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기독교 변증가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로빈 슈마허의 기고글인 ‘분노와 불안이 담긴 기도가 드러내는 당신의 내면’(What angry and anxious prayers say about you)을 5일(현지시각) 게재했다.
기독교 변증가로 활동하고 있는 슈마허는 작가로도 활동하면서 많은 책을 냈고 미국 내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미국에서 기도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듯하다. 2023년 Pew Research(퓨리서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의 절반도 안 되는 44%만이 매일 기도한다고 답했다. 이는 2007년 첫 번째 종교 지형도 조사(RLS) 당시 58%가 하루에 한 번 이상 기도한다고 응답한 것에 비해 상당한 감소”라고 한다. 연구진은 이어 “이 감소의 대부분은 2015년부터 2021년 사이에 발생했으며, 이 기간 동안 매일 기도한다고 응답한 미국 성인의 비율은 57%에서 45%로 급락했다. 2021년 이후로는 이 수치가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수치는 어쩌면 전혀 놀랍지 않을 수도 있다. 어쩌면 당신도 기도에 대해 이미 포기한 사람 중 하나일지 모른다.
그렇다 해도, 필자는 당신을 비난할 생각이 없다. 사실 거의 모든 목회자들은 "기독교인의 삶에서 중요한 신앙 습관" 중 하나로 활기찬 기도 생활을 꼽지만, 내가 아는 많은 신자들은 기도에 대해 어려움을 고백하곤 한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다. 왜 그럴까?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필자의 경우 하나님과의 관계가 어떤 관계인지 잊어버리는 나쁜 습관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삶의 여러 상황들로 인해 점점 분노나 죄책감에 잠기게 되고, 결국 그런 감정이 기도에 투영되어 화난 듯하거나 불안 가득한 기도만 하게 된다.
이것은 일종의 경고등이다. 내 안에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바로잡아야 할 때라는 신호다.
하나님과의 관계: 성경 중심인가, 가족 중심인가?
팀 켈러 목사는 “우리 아버지: 기도의 기초”라는 설교에서 내가 왜 분노와 불안이 섞인 기도에 빠지는지를 잘 설명한다. 그 핵심에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우리의 행위나 성과가 아닌, 하나님의 자녀로 입양된 관계로 바라보지 못하는 태도가 있다.
당신도 이런 상황을 겪은 적이 있을 것이다. 불행한 일들이 연달아 닥치거나, 의미 있는 기도 제목이 응답되지 않았을 때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만약 하나님과의 관계를 '성과 기반'으로 보고 있다면, 우리는 흔히 분노하거나 불안해지며, 그 감정이 기도 속에 그대로 나타난다.
분노에 찬 기도는 일종의 ‘내가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라는 식의 주장으로 이어진다. 팀 켈러는 이것을 집세를 납부한 세입자가 주인에게 “내가 돈 냈잖아! 이건 당신 책임이야!”라고 말하는 관계에 비유한다.
불안에 찬 기도는 죄책감과 두려움, 걱정으로 가득하다. “내가 하나님을 실망시킨 건 아닐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자책하며 용서를 구하고, 그로 인해 하나님과의 성과-보상 관계를 다시 원래대로 돌리려 애쓴다.
필자는 이런 관계가 잘못된 것임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쉽게 빠져들곤 한다. 사도 바울도 갈라디아서 5장 4절에서 “율법으로 의롭다 하려는 너희는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지고 은혜에서 떨어진 자로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예수님도 누가복음 13장 2~5절에서 말했듯, 인생의 고난이 항상 죄의 결과는 아님을 분명히 하셨다.
물론 성경은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가 있을 수 있음을 말한다(히 12:7–11, 사 59:2, 렘 5:25).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분노나 불안에 휩싸인 기도는 결국 팀 켈러가 말하듯 하나님께 “내가 드린 것” 중심으로 나아갈 때 생기는 문제다. 하나님께 “내가 누구인가” 중심으로 나아가지 못할 때 생기는 신앙의 왜곡이다.
전자의 태도에서는 삶에 나쁜 일이 생기거나 기도가 응답되지 않으면 “기독교인으로 사는 게 무슨 소용이야?”라고 하며 신앙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 하지만 후자의 태도, 즉 하나님과 가족 관계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는 다르다. 에베소서 1장 5절은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로마서 8장 28절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고 확언한다.
사도 바울은 또 이렇게 말한다: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 부르짖느니라. 성령이 친히 우리 영과 더불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증언하시나니 자녀이면 또한 상속자요 하나님의 상속자요 그리스도와 함께 한 상속자니...” (로마서 8:15–17)
그러니 만약 당신이 Pew Research가 말한, 더 이상 기도하지 않는 56%의 미국인에 해당한다면, 자신이 기도에 대해 포기하게 된 이유가 혹시 '성과 중심의 신앙'에 빠져 있었기 때문은 아닌지 되돌아보자. 이런 관계 속에 있을 때, 사람은 기도 자체를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가장 쉽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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