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성령이해인 에큐메니칼 성령이해는 기여점과 한계점을 함께 지니고 있다.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여점은 전통적인 성령 이해의 시야를 일정 부분 확대시킨 것이라 하겠다. 전통적인 성령 이해는 개인이나 교회에게 주로 초점이 맞추어진 이해였다. 개인이나 교회를 넘어서는 성령 이해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매우 빈약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에 에큐메니칼 성령이해는 세상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세상의 문제 해결에 깊은 관심을 갖도록 도전하였다. 세상은 관심 밖에 둔 채 교회 안에서만 역사하는 성령 이해가 아니라 세상을 성령의 통치 영역으로 끌어들여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는 성령의 사역에 동참하도록 도전한 것이다.
김명용은 바람직한 성령론을 말하면서, “성령론은 영적인 영역에만 제한되어서는 안 되고 사회와 분리된 개인적인 영역에만 제한되어서도 안 된다. 성령은 영혼의 구원만이 아닌 인간 전체의 구원을, 개인의 구원 뿐만 아니라 전체 사회와 피조 세계를 구원하는 영이기 때문이다” 라고 주장하였는데, WCC의 성령이해는 과연 인간 전체의 구원과 온 우주를 포함하는 폭 넓은 구원을 이루어가시는 성령에 대한 시야를 우리에게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기여를 한 면이 없지 않다.
에큐메니칼 신학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친 학자 가운데 한 사람인 몰트만에 의하면 인간의 구원 역사는 전체 창조세계의 구원의 한 부분이며, 성령께서는 이 전체 창조세계를 죽음의 힘으로부터 구원하시기 위하여 사역하신다. 전체 창조의 세계 역시 성령의 해방의 사역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으며 허무한 노예 상태로부터 해방되어 하나님의 자녀들과 함께 자유의 영광에 이르기를 간절히 소원하고 있다(롬 8: 21).
이사야 11장 6절 이하의 말씀 즉 “그 때에 이리가 어린양과 함께 살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우며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진 짐승이 함께 있어 어린 아이에게 끌리며 암소와 곰이 함께 먹으며 그것들의 새끼가 함께 엎드리며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을 것이며” 라는 말씀 역시 성령의 해방사역의 우주적 차원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즉 성령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피조물을 구원하여 하나님의 샬롬이 넘치는 세계를 만드시는 영이신데, 에큐메니칼 신학은 성령에 대한 이러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일정 부분 기여를 하였다고 할 수 있다.
※ 좀 더 자세한 내용과 각주 등은 아래의 책에 나와 있다.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석사(Th.M) 학위와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선교와 신학』 및 『복음과 선교』 편집위원, 지구촌선교연구원 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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