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마이크 샤로우의 기고글인 ‘우주적인 불순종: 그것이 무엇이며 기독교인에게 중요한 이유’(Cosmic insubordination: What it is and why it matters for Christians)를 7일(현지시각) 게재했다.
마이크 샤로우는 C12 비즈니스 포럼의 CEO이며 C12 본사 팀을 이끌고 있다. 더 큰 목적을 위해 위대한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리더를 위한 BaaM(부처로서의 비즈니스) 개념을 옹호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몇 년 전, 출장 중에 필자는 일과 삶의 압박감에 짓눌려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호텔 방에 혼자 앉아 종이를 꺼내어 제가 지금은 “스트레스와 죄책감의 T-차트”라고 부르는 것을 스케치했다.
왼쪽에는 내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는 것들 즉, “스트레스”라고 부를 수 있는 항목들을 적었고, 오른쪽에는 내가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알면서도 소홀히 한 것들 즉, “죄책감”을 느끼는 영역을 적었다.
이 간단한 연습을 주변 몇몇 리더들과 나누었는데, 그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반응이 너무 강렬해서 그 후에도 계속해서 이 차트를 공유했고, 마침내 수백 명의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발표하게 되었습다. 그 과정 속에서 필자는 중요한 하나의 패턴을 발견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달라도 스트레스와 죄책감의 범주는 거의 동일하다는 것이었다.
모든 사람이 재정적인 압박, 인간관계의 갈등, 미래에 대한 걱정 등과 씨름하고 있었다. 그리고 거의 모두가 하나님, 배우자, 자녀, 또는 영적 부르심과 보내심에 시간을 들이지 못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필자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오직 하나님만이 통제하실 수 있는 일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느끼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일들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것을 “우주적 불순종(cosmic insubordination)”이라고 부른다.
무엇보다도 필자를 사로잡은 건 이 두 열의 내용이 어떻게 나뉘는지였다. “스트레스” 항목에 있는 것들은 모두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는 것들이었다. 미래, 자원, 세상의 운행 등을 하나님께서 다스리신다. 하지만 “죄책감”에 해당하는 것들은 전적으로 필자의 책임이었다. 하나님께서 명확히 필자에게 맡기신 일들이었기 때문이다.
내 아내의 남편이 되는 일, 내 자녀의 아버지가 되는 일, 그리스도와의 동행에 책임을 지는 일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필자는 하나님의 역할을 하려 애쓰느라 정작 제가 맡은 일들을 소홀히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순간 내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하나님, 제가 지금 너무 바빠서 당신의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으니, 제 일은 잠시 맡아주세요.”
여러분도 혹시 하나님의 일을 하느라 바빠서, 여러분의 일을 하나님께 부탁해본 적이 있는가? 이건 마치 직원이 자신의 직무는 무시한 채 회사를 운영하려 들고, CEO에게 자기가 미룬 일을 처리해달라고 요청하는 것과 같다. 말도 안 되는 소리처럼 들리지만, 우리 대부분이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비즈니스 리더들과 함께 이 T-차트 연습을 할 때마다 늘 비슷한 반응을 본다. 즉, 한순간에 불이 켜지는 듯한 깨달음과 함께 깊은 한숨이 나온다. 이 차트는 우리의 삶의 방향이 얼마나 잘못 정렬되어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그런 깨달음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정말 하나님께 맡겨진 일을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만든다.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의 방식을 뒤집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에게 맡겨지지 않은 일들을 짊어지느라 정작 맡겨진 일들을 희생하기보다는, 먼저 우리가 감당해야 할 일들에 충실하고 나머지는 하나님께 맡기는 삶. 이것은 수동적이 되자는 말이 아닙니다. 성경적 정렬에 대한 이야기다.
예수님은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태복음 6:33)고 가르치셨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이 말씀의 반대로 살아간다. ‘이 모든 것’을 해결한 후에야 하나님의 나라에 집중하겠다고 말이다. 필자는 리더십 여정 속에서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보았다.
하나님과의 관계, 가족, 그리고 자신의 소명을 우선순위에 두는 리더일수록 이른바 ‘스트레스 요인’들을 훨씬 더 잘 감당해낸다는 것. 문제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문제들이 우리를 지배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는 점차 하나님의 주권을 신뢰하는 법을 배우기 때문이다. 이 T-차트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자유를 위한 도구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세상의 짐을 짊어지라고 부르신 적이 없다. 오직 그분께서 주신 시간, 재능, 기회를 충성스럽게 관리하라고 부르셨을 뿐이다. 여러분도 필자가 했던 것처럼 종이를 꺼내어 T-차트를 그려보시길 권한다. 정직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기도하며 적어보길 바란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나는 지금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가?”라고 이렇게 물어보길 바란다.
하나님은 우리가 있는 그 자리에서 만나주시고, 우리가 가야 할 길로 인도해주신다. 우리의 유혹은 하나님의 일을 대신하려는 데 있지만, 우리의 부르심은 우리가 맡은 일을 충실히 감당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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