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8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열린 선언식에서 안 의원은 "저는 이재명을 넘어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며 출마 이유를 분명히 밝혔다.
안 의원은 먼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의 단일화에 대해 반성의 뜻을 전하며, 당시 계엄령 논의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단을 인용해 "잘못된 것이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의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는 길은 반성과 국민통합뿐"이라며 정권과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그는 "이재명 민주당에 정권이 넘어가는 것을 국민은 두려워하고 있다"며 "민주당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으로서 제가 가장 잘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과거만 바라보는 검사나 법률가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며 과학자이자 경제인 출신인 자신이 미래 시대에 적합한 지도자라고 역설했다.
안 의원은 공약으로 미래 비전과 구조 개혁을 중심에 놓았다. 그는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중대선거구제 도입, 인공지능(AI) 인재 100만 명 양성을 포함한 신경제개발 5개년 계획, 연금·교육·노동·의료·공공 부문 개혁, 외교·안보·경제안보 3축 혁신을 제시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AI 등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 미국으로부터 무시받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한미원자력협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출마 선언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안 의원은 지지율 정체 지적에 대해 "탄핵 문제로 당내 분열이 있었지만 점차 하나로 뭉치고 있다"며 "여론조사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과거 선거에서 잦은 단일화로 정치적 중심이 없다는 지적에는 "3당을 10년간 유지한 경험이 있고, 지난 대선에서는 정치 경험이 부족한 쪽이 낫다는 판단에 양보했을 뿐"이라며, 현재는 거대 정당 내에 있으므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경선 룰에 대해서는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더 높여야 한다"며 "5대 5보다는 8대 2 수준이 바람직하고, 흥미롭고 국민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방식으로 토론과 경선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선 대통령이 행정권, 인사권, 예산권, 감사권, 입법권 등 5개의 권한을 모두 가진 현재의 구조는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중 최소 2~3개는 분산해야 한다"며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고, 개헌 시기는 "이번 대선은 촉박하니 1년간 논의한 뒤 2026년 지방선거와 함께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대통령 집무실에 대해서는 "청와대로 돌아가야 한다"며, 청와대 일부를 실무 공간으로 개조하고 나머지는 국민에게 개방하는 백악관식 모델을 제시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번 출마 선언을 통해 중도 지지층을 겨냥한 미래 중심의 정책과 과감한 개혁 청사진을 내세우며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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