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진 박사(스페인 IE University, 현 국방부 전략기획자문위원)
심규진 박사(스페인 IE University, 현 국방부 전략기획자문위원) ©SNS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여의도와 민주당 내부에서는 탄핵 기각설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그동안 헌재 내부 정황에 자신감을 보이던 민주당이 갑자기 도보 행진, 삭발, 국회 비상 대기 등의 극단적인 행동에 나선 것은 이러한 위기의식을 반영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특히, 우원식 국회의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최상목 국무총리 권한대행에게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촉구하고, 민주당 지도부가 최상목 탄핵을 시사하며 임명 압박을 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만약 마은혁이 새로 임명된다면 변론 재개 문제와 선고 기일 연기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이는 이재명의 항소심보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오히려 이재명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마은혁 임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에 필요한 헌법재판관 정족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항소심 선고를 늦추기 위해 또다시 법적 대응에 나섰다. 11일, 2심 재판부에 공직선거법 허위사실 공표죄(제250조 1항)와 관련된 위헌법률심판을 재차 신청한 것이다. 이미 지난 2월 4일 같은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한 바 있어, 이번 재신청은 시간을 끌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헌법재판소 역시 최근까지 대통령 탄핵심판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혀왔으나, 갑작스럽게 지난 목요일(14일)에 최재해 감사원장과 중앙지검장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을 먼저 선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측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인용 정족수를 확보하지 못한 채 시간 끌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비교적 정치적 중요성이 덜한 탄핵심판 사건들을 먼저 선고하면서 시간을 벌고, 그 사이에 인용 정족수를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또한, 헌재가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미루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앞서 총리실 정보에 따르면 헌재 내부에서 한덕수 탄핵심판은 기각 5명, 인용 3명으로 기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한덕수 탄핵심판이 먼저 기각되면 대통령 탄핵심판 역시 기각될 가능성이 커진다. 민주당과 탄핵을 추진하는 세력이 한덕수 탄핵심판 선고를 미루는 것은, 대통령 탄핵심판의 기각 가능성을 낮추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단순히 한덕수 총리 탄핵 기각이 여론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넘어, 법적 쟁점에서도 대통령 탄핵심판과 상당 부분 유사하기 때문에, 한덕수 탄핵이 기각될 경우 대통령 탄핵 또한 법리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그렇기에 헌재가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전에 한덕수 탄핵심판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상황을 종합하면, 민주당과 헌재 내부 일각의 급격한 움직임은 탄핵 인용을 장담할 수 없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시중 여론은 탄핵 기각설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민주당의 초조한 행보가 이를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

※ 상기 기고는 심규진 박사의 동의를 얻어 심 박사의 SNS에서 옮겨온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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