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장로교단 총회가 14일과 15일에 일제히 개회된다. 예장 합동과 백석은 14일에, 통합과 고신, 합신, 기장은 15일부터 3일 또는 4일간의 회무 일정이 예정돼 있다. 매년 9월에 개회하는 장로교단 총회는 차기 리더십을 세우는 임원선거와 함께 교단의 현안 논의와 정책 방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교단마다 직면한 교세 감소를 극복하고 미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
주요 교단이 올 총회에서 다룰 현안을 살펴보면 목회자 윤리강령, 신학 정체성 재확인과 같은 본질적인 과제에서부터 여성 사역자 지위 제도화, 목회자 정년연장, 신학교 구조개선, 인공지능(AI) 활용에 대한 신학적·윤리적 기준마련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런 중요한 현안을 숙의하고 제도화하는 데 3,4일간의 회무 일정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주요 교단의 총회 회무 일정은 5일에서 길게는 6일까지 잡혀있었다. 하지만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1~2일로 단축했다가 회복이 된 후엔 3~4일로 줄여서 운영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주요 교단들이 팬데믹 이후에도 비교적 회무 일정을 단축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중 가장 큰 비중이 총회 운영의 효율성에 두고 있다. 과거에는 총회 현장에서 모든 보고와 안건을 일일이 다루었지만, 지금은 사전 자료 배포와 전산화 등을 통해 미리 검토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돼 시간과 절차가 대폭 간소화됐다.
이런 변화는 코로나19 때 경험했던 '짧은 총회'가 총회의 새로운 운영 방식으로 뿌리내린 데서 기안한다. 처음엔 방역과 감염 예방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실제로 운영해 보니 교단 지도자들의 시간과 재정 비용을 줄이는 효율화를 기할 수 있게 된 거다.
하지만 짧은 총회가 주는 장점 못지않게 문제점도 지적된다. 가장 큰 문제는 수많은 헌의안과 보고들을 숙의하고 처리하기에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거다. 특히 교단의 신학과 헌법, 목회자의 정년, 여성 사역, 교회와 정치의 관계 등 주요 현안과 민감한 정책 과제들이 충분한 토론없이 한해 또 한해 뒤로 미뤄지는 일이 예삿일이 되고 있는 점은 반드시 재고할 문제다.
모든 교단이 총회 일정을 단축해 얻는 이득이 정작 중요한 의결 과정을 침해한다면 이를 효율적이라 할 순 없을 것이다. 따라서 총회 일정을 길게 하느냐, 짧게 하느냐 하는 단순한 시간 계산법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무엇이 진정한 효율화인지를 따져보고 지금의 절차와 시간 배분방식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임원선거와 단순 행정보고를 시스템화하는 방안이다.
각 교단의 총회 일정 단축은 코로나19라는 비상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으나 점차 일종의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다만 시간에 쫓겨 숙의를 못 하는 일이 없어야 정상적으로 뿌리내리게 될 것이다. 짧지만 알찬 수확을 거두는 효율적 총회를 지향한다면 구태의연한 회의방식에 대한 고민과 함께 반드시 개선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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