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훈 대표회장이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채경도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이 최근 구체적인 통합 제안을 밝힌 것에 대해, 한국교회연합(한교연) 한영훈 대표회장은 "먼저 한교연 회원 35개 교단과 10개 단체의 뜻을 물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대표회장은 작심한 듯, 그동안 한기총에 대해 쌓여 있던 격정((激情)을 쏟아냈다. 기자회견은 한교연의 긴급 연락으로 '3·1절 기념대회 및 나라사랑 기도회' 후 진행됐다.

먼저 한 대표회장은 한기총이 제시한 '한교연과 통합을 위한 9인 위원회'에 관해 "저는 '제왕적' 대표회장이 아니다. 한교연의 34개 교단과 10개 단체 회원들에게 그 뜻을 묻고 이에 따를 것"이라며 "(9인 위원회가) 그럴듯하지만, 진정성이 있는지 없는지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 대표회장은 사견이라며 "위원회에 9인 위원… 9명이나 필요할까. (한교연도) 9명이 나가면 18명이다. 18명이 모여서 논의할 수 있겠느냐. 세월만 갈 수 있다"면서 "제 생각에는 적어도 양쪽 대표회장이 의장으로 참여해야 바로바로 해결되지 않겠느냐. 멋있게 하자.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솔직히 (지금까지 한교연을) 쿠데타 단체로 보지 않았냐"라고 했다.

또 한 대표회장은 "한기총이 '9인 위원회'을 만들어 제안하고 한교연이 응답하지 않으면, 여론 재판으로 몰고 가려는 것이 아니냐. 지금까지 (한기총의) 행보로 봐서…"라고 한기총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그렇지만 한 대표회장은 "(통합을) 안 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고 밝히면서, "(하지만) '업무방해죄'며 '공개 사과하라' 등, 재판하려고 고소·고발을 한다. 생각해보라. 그렇게 해놓고 통합하자고 하니…. 일간지에 공개 질의서를 내며 비난하고 '한영훈 씨'라며 목사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이런 일이 있고 며칠 지나지 않아 '통합하자'고 제안하면, 어떻게 이해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인격을 무시하고 존중하지 않는데, (대화할 단체의) 대표 아닌가. 뒤에서는 할 것 다하고, 앞에서만 '여론몰이' 하려고 하면 안 된다.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해야 하지 않겠는가. 진정성을 보이려면 고소를 취하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한영훈 대표회장이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이동윤 기자

이와 함께 한 대표회장은 역시 사견이라며 "(홍재철 대표회장과) 1대1로 대화를 할 수 있다. 단독으로 만나자고 하면 만날 수 있다. 양자 대화가 이뤄져야 하지 않겠는가. 한국교회를 위해 내려놓고 하나 되자고 하면 얼마나 멋있겠느냐"면서 "그런데 그게 아니므로 신뢰가 되지 않는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어 "최근 제4의 단체 이야기까지 나오기도 했지만, 한국교회는 이를 원하지는 않는 것 같다. (한국교회는) 결국 진보와 보수가 연합해 힘 있는 연합기구가 나오길 바라고 있다"며 "교단장협의회나 제3의 기구가 중재하는 일도 교단장 임기가 1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지속해서 힘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더라"고 의견을 밝혔다.

더불어 "오는 6일 대토론회를 열고, 오는 17~18일 워크숍을 연다. (통합 문제에 대해) 회원들의 의견을 묻겠다. 대표회장이 된 것도 한국교회를 위해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합리적인 방안이 나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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