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라디오 오창수 선교사
오창수 선교사가 진행자와 전화 인터뷰를 하는 모습. ©YTN 라디오 유튜브 캡쳐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한인 교민회를 이끌며 납치 피해자 구조 활동을 해온 오창수 선교사(시아누크빌 교민회장)가 최근 급증하는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 및 강제노역 실태를 고발했다. 오 선교사는 2020년부터 캄보디아에서 납치된 한국인들을 구출해 왔고, 올해는 한국인 50여 명을 구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선교사는 13일 YTN 라디오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시아누크빌이 중국 자본과 범죄조직에 잠식되면서 한인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며 “캄보디아에 대한 경각심이 절실하다”고 경고했다.

오창수 선교사는 “시아누크빌은 원래 아름다운 바다와 휴양지로 유명한 도시였으나,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으로 지정된 이후 급속히 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자본이 들어와 카지노와 신도시를 개발하면서 이제는 ‘중국 사람들의 도시’로 완전히 바뀌었다”며 “카지노마다 중국 마피아 조직이 상주하고, 건물마다 10명에서 수십 명씩 범죄조직이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오 선교사는 “시아누크빌은 전 세계에서 카지노가 가장 많은 도시로, 약 200곳이 운영 중”이라며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를 합친 것보다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카지노 중심 개발은 범죄조직의 유입을 가속화했고, 지금은 동남아 여러 국가의 보이스피싱 조직이 한데 모인 ‘범죄 허브’로 변했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새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한국인 피해의 폭증이다. 오 선교사는 “과거에는 중국인 간 사기나 채무 문제로 인한 감금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2~3년 사이 한국인 피해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에는 공식 신고만 220건, 올해는 8월까지만 해도 330건이 넘는다”며 “저 개인적으로도 올해 구조한 피해자만 5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오 선교사는 “한국인들이 주로 ‘월 800만~1,000만 원 보장’ 등의 고액 알바 광고에 속아 입국한다”며 “하지만 캄보디아에서 그런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일자리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현지 평균 임금은 월 200~300달러(약 30~40만 원)에 불과하다”며 “그런데 한국 청년들에게 천만 원을 준다는 건 명백한 취업사기”라고 강조했다.

오 선교사는 “보이스피싱이나 온라인 리딩방, 로맨스 스캠 등 온라인 범죄의 대부분이 지금은 캄보디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베트남, 태국뿐 아니라 인도·방글라데시·파키스탄 출신까지 범죄 조직에 포진해 있다”며 “그 가운데 한국인이 끌려오는 이유는 한국인의 몸값이 가장 비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처음엔 2~3천 달러에 거래되지만, 이후 중국 조직에 넘길 때는 1만 달러(약 1,400만 원) 이상으로 거래됩니다. 심지어 1만 5천 달러까지 오르기도 합니다. 한국인은 수익성이 높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내 한국 대사관에는 경찰 영사가 단 세 명뿐이다. 오 선교사는 “작년까지만 해도 한 명이었는데, 그 한 분이 1년 동안 300명 이상을 직접 구조했다”고 전했다.

“그분이 ‘발로 뛰는 영사상’까지 받을 만큼 헌신했지만, 한계가 명확합니다. 피해가 너무 많아 감당이 안 됩니다. 이제는 한국 정부가 캄보디아 경찰청 내에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해 합동 수사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그는 “현재 시아누크빌에는 한국 경찰이 상주하지 않는다”며 “현지 경찰과의 협조는 있으나, 우리나라처럼 체계적이고 신속한 대응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오 선교사는 자신이 직접 구조 활동 중 겪은 실패 사례도 소개했다. “연락이 끊긴 피해자들이 있습니다. 탈출 시도가 발각되면 더 깊은 곳으로 끌려갑니다. 두 달 전에도 한 청년을 구조하려다 실패했는데, 그 뒤로 연락이 두절됐습니다.”

그는 “며칠 전 피해자의 여동생에게 전화가 와서 ‘1,500만 원을 주면 오빠를 내주겠다’는 협박을 받았다”며 “돈을 주면 더 위험해진다며 절대 송금하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인 20대 청년이 캄보디아 깜폿주 보코산 일대에서 사망한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 선교사는 “보코산은 고도 1,000m가 넘는 산으로, 중국 흑사회 조직이 그 위에 성채처럼 기지를 세워 인신감금과 불법 노동을 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곳은 ‘빠삐용’이라도 탈출이 불가능할 만큼 접근이 어려운 지역”이라며 “그런 곳에서 한국 청년이 폭행당해 사망했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그곳에는 여전히 구조를 기다리는 한국 피해자들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에서 오 선교사는 “제가 유튜브나 기사 댓글에 늘 쓰는 말이 있다. ‘제발 오지 말아라’”라며 절절히 호소했다.

“여기 캄보디아에선 천만 원은커녕 천 달러도 벌 수 있는 일자리가 거의 없습니다. 한국 청년들이 허위 채용공고에 속아 들어왔다가 갇히고, 고문당하고, 매일 폭행을 당하면서 불법 노동을 합니다. 구출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오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한국인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좋지만, 이번 사태는 중국 범죄조직이 주도한 일이지 현지인들과의 갈등이 아니다”라며 “정부와 교민사회, 언론이 협력해 이 비극을 더 이상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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