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성령 이해에서 성령은 교회와 긴밀한 관계를 지니시는 영이다. 성령은 사람들을 구원시키어 교회로 인도하며, 다시 그 사람들을 성화시키고 헌신케 하여 교회의 충성된 일군들로 키워가는 것이 전통적인 성령 이해에서의 성령의 중요한 역할이다. 따라서 성령이 역사할 때 교회는 성장되고 강력한 증인들의 모임으로 변화되는 것이다.
교회를 위한 성령의 중요성에 대하여 김명용은 “교회는 성령의 능력 아래 있어야 한다. .... 바른 교회는 성령의 능력에 힘입는 교회이고 기도하는 교회이다. 성령의 능력에 힘입지 못하고 기도하지 않는 교회는 메마른 교회가 되고 성장하지 못하고 죽어갈 것이다” 라고 역설한다. 교회 안에서 성령 역사가 특별히 강하게 나타나는 교회 중에는 오순절 계통의 교회들이 많다. 오순절 교회는 성령 안에서의 강한 임재 체험과 성도들 간의 교제, 예배의 개방성과 적극적인 참여 등으로 인해 성도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교회의 삶에 참여하며, 이러한 것이 교회의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을 한다. 오순절 교회의 교회와 성령의 긴밀한 관계에 대한 김명용의 평가를 다시 들어보자.
일반적으로 오순절 교회에는 생동감이 넘친다. 이 넘치는 생동감은 상당부분 성령으로 채워진 삶에 대한 오순절 교회의 강조와 관련이 있다. .... 교회는 성령의 능력과 은사로 채워져야 한다. 교회의 성장은 성령으로 채워지는 성도들의 삶과 깊이 연계되어 있다. 오순절 교회의 성령으로 채워진 삶에 대한 강조는 오순절 교회의 성령론의 장점이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가장 왕성하게 성장하는 교회는 오순절교회인데, 이러한 성장 뒤에는 바로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강력한 능력을 제공하는 성령에 대한 오순절 성령이해가 자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경향과 달리 에큐메니칼 진영의 성령 이해는 앞서 지적한대로 교회보다 세계에 더 깊은 관심을 지니신다. 교회는 단지 수단일 뿐이고, 성령의 최종적인 목적은 세상의 변혁이고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샬롬이다.
즉 교회 안에서 역사하시는 성령, 교인들에게 능력을 주시는 성령, 사람들을 교회로 인도하시는 성령에 대하여는 거의 관심이 없고, 주로 세상에 정의와 평화를 가져오시는 성령, 세상의 창조질서 보존에 깊은 관심을 가지시는 성령, 세상 속에서 샬롬을 구현키 위해 일하시는 성령, 비인간화된 세상을 변혁시키기에 바쁘신 성령에 대하여 많은 강조를 둔다. 만사가 다 그렇듯이 무엇이든 관심을 갖고 열심히 추구하는 것이 번성하게 되어 있다.
에큐메니칼 성령 이해에서 교회는 뒷전이고 세상에 더 깊은 관심을 쏟게 되면서 자연히 교회는 약화되는 결과를 낳게 될 수 있다. 그런데 교회의 약화는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 에큐메니칼에서 내세우는 중요한 목표인 샬롬의 구현도 결국 그것을 실현할 가장 핵심적인 기구 중의 하나는 교회인데, 교회 자체가 약화되어버릴 경우에 결국 샬롬의 구현도 하나의 소박한 꿈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우리는 에큐메니칼 성령 이해의 약점을 보게 되는 것이다.
※ 좀 더 자세한 내용과 각주 등은 아래의 책에 나와 있다.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석사(Th.M) 학위와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선교와 신학』 및 『복음과 선교』 편집위원, 지구촌선교연구원 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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