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AP/뉴시스】 중국 국방부는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중국이 최근 선포한 방공식별구역을 사전 통보 없이 비행한 데 대해 중국군이 해당 항공기의 비행 전 과정을 감시했다며 미국에 경고를 보냈다.

27일 겅옌성(耿雁生)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 항공기는 26일 오전 11시∼오후 1시22분 사이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동쪽부분 경계선에서 남북 방향으로 왕복비행을 했으며 비행 지점은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센카쿠·尖閣열도) 동쪽으로 약 200㎞ 떨어진 지점"이라고 구체적인 시간과 위치를 밝히면서 "우리는 (미국 전략폭격기의) 전 과정을 감시했고 즉각 식별했다"고 밝혔다.

겅 대변인은 "강조할 필요가 있는 것은 중국은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항공기 식별규정 공고'에 따라 앞으로 관련 구역 내에 있는 모든 항공기의 활동을 식별할 것"이라며 "중국은 관련 공역에 대해 유효 통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B-52 폭격기 두 대는 중국에 사전 통보 없이 지난 25일 오후 7시(워싱턴 시간)께 괌에서 이륙해 동중국해 상공을 비무장 상태로 비행했고, 사후 미 국방부는 이는 오래 전에 계획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미국이 중국이 지역에 제정한 '새로운 규칙'인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이 가운데 이번 사태가 미·중 간 신경전을 고조시켜 지난 2001년 4월 1일 미·중 군용기 충돌 및 외교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 사건은 당시 일본 오키나와 기지에서 이륙한 미국 해군의 EP-3 정찰기가 하이난(海南)도 남동쪽 공해상에 접어들자 중국군은 F8 전투기 2대를 출격시켰다. 중국 전투기들은 미 정찰기를 향해 "중국 영공을 벗어나지 않으면 격추하겠다"고 경고했다.

그 와중에 미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가 충돌해 중국기 1대가 추락해 중국 해군 전투기 조종사 왕웨이(王偉)가 숨졌고, 기체가 부서진 미 정찰기도 긴급 구조신호를 보낸 뒤 하이난섬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미 정찰기 승무원 24명은 무사했지만, 이후 중국이 미 승무원을 10일 간 억류하면서 양국이 한동안 외교전을 벌이는 사건으로 현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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