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LA다저스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
MLB LA다저스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 ©기독일보 DB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수잔 보우디의 기고글인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 프라이드 나이트에 완벽한 반응을 보이다’(Dodgers’ Clayton Kershaw has pitch-perfect response to Pride Night)를 20일(현지시각) 게재했다.

수잔 보우디는 워싱턴 스탠드(Washington Stand)의 편집장 겸 선임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클레이튼 커쇼는 지난 금요일 밤 경기(13일)에 등판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팀 동료들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다저스의 스타 투수이자 공개적으로 기독교 신앙을 고백해온 그는, 팀의 프라이드 나이트(Pride Night) 행사에서 로스앤젤레스 유니폼을 독특하게 바꿔 착용함으로써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다. 단순하지만 강력한 이 발언은 6월이라는 달이 이제 메이저리그는 물론이고 다른 어느 곳에서도 예전 같지 않으리라는 신호탄이었다.

카메라가 처음으로 커쇼를 더그아웃에서 비췄을 때, 팬들은 그가 다저스의 프라이드 모자를 쓰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을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 감청색 모자에는 무지개 로고 옆에 은색 펜으로 직접 쓴 문구가 있었다: “창세기 9:12-16.” 성경을 펼쳐 그 구절을 확인한 사람들은 노아와 홍수에 대한 다음과 같은 유명한 구절을 보게 된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가 나와 너희와 및 너희와 함께한 각 생물 사이에 대대로 영원히 세우는 언약의 증거는 이것이니라. 내가 내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었나니 이것이 나와 세상 사이의 언약의 증거니라. 내가 구름으로 땅을 덮을 때 무지개가 구름 사이에 나타나면, 내가 나와 너희와 및 각 육체를 가진 모든 생물 사이에 세운 내 언약을 기억하리니 다시는 물이 모든 육체를 멸하는 홍수가 되지 아니할지라.”

커쇼의 이러한 영적 해석은 SN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고, 수백 개의 감사와 지지 댓글이 이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가 하나님의 상징 중 하나를 되찾으려는 시도에 감탄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을 평생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팬이라고 소개하면서 “경기장에서는 커쇼를 싫어할 이유가 많지만, 이제는 도저히 싫어할 수 없다”며 “그는 원칙이 있는 사람이자 자신의 신념을 위해 싸우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가 모자를 억지로 쓴 것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는 2023년에 MLB가 선수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팀들에게 ‘강요’를 자제하라고 권고한 사실과 연관된 것이다.

당시 로브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워싱턴포스트의 첼시 제인스에게 “모자, 유니폼, 베이스 등과 관련해서는 선수 보호를 위해 프라이드 로고를 부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점을 구단들에 전달했다”며 “선수들에게 개인적 신념으로 인해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불과 1년 전과는 대조적인 분위기였다. 당시에는 선수들이 리그의 성소수자 행사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기 어려웠고, 리그는 ‘무지개 정체성’에 앞장섰다. 하지만 지금은 NHL의 프라이드 거부 사태와 여러 대기업의 역풍을 겪은 후, 프로스포츠 전체가 조심스럽게 방향을 수정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각성한(woke)’ 세력의 잔재는 남아 있다. 지난 금요일 뉴욕 메츠의 시티필드에서는 미국 국가 연주 중 스타스 앤 스트라이프 대신 프라이드 깃발을 전광판에 띄워 팬들의 분노를 샀다. “우리나라에 대한 모욕”이라며 일부 팬들은 MLB 보이콧을 주장했다.

보스턴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펜웨이 파크에서는 아이들이 있는 관중석 앞에서 드래그 퀸이 등장해 시구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한 관중은 “민주당이 선거에서 졌다는 걸 레드삭스는 모르는 건가? 드래그 쇼를 하고, 남자가 여자로 행세하는 걸 축하한다니… 공식 계정 영상에서 가져온 장면들이다. 이게 뭔가”라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반면, 텍사스 레인저스는 여전히 프라이드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유일한 구단이다. 구단은 “우리의 오랜 방침은 모든 팬과 직원이 구단의 활동과 경기장에서 환영받고 포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MLB 리그 자체도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프라이드 개시 첫날 소셜미디어에 무지개 로고를 걸었다가, 하루 만에 원래 로고로 되돌린 것이다. 패밀리리서치카운슬(FRC)의 조셉 백홈은 “버드라이트와 타깃의 경제적 붕괴는 분명한 교훈이 되어야 했다”며 “기업들은 이제 ‘깨어 있는 정치’를 수익으로 연결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는 “조직 내에는 여전히 ‘프라이드를 지지하지 않으면 KKK와 다름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며 “파산을 피하고 비난을 피하려는 두 가지 목적이 혼재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커쇼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2023년 다저스 구단이 ‘수녀복 차림의 트랜스젠더 퍼포먼스 그룹(Sisters of Perpetual Indulgence)’을 초청하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구단이 초청을 취소했다가 다시 초대한 그 혼란의 와중에, 커쇼는 기독교 신앙을 위한 ‘Faith Day(신앙의 날)’ 행사를 서둘러 발표하도록 요청했다. 그는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원래 Faith Day를 계획하고 있었지만, 그 발표 시점은 그 사건 때문에 앞당겨졌다”며 “날짜 확정과 관련된 절차들도 빨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종교를 조롱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며 “그게 어떤 종교이든 간에, 그런 식으로 조롱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커쇼는 또 다른 전기에서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다저스가 우리를 정말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했다. 풍자와 유머는 이해하지만, 그 그룹은 도를 넘었다고 느꼈다. 그래서 내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나는 죄인이다. 다른 사람들처럼 말이다. 다른 사람을 정죄하거나 판단할 입장이 아니다. 나는 그저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최대한 잘 대하려고 노력하는 것뿐이다.”

커쇼는 야구가 자신에게 큰 플랫폼을 제공했다고 말한다. “결국 내가 선택한 주제는 예수님이다. 하나님께서 내 삶에서 원하시는 것이 바로 그 플랫폼을 통해 예수님을 전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한편, 백홈은 “이번 일은 심지어 시몬 바일스가 여성 스포츠의 공정성을 주장한 라일리 게인스를 비판했다가 사과하게 된 사건 직후에 일어났다”며 “불과 2년 전만 해도 진보 성향의 인사가 보수 인물에게 사과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오히려 용기가 전염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커쇼의 모자가 촉발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의 경기력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다음 날 그는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강력한 투구로 유명했던 그가 이제는 ‘마음’으로도 찬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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