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에디 아서 박사의 기고글인 ‘하나님의 뜻에 대한 기독교적 믿음은 너무 쉽게 남용이 되는 이유’(Christian belief in God's will too easily leads to abuse)를 최근 게재했다.
에디 아서 박사는 와이클리프 성경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영국에 거주하며 글로벌 선교의 미래에 대해 연구하고, 글을 쓰고, 이야기하며, 사회 변화에 대한 맥락적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최근 영국에서 드러난 존 스미스(John Smythe)와 마이크 피블라치(Mike Pivlachi) 사례에 이어, 기독교 조직 내에서 청년 대상 학대 문제가 계속 보도되면서 일반 대중은 기독교 단체에 대한 회의와 냉소를 키워가고 있다. 그러나 2025년 4월 가디언지가 보도한 영국 예수전도단(YWAM UK)의 사태는 앞선 두 사건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 사건은 극단적인 개인 리더의 일탈이 아닌, 전체 조직 운영 방식과 복음주의 선교 문화 자체에 뿌리를 둔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학대’로 규정된 여러 사례는 일부 보수적 복음주의 선교 맥락에서는 일반적인 ‘사역 관행’으로 여겨질 수도 있어, 이 사안을 단순한 범죄나 일탈로만 치부하기 어렵다.
가디언은 다음과 같이 전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청년 선교 단체가 영적 학대와 통제적 리더십에 대한 의혹에 직면해 있으며, 피해를 입은 청년들은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예컨대, 일부 젊은 선교사들에게는 “이 단체를 떠나는 것은 하나님의 뜻에 어긋난다”고 교육되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보통의 세속 사회에서는 매우 억압적으로 들릴 수 있는 이러한 표현은, 복음주의 선교 조직 내부에서는 비교적 흔히 쓰이는 신학 언어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러한 ‘하나님의 뜻’이라는 표현이 지도자의 일방적 지시와 뒤섞여 ‘신적 권위’로 포장될 때, 건강한 토론과 판단을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더 심화된다. “혼전 성관계를 고백한 이들을 대상으로 퇴마 의식에 가까운 의식이 수행됐다”는 주장, “동성애 관계를 고백한 남성에게 ‘동성애의 영’을 몰아낸다며 단체 기도가 시행됐다”는 주장 등은, 전통적 기독교 성윤리를 벗어난 이들을 ‘악령의 영향 아래에 있다’는 신학적 틀로 접근하는 일련의 관행과 관련되어 있다. 이는 교회 전통 안에서도 논란이 분분한 방식이지만, 현대 세속 사회에서는 학대나 인권 침해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이 사태의 본질은 두 문화의 충돌이다. 오늘날 대다수 세속 문화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절대적으로 옹호하는 반면, 복음주의 기독교는 여전히 혼전 성관계나 동성애 행위를 죄로 보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가치관 충돌 속에서, 보수적 기독교 단체는 점점 더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있으며, 그 고립이 때로는 외부로부터 ‘학대’라는 평가를 불러오기도 한다.
특히 가디언 기사에 인용된 다음의 증언은 복음주의 진영이 반드시 귀 기울여야 할 경고음이다. “나는 끊임없이 뭔가를 해내야만 하나님께 사랑받을 수 있다고 느꼈어요.” 이는 복음의 핵심 메시지, 곧 ‘무조건적 은혜’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신학적 왜곡이 조직 안에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YWAM 측은 이에 대해 “공개적인 수치심이나 강요 없이 이뤄지는 자발적 고백만이 정당하다”며, “보호 정책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당연한 수준의 대응이다. 다만, 보다 근본적인 질문도 함께 던져야 한다. 전통적 성윤리를 고수하는 기독교 단체들은 어떻게 하면 학대를 피하면서도 성경적 진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 또한 각 단체의 이사회나 감독기구는 이 같은 위험을 어떻게 사전에 감지하고 대응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유사한 사태는 계속 반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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