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기독일보 DB

◈ 한국행 희망했던 북한군 포로 2명 이송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던 북한군 포로 2명을 최근 한국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붙잡힌 뒤 한국행을 희망해온 두 병사의 이송 사실은 생포 약 20개월 만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공개됐다.

CNN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최근 북한군 전쟁 포로 2명을 대한민국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왜 북한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목숨을 바쳐야 하나”라며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두 병사 가운데 한 명이 생포 당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는 운명이 자신을 죽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북한에서는 사람들을 이런 식으로 키운다”고 말했다. 북한 체제가 주민들의 자유와 선택할 권리를 빼앗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두 병사는 2025년 1월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됐다. 같은 해 2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포로로 잡힌 것은 변절과 같다”며 “우선은 난민 신청을 해서 대한민국에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후 국내 탈북민 단체에 전달한 자필 편지 등을 통해서도 한국으로 귀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 양국 정상, 7월 신병 처리 원칙 합의

북한군 포로 문제는 한·우크라이나 정상 간 논의에서도 다뤄졌다.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7월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이 문제의 해결 방향에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당시 청와대는 두 정상이 “당사자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하여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국 외교부도 한국행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관련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두 병사가 귀순 의사를 밝힌 이후에도 한국행이 성사되지 않으면서 우크라이나 내에서는 한국 정부가 신병 처리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헌법 제3조의 영토 조항에 따라 북한 주민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보는 만큼, 정부가 이들의 한국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번 이송 사실은 한국 정부의 공식 발표에 앞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연설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두 병사를 한국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국내 취재진에 공개 된 우크라이나 북한군 포로 2인.
국내 취재진에 공개 된 우크라이나 북한군 포로 2인. ©영상 캡처

◈ 젤렌스키, 북러 군사협력 비판… 이 대통령은 단계적 핵 문제 해결 제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제공하는 대가로 군사적 이익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은은 그들을 마치 화폐처럼 이용하고 그 대가로 무언가를 얻고 있다”며 “아시아 전역의 국가들은 이미 북한의 향상된 탄도미사일과 크게 발전한 드론 역량을 알아차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024년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병력을 파견했다.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진입한 이후 전선에 투입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최근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에 우크라이나 내 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한 드론 부대도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군의 취약한 부분을 지원하려고 병력을 보냈으며, 북한군 역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제때 처벌받지 않은 전쟁이 계속 확산하면서 악도 함께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단계적 접근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상황에서 비핵화를 목표로 삼는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을 것”이라며 “별다른 실효성이 없는 제재와 추가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 중단을 맞바꾸는 것은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한반도의 오래된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선 북측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중단시키고, 중기적으로 축소를 거쳐, 장기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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