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우울탈출법』
도서 『우울탈출법』

"우울은 나를 무너뜨렸지만, 동시에 나를 가르치기도 했다." 중년의 삶 속에서 찾아온 실존적 위기를 깊은 성찰로 바꿔낸 한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가 『우울탈출법』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함영준 작가는 기자와 청와대 비서관으로 일하던 시절부터 시작된 우울증과의 싸움을, 회복과 성장의 여정으로 풀어낸다.

함 작가는 대한민국이 OECD 국가 중 자살률과 우울증 유병률 1위라는 현실을 지적하며, 우울증을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닌 21세기형 사회적 질병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겪은 우울증은 단순한 슬픔이 아니었고, 삶 전체를 흔드는 깊은 균열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 시기를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했으며, 고통 속에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털어놓는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우울의 시작과 병원 치료 과정을 다루고, 2부는 치료 이후의 실천적 회복 여정을 기록하며, 3부는 삶의 새로운 통찰과 변화된 시선을 담아낸다. 각 장은 실제 경험과 구체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서술되어 독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간다.

기자 출신인 그는 자신의 병을 '취재'하듯 분석했다. 정신과 의사, 심리학자, 명상가 등 다양한 전문가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대학에 편입해 심리학을 공부하며 학문적으로도 우울증을 탐구했다. 이러한 치열한 과정을 통해 그는 자신만의 회복 루틴을 정립했고, 책 속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소개한다.

특히 책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저자가 직접 실천한 '7가지 마음 기술'이다. 감정을 몸으로 풀어내는 춤, 자전거, 악기 연주부터, 소소한 행복을 찾는 취미 활동, 자기 성찰을 위한 내면의 대화에 이르기까지 일상 속에서 실천 가능한 방법들이 상세히 제시된다. 이 기술들은 단지 치료법이 아니라, 삶의 태도를 바꾸는 도구로 기능한다.

그는 루미네이션(rumination)으로 불리는 후회와 자책의 반복된 사고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를 관찰하고 다독였다. 부정적인 감정이 몰려올 때마다 그것을 자신과 분리해 바라보는 연습을 반복했고, 이를 통해 점차 심리적 균형을 되찾았다. 그는 말한다. "불안, 걱정, 후회 같은 감정들은 그저 지나가는 손님일 뿐이다. 나의 콤플렉스나 단점들은 나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일부일 뿐이다."

책의 마지막에서 그는 이렇게 정리한다. "내 삶의 가치는 사회적인 성공이 아니라, 진정한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이었다." (295쪽)

『우울탈출법』은 단순한 정신 건강 도서가 아니다. 우울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는 깊은 공감과 실질적인 도움을, 우울이라는 감정을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날카로운 통찰을 전한다. 함 작가는 고통을 부정하지 않고 껴안으며, 그것을 통해 더 넓고 단단한 삶의 의미를 길어 올린다. 이 책은 단지 우울을 이겨낸 이야기가 아니라, 우울을 통해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간 이의 여정을 담은 한 권의 인생 기록이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울탈출법 #함영준 #기독일보 #우울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