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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마무리 손승락(31)이 전문 구원투수로서는 19년만에 투수 골든글러브 수상에 도전한다. 선발투수 중 독주를 달리는 선수가 없기에 어느 해보다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손승락은 19일까지 52경기에 등판해 2승2패 43세이브 평균자책점 2.24를 기록하며 구원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 부문 2위인 봉중근(31·LG 트윈스)의 36세이브와 비교하면 7개나 많아 사실상 구원왕을 예약한 상태다.

프로야구에서 구원투수가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은 것은 1993년 KIA 선동열 감독(당시 해태 타이거즈), 1994년 두산 정명원 코치(당시 태평양 돌핀스), 1996년 구대성(당시 한화 이글스), 2001년 신윤호(당시 LG) 등 4차례에 불과하다.

명확하게 따지면 정 코치를 제외한 3명은 120이닝을 훌쩍 넘게 던지며 승수도 많이 쌓은 '전천후 마무리'에 가까웠다. 2001년 신윤호는 무려 144⅓이닝을 소화했다. 손승락은 전문 마무리투수로는 1994년 정 코치 이후 19년만에 골든글러브에 도전하는 셈이다.

손승락의 골든글러브 수상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골든글러브 수상 가능성이 높은 선발 투수 중 딱히 눈에 띄는 선수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NC 다이노스의 찰리 쉬렉(28)은 평균자책점 1위(2.39)를 달리고 있지만 11승5패로 승수에서는 평범하다. 27번의 등판 중 22차례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지만 아쉬운 팀 타선과 헐거운 중간계투진으로 인해 날린 승수가 많았다.

다승 부문에서는 배영수(32·삼성 라이온즈)와 쉐인 유먼(34·롯데 자이언츠)이 13승으로 공동 선두지만 남은 경기를 고려해 볼 때 15승 이상을 거두긴 쉽지 않다. 지난해 17승(6패)으로 다승왕과 함께 골든글러브 차지한 장원삼(30·삼성) 만큼의 임팩트가 없다.

손승락이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선 오승환(30·삼성)이 세운 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 세이브(47개)에 근접하는 게 중요하다. 19일 광주 KIA전에서 시즌 43세이브째를 기록한 손승락이 남은 11경기 동안 4개 이상의 세이브를 거둘 가능성도 적지 않다.

넥센이 사실상 창단 첫 가을야구 진출이 확정된 점도 호재다. 손승락이 포스트시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다면 시즌 종료 후 진행되는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더욱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XTM 이효봉(50) 해설위원은 "지금 선발 투수 쪽에서 외국인 투수 몇 명을 제외하고는 압도적인 성적을 내는 선수가 없기 때문에 손승락의 골든글러브 수상이 충분히 거론될 만 하다"고 밝혔다.

그는 "마무리 투수가 아무리 잘해도 선발 투수 가운데 18·19승을 수확한 선수가 나오면 수상이 어려운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 손승락에게 좋은 분위기가 마련된 셈이다"며 "특히 손승락이 오승환의 47세이브를 넘어선다면 프리미엄이 훨씬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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