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성과급 제도와 전사 공통재원 활용 방안을 둘러싼 복수노조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한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기존 교섭 안건 외 추가 요구안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중심의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은 성과급 격차 완화를 위한 안건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동행노조는 지난 10일 초기업노조 측에 ‘사후조정 진행에 따른 의견 반영 요청’ 공문을 보내 성과급 관련 요구안 반영을 공식 요청했다.
앞서 동행노조는 영업이익의 최소 1% 이상을 전사 공통재원으로 활용해 DX와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간 성과급 격차를 완화하자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TAI(목표달성장려금) 제도 개편과 샐러리캡 개선, 고정시간외수당 폐지 등 기존 공동교섭단에서 논의됐던 요구안 15건과 특별성과급 지급 문제 역시 사후조정 안건에 포함해달라고 요구했다.
삼성전자 성과급 문제는 최근 노조 내부에서 가장 민감한 현안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비반도체 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성과급 체계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복수노조 간 긴장감도 점차 높아지는 분위기다.
초기업노조 “새 안건 추가 어렵다”…동행노조 “실효성 부족” 반발
초기업노조는 동행노조 요구에 대해 기존 안건 유지 방침을 재확인했다. 초기업노조는 회신 공문에서 “3개 노조가 약 5개월 동안 공동 논의를 거쳐 확정한 안건에 새로운 사안을 추가하는 것은 사측에 불성실 교섭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사 차원의 이익 배분 구조와 성과급 재원 문제는 내년도 임금교섭 과정에서 다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특히 DX부문 노조 가입률이 50%를 넘길 경우 관련 안건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조건부 계획도 함께 언급했다.
하지만 동행노조는 이러한 설명이 실질적인 해결책으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동행노조 측은 “추진력을 가지고 검토하겠다는 표현만으로는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수치와 실행 계획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사 공통재원 필요성을 처음 제기했을 당시 ‘왜 끼어드느냐’는 반응과 함께 교섭 배제 발언까지 있었다”고 주장하며, 공동교섭 과정에서 충분한 정보 공유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삼성전자 복수노조 갈등은 단순한 임금 문제를 넘어 교섭권과 대표성 문제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한 초기업노조가 실질적인 교섭권과 단체협약 체결권을 행사하는 가운데, 동행노조는 자신들의 요구가 교섭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앙노동위 사후조정 진행…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장기화 가능성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11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사후조정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지금 단계에서 기존 안건을 바꾸거나 새로운 요구안을 추가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불성실 교섭이라는 논란을 만들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법적 지위를 인정받은 만큼 내년 교섭에서는 해당 부분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부터 이틀간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조정 절차를 진행한다.
이번 조정에서는 임금과 성과급 체계, 복리후생 등 주요 현안이 논의될 예정이지만, 복수노조 간 입장차가 계속되고 있어 향후 협상 과정에서도 진통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초기업노조는 과반노조 자격으로 교섭권과 단체협약 체결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공동교섭단에서 이탈한 동행노조는 별도의 개별교섭권을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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