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촉발된 글로벌 고유가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서민 경제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국민들의 유류비 및 생활 물가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주기 위해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국민을 대상으로 고유가 피해 지원금 2차 지급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식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고유가 피해 지원금 2차 지급 계획을 상세히 발표했다. 이번 2차 지원금은 오는 18일부터 신청 및 지급이 개시되며, 개인당 거주 지역의 특성에 따라 최소 10만 원에서 최대 25만 원까지 차등 지급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을 우선적으로 선별하여 1인당 45만 원에서 60만 원에 이르는 두터운 지원금을 1차로 지급한 바 있다. 이번 2차 지급은 그 밖의 일반 국민 중 경제적 충격에 노출되기 쉬운 중산층 이하 가구를 폭넓게 포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건보료 부과액 중심의 깐깐한 선별 기준
이번 2차 고유가 피해 지원금의 핵심적인 선별 기준은 국민건강보험료 부과액이다. 정부는 고액 자산가를 일차적으로 배제한 후 올해 3월에 부과된 가구별 본인 부담 건강보험료(장기요양보험료 제외) 합산액을 바탕으로 소득 하위 70%를 정밀하게 가려냈다.
직장 가입자의 경우 외벌이를 기준으로 1인 가구는 건보료 13만 원 이하, 4인 가구는 32만 원 이하일 때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이를 일반적인 연간 근로소득으로 대략 환산해보면 1인 가구는 약 4340만 원, 4인 가구는 약 1억 682만 원 선이다. 따라서 연 소득이 1억 원을 조금 웃도는 외벌이 4인 가구라 할지라도 인구감소 특별지역에 거주한다면 1인당 최고액인 25만 원씩 총 100만 원의 고유가 피해 지원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소득 환산액은 어디까지나 건보료를 역산한 대략적인 추정치일 뿐이므로 자신의 연봉이 해당 구간에 속한다고 해서 무조건 지원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확한 대상 여부는 반드시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통해 본인의 실제 건보료 부과 내역을 확인해야 한다.
맞벌이 부부 등 가구 내 소득원이 여러 명인 경우에는 특별한 배려가 적용된다. 합산 소득이 높아져 억울하게 지원 대상에서 탈락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가구원 수를 실제보다 1명 더 많은 것으로 간주하는 특례 조항이 마련됐다. 예를 들어 부부가 모두 직장에 다니는 4인 가구라면 4인 기준인 32만 원이 아니라 5인 기준인 건보료 39만 원 이하를 충족하면 고유가 피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부동산과 금융 자산 많은 고액 자산가는 제외
건보료 기준을 여유 있게 충족하더라도 보유하고 있는 재산이 일정 규모를 넘어서는 이른바 고액 자산가는 이번 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원천적으로 제외된다. 한정된 국가 재정을 꼭 필요한 곳에 집중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
구체적인 제외 기준은 가구원의 2025년도 재산세 과세표준 합계액이 12억 원을 초과하거나 2024년도 이자와 배당을 합친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 금액이 20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다. 재산세 과세표준 12억 원은 통상적으로 공시가격 약 26억 7000만 원 안팎의 주택 1채를 보유한 수준에 해당한다. 금융소득 2000만 원 역시 연 2%의 이자율을 가정했을 때 은행에 10억 원 이상의 거액 예금을 예치해야 거둘 수 있는 수익이다. 정부는 이러한 컷오프 기준을 적용할 경우 전체 가구의 약 93만 7000가구, 인원수로는 약 250만 명가량이 고유가 피해 지원금 수혜 명단에서 제외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2차 지급의 대상 범위가 과거 소비쿠폰 지급 당시의 90% 선별보다 다소 축소된 70%로 정해진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측은 최근의 고유가 사태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중산층 가구를 최대한 촘촘하게 지원하려 노력했다며 상대적으로 물가 상승에 유연하게 대응할 여력이 있는 고소득층 국민들의 양해를 구했다.
고유가 피해 지원금 2차 신청은 오는 18일부터 7월 3일까지 카드사 홈페이지나 전용 앱을 통한 온라인 신청과 주민센터 은행 영업점 방문을 통한 오프라인 신청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제도의 혼선을 막기 위해 신청 첫 주에는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른 요일제가 의무적으로 적용된다. 지급된 지원금은 연 매출 30억 원 이하의 지역 소상공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유류비 부담 완화라는 본래의 취지를 살려 주유소에서는 매출 규모와 상관없이 결제가 가능하다. 미사용 잔액은 오는 8월 31일 자정을 기해 일괄 소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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