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각) 미국으로 압송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직접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역할이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베네수엘라 정국이 급변하는 가운데 루비오 국무장관이 향후 베네수엘라의 정치·경제 질서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수준으로 평가받는 베네수엘라 석유 매장량을 둘러싼 접근권 문제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새 국가안보전략을 통해 이른바 ‘돈로주의’ 노선을 공식화했다. 베네수엘라는 이 전략의 첫 시험대로 거론되며, 친(親)마두로 정치 세력의 잔존 문제와 자원 관리라는 복합적인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국가로 평가된다.
NYT “정권 수뇌부 제거, 관리 측면에선 단순화 요인”
6일 뉴욕타임즈(NYT)는 마두로 정권 수뇌부 제거 과정이 결과적으로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베네수엘라를 관리하는 데 있어 보다 단순한 환경을 조성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마두로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임시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미국이 베네수엘라 정국 전반을 통제하는 데에는 여전히 상당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고 외교 책임자인 루비오 국무장관이 베네수엘라 운영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떠안게 됐으며, 이는 그의 정치 경력 전반에서 가장 높은 위험 부담을 안기는 국면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석유 전면 접근권 확보와 잔존 세력 관리가 핵심 과제
루비오 국무장관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마두로 축출 이후 베네수엘라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여전히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마두로의 좌파 동맹 세력으로부터 베네수엘라 석유에 대한 미국의 전면 접근권을 확보하는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원유에 대한 전면적 접근 가능성을 여러 차례 언급해 왔다.
NYT는 플로리다주를 대표해 14년간 상원의원을 지낸 뒤 국무장관에 오른 루비오에게 이번 사안이 정치 인생 전체를 통틀어 가장 위험한 ‘외줄타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베네수엘라계 미국인 역사학자인 미겔 팅커 살라스는 “마두로의 측근들이 여전히 지배하는 기존 권력 구조를 통해 베네수엘라를 운영해야 한다는 점에서 루비오에게 이는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 인사 배제 논란, 미국 내 정치적 부담 확대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와 2024년 대선에서 사실상 승리한 것으로 평가받는 에드문도 곤살레스 등 주요 야권 인사들이 정치 과정에서 배제된 점도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 경제정책연구센터의 중남미 담당 연구원 프란체스카 에마누엘레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국내적으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플로리다 공화당 지지층과 베네수엘라계 미국인 출신 정치인들의 압박을 관리하는 것”이라며 “이들 상당수는 미군 주도의 정권 교체 이후 마차도와 곤살레스가 이끄는 야권 정부 수립을 기대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이들 야권 인사가 모두 정치 무대에서 배제된 상태라는 점에서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야권 부재’ 언급한 루비오…의회 내 우려도 제기
루비오 국무장관은 최근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마차도를 ‘환상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안타깝게도 현재 베네수엘라 내부에는 야권의 대다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차도는 지난해 배를 타고 비밀리에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곤살레스는 2024년 대선 이후 마두로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하자 스페인으로 망명했다.
공화당 지지층뿐 아니라 민주당 인사들의 시선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마크 워너 상원 의원은 “미국 국민이 석유 매장지를 목표로 한 또 하나의 국가 재건 프로젝트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지 의문”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반미 정서와 빈곤 문제, 베네수엘라 운영 성패 가를 변수
베네수엘라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반미 정서 역시 루비오 국무장관이 넘어야 할 주요 장애물로 지목된다. 베네수엘라는 이번 세기 내내 반미 성향의 정권이 집권해 왔으며, 미국이 베네수엘라 내 전면전이나 반군 진압 작전에 관여할 경우 미국 내 여론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천연자원을 약탈하고 국민을 빈곤 상태로 방치한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반미 정서가 중남미 전역으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대로 베네수엘라 관리가 안정적으로 이뤄질 경우 루비오 국무장관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강화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중남미 정책에 가장 정통한 인물로 평가받는 그는 쿠바 이민자의 아들로서 스페인어를 구사하며 마두로 축출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베네수엘라 정치 세력 관리와 석유 접근권 확보 여부는 향후 루비오 국무장관의 정치적 행보를 가를 최대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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