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된 고대 사마리아인 농업 단지의 모습
발굴된 고대 사마리아인 농업 단지의 모습. ©Emil Aladjem / Israel Antiquities Authority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는 이스라엘 고고학자들이 성경에 언급된 인물 시몬 마술사와 연관된 지역에서 대규모 사마리아인 농업 단지를 발견했다고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발굴은 이스라엘 고고학청(IAA)과 건설주택부가 협력해 진행했으며, 현재 새로운 주택 단지가 건설되고 있는 카프르 하타(Kafr Hatta) 지역에서 이뤄졌다.

CT는 사도행전에 따르면 시몬은 마술로 사람들을 현혹하다가 사도 베드로와 제자들의 기적을 보고 기독교로 개종했지만, 성령을 돈으로 사려다 베드로에게 크게 책망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의 행위는 훗날 교회의 금전 거래 부패를 뜻하는 ‘심오니(Simony)’라는 용어의 기원이 되었다. 역사적으로 시몬은 영지주의 종파를 창시했으며, 그의 뒤를 이어 사마리아 출신 마술사 메난데르가 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발견된 농업 단지는 로마와 비잔틴 통치 시기인 4세기부터 7세기까지 약 400년간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발굴 책임자인 알라 나고르스키와 다니엘 리히 그리스월드 박사는 “모자이크 바닥과 농업 시설, 장식 등은 당시 사마리아 공동체가 상당한 부와 번영을 누렸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물에는 올리브 압착기, 곡물 창고, 대중 정결 의식 목욕탕(미크베) 등이 포함됐다. 특히 예루살렘과 유대 평야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형태의 올리브 압착기가 출토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나고르스키는 “화려한 건물의 흔적은 시간이 지나면서 농업 시설로 대체되었으며, 모자이크 바닥이 훼손되고 기둥과 장식이 새로운 벽 구조에 통합된 흔적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5세기와 6세기에 사마리아인들이 비잔틴 제국에 반기를 들며 여러 정착지가 파괴되었으나, 이번에 발굴된 단지는 그 시기를 거치면서도 존속해 사마리아 문화의 흔적을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이 유적이 “사마리아 공동체의 번영기와 쇠퇴기를 함께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적 현장”이라고 평가했다.

나고르스키 박사는 “이곳은 사마리아인 공동체의 수세기 역사를 재구성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를 제공한다”며 “고대 사회의 문화와 생활상을 이해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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