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프로스트 이사
조 프로스트 이사. ©eauk.org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조 프로스트의 기고글인 ‘이민자들을 둘러싼 대화와 커져가는 적대감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How should Christians navigate the conversation and growing hostility concerning migrants?)를 최근 게재했다.

조 프로스트는 영국 복음주의 연합의 커뮤니케이션 및 참여 담당 이사로, 커뮤니케이션, 멤버십 및 미션 팀을 이끌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영국에서 지금 가장 뜨거운 화제는 단연 이민 문제다. 과연 우리는 공통점을 찾아, 특히 가장 취약한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의 추적 조사에 따르면, 이민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영국인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국기 논란, 호텔 수용 문제, 소형 보트 입국, 폭력 범죄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각자 할 말이 있는 듯하다. 그러나 실제로 실행 가능한 해법을 제시하거나 균형 잡힌 논의의 틀을 제공하는 목소리는 찾기 어렵다. 결국 질문은 이렇게 귀결된다. 어떻게 하면 단순한 선동이나 감정적인 반응에 휘둘리지 않고, 건설적이고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민 문제를 다룰 수 있을까?

이민 문제는 인간됨의 핵심 요소들을 서로 충돌하게 만들기 때문에 논란이 크다.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다는 “Being Human”의 관점은 인간의 네 가지 본질인 존엄성, 관계, 존재, 참여를 상기시킨다. 이민 문제는 이 네 가지를 모두 건드린다. 개인의 생명과 안전, 가족과 미래를 보장해야 하는 존엄성이 지역 공동체의 안정, 문화적 가치, 익숙한 집의 의미와 충돌하는 것이다. 정체성, 관계, 목적, 장소가 모두 교차하며 우선권을 다투고 있다.

최근 영국 정부는 가족 재결합 비자 규정을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피난민 가족의 영국 입국 신청은 2년 전 4,300건에서 현재 20,600건으로 다섯 배 가까이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빨라진 입국 속도에 지방자치단체는 노숙 위기에 처한 난민 가족들을 더 많이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는 난민들이 단순히 기회를 노린 것일까, 아니면 그들의 본국 상황이 여전히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일까?

이번 변화는 망명 신청자나 경제적 이민자가 아닌, 이미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이들에게 적용된다. 다시 말해, 영국 정부도 그들이 박해·전쟁·분쟁으로부터 도피한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가족 역시 여전히 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자선단체들은 합법적 경로가 차단되면 여성과 아동, 구약성경에서도 특별히 하나님의 정의와 옹호의 대상이 된 취약한 집단이 위험한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난민 가족 비자의 93%는 여성과 아동에게 발급되고 있으며, 이번 조치로 그들은 최소 2년을 기다려야만 합법적으로 영국에 들어올 수 있게 된다.

물론 정치적 부담과 재정적 압박은 정부에 막대한 도전이다. 호텔 수용을 둘러싼 지역 사회의 반발은 점점 커지고 있으며, 사건 처리 지연으로 항소만 해도 1년 넘게 걸린다. 이 기간 동안 망명 신청자들은 일할 수도, 이동할 수도 없고, 수많은 남성들과 함께 호텔에서 단지 기다릴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언론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이는 다시 이민자 전체에 대한 두려움과 경계심을 부추긴다.

결국 논쟁의 중심에는 여성과 아동이 놓여 있다. ‘우리 가족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과 ‘가장 취약한 낯선 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아마 우리가 멈춰야 할 것은 서로 다른 의견의 정당성을 아예 배제해 버리는 태도일 것이다. 갈등 해결에서는 문제를 ‘승패가 갈리는 게임’으로 보지 않고, 함께 창의적으로 풀어가야 할 공동의 과제로 본다. 이민 논의 역시 마찬가지다. 이 문제를 누가 옳고 그른지를 가리는 논쟁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과 연결, 존재, 참여라는 본질적 가치를 온전히 살릴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으로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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