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조슈아 아놀드 작가의 기고글인 ‘마지막 인질들이 이스라엘로 돌아왔지만, 이제부터가 더 힘든 단계다’(Final hostages come home to Israel, but now comes the hard part)를 14일(현지시각) 게재했다.
조슈아 아놀드 작가는 워싱턴 스탠드의 선임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뉴스와 논평에 모두 기여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포로 교환이 마침내 이루어졌다. 하마스는 지난 7일 납치했던 마지막 20명의 생존 인질을 석방했고, 이로써 이스라엘은 ‘집단학살적 적(敵)’과 불균형한 협상을 지속해오며 겪었던 긴 갈등의 고리를 일단락지었다. 이 순간은 분명 이스라엘에게 크나큰 기쁨의 이유를 주지만,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길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환희의 순간과 상징적 시간
초막절(레위기 23:39) 마지막 날, 수천 명의 이스라엘 국민이 텔아비브의 ‘인질 광장(Hostage Square)’에 모여 귀환한 인질들을 맞이했다. 전국 각지의 공공장소에서도 수만 명이 이 장면을 함께 지켜보았다. 이 날짜는 유대력에서 특별한 상징성을 지닌다. 2년 전 바로 이날, 하마스가 심핫 토라(Simchat Torah) 즉 초막절의 여덟째 날에 대규모 테러 공격을 감행했기 때문이다.
인질들에게 이번 석방은 오랜 포로 생활 끝에 마치 유배에서 돌아온 듯한 감격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악의적인 굶주림, 신체적 폭행, 심리적 고문, 잔인한 모욕 속에서 버텨왔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외부와 단절된 채 산소가 부족한 지하 터널 속에서 지내야 했다. 마치 시편 기자의 말처럼 말이다.
“어떤 사람은 흑암과 죽음의 그늘에 앉아 고난과 쇠사슬에 매인 포로가 되었으나, 여호와께서 그들을 흑암과 죽음의 그늘에서 이끌어내시고, 그들의 결박을 끊으셨도다. 여호와의 인자하심을 인하여 감사하라. 그가 놋문을 깨뜨리시며 쇠빗장을 꺾으셨음이로다.” (시편 107:10, 14–16)
만약 이스라엘이 축하해야 할 날이 있다면, 마지막 인질들이 돌아온 오늘이 바로 그날일 것이다.
남겨진 과제: 아직 끝나지 않은 일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가 남아 있다. 이번 교환으로 하마스는 살아 있는 인질들 20명과 사망한 4명의 시신만 돌려보냈다. 그러나 가자 지구에는 여전히 20여 명 이상의 인질 사망자 시신이 남아 있다. 이스라엘군(IDF)은 “하마스는 합의에 따라 모든 시신을 반환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제는, 하마스 지도부조차 모든 시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국제 합동조사단이 72시간 안에 남은 시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데 협력할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은 또 다른 현실을 드러낸다. 하마스는 여전히 가자 지구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개 항 평화 계획’에 따르면, 하마스는 무기를 내려놓고 가자의 통치를 기술관료 정부에 이양해야 하며, 이를 통해 이스라엘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하마스는 여전히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트럼프의 ‘승리 선언’과 이스라엘의 딜레마
이제 이스라엘은 기로에 섰다. 한쪽 길은 트럼프와 아랍 지도자들이 강하게 압박하는 길이다. “전쟁을 끝내고 승리를 선언하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요일 예루살렘 의회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늘, 하늘은 고요하고 총성은 멎었으며, 사이렌은 멈췄습니다. 거룩한 땅 위에 평화의 태양이 떠오릅니다. 혼돈과 테러, 파괴의 세력이 무너지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영원한 평화가 이 땅과 중동에 임할 것입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은 승리했습니다!”라고 선언했다.
“이제 전장의 승리를 중동 전체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궁극의 상으로 바꿀 때입니다.” 이 발언은 단순한 수사적 표현이 아니었다.
트럼프는 다음 날 예루살렘에서 이집트로 이동, 20개국 아랍·이슬람 지도자들과 가자의 미래를 논의했다. 그는 실제로 “전쟁이 끝났다”고 믿거나, 그렇게 믿기를 원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네타냐후 총리는 원래 참석 예정이던 그 회의에 나타나지 않았다.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스라엘 비행기가 착륙하면 보이콧하겠다”고 위협하며 공항 상공을 맴도는 바람에, 회의장은 긴장감에 휩싸였다. 네타냐후 측은 불참 이유를 “유대 명절 때문”이라 밝혔지만, 외교적 신호는 분명했다.
하마스는 아직 살아 있다
하지만 문제는, 트럼프가 너무 일찍 ‘승리’를 선언한 것 아닌가 하는 점이다. 하마스는 여전히 가자에서 활동 중이다. 이번 인질 교환에서 하마스는 20명의 인질을 돌려주는 대가로 1,900명의 수감자 석방을 얻어냈다. 그중 250명은 살인과 테러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강경 테러범이었으며, 나머지 대부분도 10월 7일 이후 체포된 인물들이었다. 결국 하마스는 전투 인력을 다시 확보하게 된 셈이다.
휴전이 이루어진 직후, 가자 시내에서는 무장한 하마스 대원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일부는 반(反)하마스 부족 민병대와 충돌했다. 주말 동안 하마스는 알 도그무시(Al Doghmush) 가문이 통제하던 지역을 급습해, 도그무시 측 52명, 하마스 측 12명이 사망하는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일부는 “휴전이 하마스의 공격을 막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휴전 파기’ 전력(戰歷)을 잊지 않는다.
하마스는 2003년, 2007년, 2008년, 2014년(9차례), 그리고 2023년 10월 7일에도 휴전을 깨뜨렸다. 하마스는 기회만 생기면 언제든 다시 공격한다. 또한 하마스는 단순히 신뢰할 수 없다는 차원을 넘어, 유대인 절멸(Genocide)을 목표로 한 잔혹한 테러 조직이라는 점에서 악하다.
이스라엘은 최근 하마스의 본질을 다시 일깨우기 위해, 2023년 8월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작성한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그 문서에는 10월 7일 학살을 준비하며 민간인 공격을 지시하고, 공포심을 조성하기 위해 그 장면을 촬영하라고 명시돼 있었다.
네타냐후의 선택과 다가오는 시험
이 같은 이유로, 네타냐후는 트럼프의 기대와는 다른 길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최근 성명에서 이렇게 말했다. “작전은 끝나지 않았다. 우리 앞에는 여전히 매우 중대한 안보 도전이 남아 있다.”
이 말은 명백히, 이스라엘이 전투를 계속할 것임을 암시한다. 물론 이 결정은 정치적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전쟁을 이어간다면, 트럼프의 분노를 사고 미국의 지지를 잃게 될까? 혹은 공개적 불화 뒤에 여전히 전략적 협력을 지속할 수 있을까? 또는 네타냐후가 하마스의 휴전 위반 증거를 충분히 모아 트럼프를 다시 이스라엘 편으로 설득할 수 있을까?
그리고 또 하나의 변수는 아랍권의 향방이다. 이제 가자 안보의 책임을 맡은 아랍 국가들은 과연 하마스를 축출할까? 아니면 그 일을 이스라엘에 떠넘길까? 혹은 예전처럼, 하마스를 이스라엘을 괴롭히는 불가피한 존재로 묵인할까?
이제 시작되는 ‘진짜 어려움’
결국 문제의 핵심은 트럼프의 ‘가자 평화 20항 계획’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느냐, 그리고 그 계획이 하마스를 권좌에서 몰아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협정은 체결되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어려운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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