 위력에 주목했다.

사실상 안풍이 지지율 5%의 박 후보를 야권의 통합후보 자리에까지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안풍의 향배가 본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더 나아가 내년 총선과 대선 판도까지 뒤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각 정당은 박 후보를 범야권 단일후보로 올려놓은 안풍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40∼50%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달리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달 6일 박 후보로의 단일화를 선언할 때만 해도 안풍의 위력 지속 여부에 대한 찬반양론이 팽팽했다.

그러나 단일화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 박 후보의 지지율은 5%에 20%까지 뛰어올랐고, 그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도 40%의 지지율을 기록, 나 후보에 7∼18% 포인트 앞서며 줄곧 우위를 유지해 왔다.

야권내 경쟁자였던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이날 조직력을 앞세워 막판 뒤집기를 시도했으나 안풍을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치권에선 안풍이 과연 본선 무대에서도 계속 유지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로선 전망이 엇갈리긴 하지만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안풍이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염증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한 만큼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 야권 통합후보 경선 과정에서 대기업 후원금 등을 둘러싸고 야권내 경쟁자인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여권이 집요하게 검증공세를 폈으나 대세를 흔들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박 후보가 본선 승부에서도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관심은 안풍이 이번 선거를 넘어 내년 총선과 대선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에 쏠려 있다.

당장 안풍을 업은 박 후보가 본선에서 승리할 경우 지난달 초 `안철수 돌풍'을 일으키며 일약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지면서 그의 대권가도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안 원장이 여전히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지만, 때가 되면 대선에 나올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안 원장은 추석 직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앞지르며 단번에 지지율 1위에 오른 뒤 추석 이후 다소 주춤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최근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박 후보의 본선 승리는 안 원장을 중심으로 한 제3세력, 즉 제3정당이 출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총선을 전후로 `정당'이라는 정치적 지향점과 실체가 뚜렷한 조직으로 발전할지 예단하긴 이르지만, 진보ㆍ보수 이분법으로 나뉜 정치 구도를 깨려는 제3 정치세력화 시도가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박 후보의 민주당 입당이 아닌 `무소속 완주'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결국 안풍의 힘으로, 안풍이 유지되면서 박원순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안풍의 영향력은 본선에서도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안철수 개인의 지지도도 동반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박 후보가 본선에서 무소속으로 이기면 안 원장의 의사와 관계없이 제3의 정당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또 안 원장 주변에서 제3의 정당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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