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나이지리아 중부 플래토주(Plateau State)에서 이슬람계 풀라니(Fulani) 유목민들이 이번 주 또다시 기독교인들을 공격해 최소 9명이 숨졌다고 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앞서 발생한 27명의 기독교인 학살 이후 불과 며칠 만이다.
CDI는 이번 공격은 대부분 기독교인들이 거주하는 보코스(Bokkos) 지역 내 호크(Hokk), 팡캅(Pangkap), 포콜뎁(Fokoldep), 콥무르(Kopmur), 마르기프(Margif), 호롭(Horop), 엠보르(Mbor), 무셰레(Mushere), 콰하스(Kwahas) 등의 마을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한 지역 주민은 “지난 1일과 2일 양일간 무셰레 지역에서 9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됐다”고 전했다. 그는 “보코스는 지금처럼 기독교인들이 도살당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며, “6월 1일 일요일에 2명, 6월 2일 월요일에 7명이 살해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전부터 풀라니 유목민들의 공격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지난 6일간, 풀라니 유목민들이 기독교인 마을들을 지속적으로 공격해왔다”며 “내가 아는 피해자 중에는 총격을 받아 병원 치료 중인 14세 기독교인 소년도 있다”고 말했다.
CDI는 지난 2일 밤늦게 호크(Hokk), 팡캅(Pangkap), 포콜뎁(Fokoldep) 등 기독교 마을에 무장한 풀라니 유목민들이 침입해 총격을 가했으며, 이튿날 오전 또 다른 주민이 기독교 국제 언론에 긴급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긴급 메시지를 보낸 주민은 “이슬람 테러 세력으로 보이는 풀라니 무장단체가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고, 사람을 죽이며, 방화까지 자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CDI는 지난 5월 27일, 무셰레 지역 콰하스(Kwahas)에서 ‘그리스도의 교회(COCIN)’ 소속 목사가 납치 후 살해됐으며, 그의 아내는 납치 과정에서 다리를 다쳤다고 전했다. 이 지역 출신 언론인 마사라 킴(Masara Kim) 기자는 지난 5월 25일에도 기독교인 1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한 지역 주민은 “엠보르에서 8명, 콥무르에서 7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됐으며, 이들 모두 기독교 마을 출신”이라고 전했다.
CDI는 경찰과 군 병력이 현재 해당 지역에 배치되었으며, 플래토주 경찰청 대변인 엠마누엘 아데시나(Emmanuel Adesina)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의 책임자들은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며, 플래토주 경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의회 산하 국제종교자유 그룹(APPG)은 2020년 보고서에서, 풀라니 유목민은 수백 개 부족과 다양한 계보로 구성된 수백만 명 규모의 집단으로 극단주의자가 아닌 경우도 많지만, 일부는 이슬람 극단주의 이념에 기반한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보고서는 “이들은 보코하람(Boko Haram)이나 ISWAP(서아프리카 이슬람국가)과 유사한 전략을 사용하며, 기독교인과 기독교 상징을 의도적으로 표적으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나이지리아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러한 공격이 사막화로 인해 생계가 어려워진 유목민들이 기독교인들의 토지를 강제로 점유하고 이슬람을 확산시키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국제 오픈도어(Open Doors)의 2025년 세계 기독교 박해 국가 순위(World Watch List, WWL)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기독교인이 살기에 가장 위험한 국가 중 하나로, 보고 기간 동안 전 세계에서 신앙 때문에 목숨을 잃은 4,476명 중 3,100명(69%)이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했다.
보고서는 “나이지리아의 반기독교 폭력 수준은 평가 기준상 최대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기독교인이 상대적으로 많은 중북부 지역에서는 풀라니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농촌 공동체가 반복적으로 파괴되고 있으며, 북부 지역에서는 보코하람과 ISWAP 등 지하디스트 단체의 영향력 아래 성폭력과 약탈, 납치 및 살해 사건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남부 지역까지도 폭력이 확산되고 있으며, 알카에다 계열 지하디스트 단체 JNIM과 연계된 라쿠라와(Lakurawa)라는 새로운 테러 조직이 북서부에 등장해 고성능 무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WWL 기준, 나이지리아는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이 가장 박해받는 50개국 중 7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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