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는 30일 서울 서대문구 총회본부 대회의실에서 ‘제110회 총회 목회자 최저생계비 공청회’를 열고 목회자 생계 문제의 구조적 원인 진단과 제도적 대안을 논의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목회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개교회의 책임이나 개인의 헌신 문제로 치부하던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 총회와 노회가 함께 책임지는 ‘참여소득’ 기반의 소득 보장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주제강연에 나선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국교회 목회자가 처한 경제적 현실과 구조적 원인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했다.
정 교수는 “과거와 달리 목회자가 과잉 공급되어 교회 수의 증가율을 목회자 수의 증가율이 앞질렀다”며 “교회 성장이 멈춘 상태에서도 신학교 정원이 줄지 않아 목사 후보생이 넘쳐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개신교의 쇠퇴와 개교회주의를 목회자 빈곤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정 교수는 “개교회의 숫적 성장이 마치 목회의 성공인 양 여겨지고 배타적 신앙이 개교회주의를 부추겨 왔다”며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형교회들이나 교단에서 주변의 작은 교회의 현실에 대해 나 몰라라 한다면 작은 교회들은 더욱 어려운 궁지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 교수는 “목회자라도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수준의 경제적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이 문제는 개인의 능력으로 해결될 수준이 아니라 한국 교회의 구조적인 문제이므로 모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극복 방안으로 정 교수는 ▲공교회성 회복 ▲교단 차원의 사례비 기준 마련 ▲신학교 정원 조정을 통한 목회자 수급 조절 ▲신중한 교회 개척 ▲목회자 이중직의 현실적 수용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등 공적 제도의 활용 등을 제안했다.
이어 발제를 맡은 정용택 목사(총회 목회자 최저생계비 연구 특별위원회 전문위원)는 목회 활동의 사회적 가치를 재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기장형 목회자 참여소득’ 모델을 제안했다.
정 목사는 “자발적으로 선택한 청빈과 구조적으로 강요된 빈곤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목회자에게 가난을 미덕으로 요구하면서 정작 교회 공동체가 생계와 노후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청빈의 신학이 아니라 책임 회피의 논리”라고 명시했다.
그는 목회 활동을 단순 종교 행위에 국한하지 않고 교육, 돌봄, 상담, 지역사회 봉사, 사회적 약자 옹호, 생명·환경 활동 등을 포함하는 사회적 가치 활동으로 정의했다. 이에 따라 “목회자 참여소득이란 교회와 지역사회 안에서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목회 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목회자에게, 교회 공동체가 그 활동의 가치를 인정하여 일정한 소득 기준선까지 부족분을 보충하는 교단적 소득 보장 제도”라고 정의를 밝혔다.
정 목사가 제안한 소득 기준선은 1단계 최저보장선으로 ‘해당 연도 최저임금 월 환산액(2026년 기준 월 2,156,880원)’ 및 ‘가구별 생계급여 기준’ 중 높은 금액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개교회가 지급하는 인정 소득이 기준선에 미달할 경우 그 차액을 개교회, 노회, 총회가 각각 분담하여 보충하는 구조다.
제도 정착을 위해 정 목사는 ▲1년차 실태조사 및 기준 설정 ▲2년차 시범 노회 운영 ▲3년차 평가 및 확대 ▲4년차 교단 규정 제도화 ▲5년차 전국 확대 및 사회적 연계로 이어지는 5개년 실행 로드맵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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