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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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이집트 당국이 남수단 출신의 16세 기독교 소년을 별다른 혐의 없이 체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 인권단체와 현지 기독교 공동체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5월 1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가족과 교계 관계자들은 최근 이집트에서 남수단과 수단 출신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단속이 강화되는 가운데, 기독교인들 역시 무차별적으로 체포와 구금 대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남수단 출신 소년 마티옥 산티노 마티옥은 지난 4월 12일 부활절 예배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북부 카이로 지역 알 자이툰 경찰서에 처음 구금됐으며, 이후 다른 구금시설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 측은 신변 보호를 이유로 익명을 요청한 가운데 “마티옥은 아무런 범죄 혐의도 없이 체포됐다”며 “우리 가족은 2015년부터 합법적으로 이집트에 거주해왔지만 경찰은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마티옥은 지난 5월 2일 가족에게 연락해 자신이 다른 구금시설로 이송됐다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남수단·수단 기독교인 단속 확대 주장

가족과 기독교 인권 옹호 단체들은 최근 이집트 내에서 남수단과 수단 출신 기독교인들에 대한 단속이 확대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수백 명에 달하는 남수단·수단 출신 기독교인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장기간 구금돼 있으며, 상당수가 명확한 혐의조차 제시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특히 경찰이 체포 과정에서 여권과 체류 허가증을 압수한 뒤 이를 돌려주지 않음으로써 구금을 장기화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가족들은 경찰이 수감자 관련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마티옥의 가족은 “경찰에 여러 차례 문의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집트 경찰은 수감자 가족들과 협조하지 않고 있다”며 “마티옥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호소했다.

국제사회 “난민 아동 보호해야”…구금 조치 비판

국제사회는 난민 아동에 대한 보호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1951년 난민협약에 따르면 난민, 특히 아동은 존엄성과 권리를 침해하는 절차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며, 유엔아동권리협약 역시 아동 구금은 최후의 수단으로만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 또한 난민 아동은 가장 취약한 계층 가운데 하나인 만큼 보호와 지원의 대상이 되어야 하며, 장기 구금은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기독교 지도자들과 인권 관계자들은 이집트 당국이 최근 난민 문제와 치안 문제를 이유로 강경 대응 기조를 강화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기독교 난민과 이주민들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난민 보호 원칙이 실제 현장에서는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으며, 미성년자조차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구금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집트 기독교 공동체, 여전한 불안감

이집트는 오랜 기독교 역사를 가진 국가로 전체 인구의 약 10%가 기독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기독교인과 개종자들을 둘러싼 긴장과 차별 문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지 복음주의 지도자들에 따르면 이집트 정부는 이슬람에서 다른 종교로 개종하는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해왔으며, 교회 공동체를 감시하는 사례도 반복돼 왔다.

국제 기독교 지원단체 오픈도어(Open Doors)는 이집트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자국 기독교 공동체의 역사적 존재를 긍정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법 집행의 미비로 인해 기독교인들이 공격과 차별에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새로운 교회 건축에 대한 제한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종교 개종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과정도 매우 어렵다고 평가했다.

최근 난민과 이주민 단속이 강화되면서 현지 기독교 공동체 내부에서는 종교적 소수자에 대한 불안감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남수단과 수단 출신 기독교인들은 체류 문제와 종교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더욱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픈도어가 발표한 ‘2026 월드워치리스트’에 따르면 이집트는 기독교인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국가 순위에서 세계 4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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