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신학회·한국누가회 공동학술대회 개최
2025년 제1차 한국선교신학회 정기학술대회 및 한국누가회 공동학술대회 참석자 기념 사진. ©한국선교신학회 제공

한국선교신학회(회장 김칠성 교수)가 최근 서울 강서구 소재 강일교회(담임 정규재 목사)에서 ‘한국 의료선교의 역사와 현황, 그리고 전망’이라는 주제로 2025년 제1차 정기학술대회 및 한국누가회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 근대 선교의학의 역사

이날 김아영 교수(횃불트리니티신대)를 좌장으로, ‘탈식민주의적 관점에서 보는 의료선교의 짧은 역사’라는 주제로 김신권 교수(아주대 의과대학 인문사회의학교실)가 주제발표를 했다. 김 교수는 김 교수는 근대 이후 기독교 선교와 서양의학의 관계를 조명하며, 16세기 가톨릭 예수회의 선교활동부터 19세기 개신교 선교 의학의 발전 과정까지를 설명했다.

김 교수는 18세기 영국 복음주의 운동을 배경으로 한 의료 선교의 출발과 19세기 초반까지 의학이 선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던 이유를 언급했다. 그는 “19세기 중반 의학혁명과 영국 의료법(1858) 제정 이후, 생의학이 개종에 기여하는 요소로 인식되며 의료 선교가 본격적으로 발전했다. 또한, 19세기 후반부터는 공중위생 정책과 예방의학 도입이 의료 선교의 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했다.

이어 1870년대 이후 의료 선교가 본격화되면서 서양 생의학이 선교지의 전통 의학을 배척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교사들은 원주민 치료자들을 비과학적인 존재로 묘사하며, 병원 중심의 선교의학을 구축했다. 특히 20세기 들어 병원 시설이 본격적으로 확충되면서 선교의학이 개종 활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했다.

◆ 한국 선교의학의 새로운 접근

한국선교신학회·한국누가회 공동학술대회 개최
학술대회 진행 사진(왼쪽부터 좌장 김아영 교수, 김신권 교수) ©한국선교신학회 제공

한국 의료 선교와 관련해 김 교수는 “한국 의료 선교는 조선 정부의 근대화 노력과 맞물려 발전했다. 조선은 일제 강점기 이전부터 외세의 침략에 대응하기 위해 근대화를 시도했으며,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는 최초의 선교사 병원이 탄생했다”며 “이에 따라, 1910년 이전 한국의 근대성은 식민지 근대성과 일부 공통점을 가지지만, 독자적인 발전 과정을 거쳤다는 점에서 구별되어야 한다. 조선 정부와 민중은 1876년 개항부터 1910년까지 저항과 묵인 외에도 또 다른 선택지를 가질 수 있었으며, 조선의 유교적 국가 운영 원칙 속에서도 근대적 의료 개념이 형성될 수 있는 기반이 존재했다”고 했다.

이어 “한국 개신교 선교는 의료 선교사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선교 병원의 설립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는 세계 선교 의학의 역사에서도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며 “한국 선교 의학은 단순한 병원 설립을 넘어 한국 개신교의 토대를 마련하는 역할을 했다. 초기 한국에서 서양 의학을 접할 기회는 의료 선교사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이로 인해 기독교와 생의학은 긴밀한 관계를 형성했다. 이는 기독교 복음주의와 근대화 프로젝트가 결합된 형태로, 최종적으로 혼종성(hybridity)을 띠게 되었다”고 했다.

또한 “선교 의학은 세속 의학과 차별점을 가진다. 세속 의학이 집단 병리학의 민족적 모델을 지향하는 반면, 선교 의학은 개인의 죄와 질병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다”며 “이를 통해 개인이 기독교적 정체성을 형성하고, 종교적 의무를 수행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했다. 선교 의학의 궁극적인 목적이 복음화와 분리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고 했다.

더불어 “한국에서 의료 선교는 개인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서구 열강이 사회 전체를 통제할 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던 한국적 상황 때문이었다”며 “이에 따라 선교는 개인을 대상으로 위생 개념, 절대 금주, 영적 청결 등을 강조하며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특히, ‘더러운’ 과거와 ‘깨끗한’ 삶 사이의 단절을 강조하는 점이 중요한 특징이었다”고 했다.

그는 “의료 선교사들은 식민 권력과 협력하여 영토를 직접 식민화하지 않았으며, 개종과 문명화를 자신의 의무로 여기며 독자적으로 활동했다”며 “선교사들은 자신들이 활동한 지역의 ‘원시성’을 강조하며, 자신들만이 해당 공동체를 기독교로 이끌 도덕적·지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식민지 지역에서 근대성으로의 개종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그중에서도 청결은 가장 강력한 변화의 요소로 작용했다”고 했다.

아울러 “선교 의학이 지향한 기독교적 개종은 단순한 종교적 변화가 아닌, 새로운 의학과 신체·정신 이론, 청결 개념을 포함하는 근대성으로의 개종을 의미했다”며 “이러한 변화는 근대적 주체성의 형성을 통해 가능했으며, 이는 현대 한국의 의료 체계와도 본질적인 연결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 외에도 △백인기 회장(한국누가회 회장, 선교부 이사)이 ‘한국누가회 40년 역사를 통해 본 한국 의료선교’ △김창환 교수(인하대 의과대학 재활의학과, 한국누가회 선교부 이사장)가 ‘마다가스카르 지구병원 기본 외과의사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바라보는 의료 선교전략’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고, 정기묵 교수(장신대)가 논찬했다.

백인기 회장은 “누가회는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기독의대생들의 캠퍼스 복음화와 의료 선교의 열망으로 시작한 공동체”라며 “누가회는 의료라는 전문성,회원 가입의 개방성,그리고 사역실천의 자발성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누가회는 한국사회에서 그리스도의 주되심을 인정하고 선포하면서,국내 및 세계 민족과 열방가운데서, 의료사회라는 전문화된 영역과 그들이 함께 살아가는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기 위해 공동체를 이루어, 45년의 역사 가운데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여기까지 왔으며, 앞으로도 이어질 역사 가운데서도 그 목적을 위해 하나님께서 누가회를 사용하실 줄 믿는다”라고 전했다.

김창환 교수는 “마다가스카르 지역의사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는 지역사회 병원에 최적화된 기본외과-산부인과 의사배치를 위한 훈련 모델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며 “이 과정에서 현지 정부의 리더십과 훈련자들의 능력이 배양되었으며, 배출된 인력은 성공적으로 기본 수술을 감당할 수 있는 자격과 실력을 갖추었음을 입증했다”고 했다.

또한 김 교수는 “훈련프로그램을 통해 대다수 국가에서 실제로 부족한 기본외과의료를 감당할 수 있는 성공 사례로서 보급되어 불필요한 죽음을 막아내고 사회적 신뢰와 안전을 보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국선교신학회·한국누가회 공동학술대회 개최
패증정식 사진. ©한국선교신학회 제공

한편, 이날 한국선교신학회 신입회원 소개 및 패증정식이 진행됐다. 2025년 한국선교신학회 임원으로는 ▲회장 김칠성 교수(목원대학교) ▲1부회장 허 준 교수(한국침례신학대학교) ▲2부회장 조해룡 교수(주안대학원대학교) ▲총무 전사하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 ▲부총무 이병성 교수(서울신학대학교) ▲서기 홍승만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편집장 이선이 교수(호남신학대학교) ▲회계 왕은희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감사 김아영 교수(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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