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아짐 아브라힘 박사의 기고글인 '잊혀진 전쟁 속, 잊혀진 신앙인들을 기억하며'(How an 84-year-old Catholic priest's death marks the end of India's secularism)를 4월 23일(현지시각) 게재했다.
아짐 이브라힘(Azeem Ibrahim) 박사는 뉴라인스 전략정책연구소(New Lines Institute for Strategy and Policy)의 최고전략책임자(Chief Strategy Officer)이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지난주, 수단 내전이 발발한 지 3년을 맞으며 잠시 국제사회의 관심이 다시 모였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냉혹하다.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란의 핵 문제와 이를 둘러싼 갈등이 국제 뉴스의 중심을 차지하는 사이, 수단은 점점 시야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너무 복잡하고, 너무 멀고, 너무 ‘아프리카적인’ 위기라는 이유로 서구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수단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분쟁 지역 중 하나다. 1,100만 명 이상이 삶의 터전을 떠났고, 그중 400만 명은 어린이다. 유엔은 전체 인구 약 4,900만 명 중 3분의 2가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약 400만 명의 어린이가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고 경고한다. 사망자 수는 수만 명에서 15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지만, 실제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이 분쟁은 2023년 4월, 수단군과 준군사 조직인 신속지원군 간 권력 다툼에서 시작됐다. 신속지원군은 과거 Wagner Group 과 연관이 있으며, 리비아와 아랍에미리트의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오랜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축출 이후 민주화 과정에서 생긴 권력 공백 속에서 시작된 이 갈등은, 이제는 집단 학살과 민족·종교 갈등, 국가 기능 붕괴로 이어지는 전면전으로 확산됐다.
2년 전, Open Doors 의 분석가 일리아 자디는 현장을 방문한 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강한 감정이 있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그 말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는 “수단은 세계 최대 규모의 난민 발생과 최악의 기아 위기를 겪고 있지만, 그에 걸맞은 관심과 대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표적이 된 기독교인들
이처럼 외면받는 위기 속에서 약 200만 명의 수단 기독교인들은 더욱 심각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 수단은 2026년 ‘세계 기독교 박해 지수’에서 네 번째로 위험한 국가로 평가되었으며, 전쟁은 그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전쟁 발발 이후 150개 이상의 교회가 파괴되거나 훼손되었으며, 일부는 전투 중 피해였지만 일부는 의도적으로 공격을 받았다. 폭력을 피해 도망친 기독교인들은 피난지에서도 차별을 경험하고, 구호 물자 분배에서도 배제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수단 복음주의 연맹 사무총장 라팟 사미르는 전쟁 초기에 수도 하르툼을 탈출했다. 그의 집 창밖에서는 대공포가 울렸고, 거리에는 시신들이 모래로 덮인 채 방치되어 있었다. 그는 불과 2km를 이동하는 데 500달러를 지불해야 했으며, 앞서가던 버스는 무장세력에 의해 멈춰 세워져 승객들이 살해되고 약탈당하는 참극을 겪었다.
이 위협은 전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교회 지도자들은 과거 이슬람주의 세력이 혼란을 틈타 권력을 되찾고, 개종을 사형에 처하던 엄격한 샤리아 법을 다시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성경을 읽었다는 이유로 가족에게서 쫓겨난 18세의 아모나 카키와 같은 젊은 신자들에게 이러한 위험은 매우 현실적이다. 그녀는 현재 많은 기독교인들과 마찬가지로 난민 캠프 밖에서 스스로 생존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난민 캠프에서도 계속되는 박해
이들에게 탈출은 안전을 의미하지 않는다. 단지 박해의 형태가 바뀔 뿐이다.
남수단 주바 외곽의 난민 정착지에서, 전쟁을 피해 기독교 다수 국가로 탈출한 한 31세 남성은 망명 중 기독교를 접하고 개종했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곧 알려졌고, 다르푸르에 있는 가족들은 그를 절연하며 배교자로 규정하고 죽음까지 정당화했다.
현재 그는 교회 건물 안에 숨어 지내며 자유롭게 이동하지 못한 채, 취약한 공동체의 보호에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폭력을 강요하던 사회적·종교적 구조가 국경을 넘어 난민 사회 안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이다. 국가 권력이 부재한 상황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압력이 더 강해질 수 있다.
난민 캠프는 본래 보호를 위한 공간이지만, 현실에서는 신앙이 감시되고, 다른 믿음을 선택하는 것이 도발로 여겨지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특히 기독교로 개종한 이들에게는 전쟁과 피난 사이에 뚜렷한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끝나지 않는 전쟁과 희망의 과제
수단의 상황은 현대 분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국가 붕괴 속에 박해가 내재될 때, 그것은 별도의 인도적 문제로 인식되지 않고 전쟁의 소음 속에 묻혀버린다.
이는 미얀마를 탈출해 방글라데시 난민 캠프에 머무는 로힝야 무슬림 사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충분한 보호 조치가 없다면 박해는 국경을 넘어 계속된다.
현재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압력과 통합된 외교적 대응이 없다면, 수단 내전이 조속히 종식될 가능성은 낮다. 현실적으로는 국가 분열이 고착화되거나, 소모적인 장기전이 이어지면서 민간인의 피해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수단의 전쟁은 단지 잊혀진 분쟁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외면하는지를 드러내는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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