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이라크 출신의 한 기독교인이 프랑스 리옹에서 자신의 신앙을 틱톡으로 생중계하던 중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고 1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희생자는 아슈르 사르나야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아시리아 기독교인이었다.
CDI는 해당 사건이 지난 10일 오후 10시 30분 전 리옹 9구 세르장 미셸 베르테 거리의 자택 앞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범인은 사르나야를 기다리고 있다가 그의 목을 찔렀다. 현지 언론 르 프로그레(Le Progrès)는 범인이 경동맥을 절단한 뒤 도주했다고 전했으며,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사르나야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끝내 소생하지 못했다.
르 프로그레는 또 현장 영상을 인용해 “피해자가 얼굴에 피를 흘린 채 화면에 잡혀 있으며, 이는 가족들에 의해 신원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에 제보된 또 다른 영상에서는 어두운 옷과 모자를 착용한 인물이 현장을 떠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사건 동기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르 프로그레와의 인터뷰에서 “범행이 범죄, 정치, 종교, 혹은 마약과 관련되었다는 구체적 단서는 없다”며 “피해자가 소셜미디어에서 활발히 활동한 만큼, 이를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사르나야는 2014년 이슬람국가(IS)의 박해를 피해 이라크를 떠나 프랑스로 망명했으며, 리옹에서 여동생과 함께 거주했다. 그는 주로 아랍어로 기독교 신앙을 전하는 메시지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무슬림 사용자들로부터 위협과 괴롭힘을 받아왔다고 알려졌다.
유럽 내 기독교인 차별과 증오범죄를 감시하는 OIDAC Europe은 “사르나야가 이라크에서 박해를 피해왔음에도 프랑스에서 살해당한 것은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중동 기독교인들이 안전하게 신앙생활을 할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성명을 냈다.
가톨릭 뉴스 에이전시(CNA)에 따르면, 사르나야는 지난 3월에도 무슬림들에 의해 물리적 공격을 당했다고 밝혔으며, 그의 콘텐츠가 반복적으로 신고되어 차단되거나 정지되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리옹 아시리아-칼데아 협회의 조르주 샤무운 이샤크 회장은 “그는 매우 친절하고 신앙이 깊은 사람이었으며, 기독교 신앙을 나누는 것을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리옹 검찰은 이번 사건을 ‘고의적 살인’으로 규정하고 수사를 개시했으며, 조직범죄 및 특수범죄 수사국(DCOS)이 사건을 맡았다.
OIDAC Europe은 이번 사건을 프랑스 내 반(反)기독교 범죄 증가의 일환으로 지적했다. 실제로 프랑스 내 기독교인 대상 범죄는 2025년 상반기에만 13%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산하기관 ODIHR은 최근 발간한 ‘반기독교 증오범죄 대응 가이드’에서 난민 출신 개종자들의 취약성을 강조하며 각국 정부에 이들의 보호 강화를 촉구했다.
보고서는 “본국에서 박해를 피해온 난민들에게 가해지는 증오범죄는 기존의 트라우마를 심화시키며, 이들에게는 더욱 세심한 지원과 보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OIDAC Europe은 “사르나야의 죽음은 정부의 강력한 조치와 사회적 연대의 필요성을 일깨워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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