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초등학교 학생들의 모습
인도네시아 초등학교 학생들의 모습.(사진은 기사와 무관) ©기독일보 DB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리아우주 불루 람파이(Buluh Rampai) 마을에서 8세 기독교 소년이 또래보다 나이가 많은 무슬림 학생들에게 폭행을 당한 뒤, 복강 내 감염으로 인한 맹장 파열로 사망했다고 1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사건은 인도네시아 사회 전반에 충격과 분노를 안기고 있다.

해당 사건은 지난 5월 19일 발생했다. CD는 초등학교 2학년생이던 피해자 크리스토펠 부타르부타르(Khristopel Butarbutar)는 같은 학교 5학년생 4~5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가해 학생들은 그의 자전거 타이어를 고의로 펑크내고, 복부와 하복부, 허벅지를 집중적으로 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 밤, 크리스토펠은 고열과 허리 통증, 복부 팽창 증상을 보였고, 그의 부모는 학교에 이 사실을 알렸다.

크리스토펠의 아버지 김슨 베니 부타르부타르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주일 전부터 아들이 민족성과 기독교 신앙을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같은 반 학생들은 11세에서 13세 사이의 가해자들이 종교적, 민족적 모욕과 함께 폭행을 가했다고 증언했다. 일부 이웃들은 가해자들이 크리스토펠의 생식기를 가격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전했다.

학교 측은 지난 5월 23일 가해 학생들과 그 부모, 피해 학생의 가족을 소환해 중재 회의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가해 학생들은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크리스토펠의 상태는 빠르게 악화되었고, 다음날 그의 부모는 그를 인근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시설이 부족해, 리아우 주 수도 렝갓(Rengat)에 위치한 페마탕 레바 지역병원으로 이송됐다. 크리스토펠은 5월 26일 새벽 2시 10분께 끝내 숨졌다.

5월 27일 발표된 부검 결과에 따르면, 크리스토펠의 복부와 다리에는 둔기에 의한 멍이 다수 있었고, 복강 내부에서는 파열된 맹장 조직과 함께 출혈이 발견되었다. 인드라기리 훌루 경찰청장 파흐리안 살레 시레가는 "복부 지방조직에 혈액이 고여 있었으며, 이는 둔기로 인한 외상임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펠의 장례식에는 가해자들의 부모와 학교 관계자들, 마을 주민들이 참석해 애도의 뜻을 전했지만, 지역사회는 이 비극적인 죽음에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울레마 위원회(MUI) 안와르 아바스 부위원장은 "초등학생의 행동이라 보기 어려운 수준의 잔혹함이며,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국회의원 사밤 시나가도 "소수 종교 학생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종교 수업 시간에 더욱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인도네시아 아동보호위원회(ICPC) 디안 사스미타 위원은 "학교 내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조기 감지 체계와 즉각적인 대응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ICPC와 인도네시아 교사노조연맹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인도네시아 내 학교 폭력 사례는 1,478건으로, 2022년 266건, 2021년 53건, 2020년 119건에 비해 폭증했다. 2024년 초에는 이미 141건의 아동폭력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이 중 35%는 학교나 교육기관 내에서 발생했다는 통계도 발표되었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오픈도어즈(Open Doors)는 인도네시아 사회가 점점 더 보수적인 이슬람 성향을 띠며, 기독교인에 대한 차별과 위협이 가중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복음 전도 활동을 하는 교회나 단체는 극단주의 무슬림들의 주요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CDI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학교 폭력 사건을 넘어, 종교적 소수자에 대한 구조적 차별과 방치가 아동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며, 인도네시아 내 신앙의 자유와 아동 인권 보장을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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