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지도자들에게 닥친 심판의 경고"(이사야 28:14-22)

이사야 28:14-22는 임박한 위기 상황 가운데서도 여호와를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안전을 확보하려는 예루살렘의 지도자들에게 다가온 엄중한 심판의 경고를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여호와를 의지하지 않는 자들이 결코 심판을 피할 수 없음을 알리는 한편, 교만에서 돌이켜 여호와를 의지하는 것만이 유일한 구원의 길임을 가르치고 있다.
먼저 14-15절에서 이사야는 예루살렘의 지도자들을 "오만한 자들"이라고 부르면서, 여호와의 말씀을 멸시하는 그들의 모습을 고발한다(사 28:9-10 참조). 지금 그들은 폭풍우("휘몰아치는 채찍"; 개역개정: "넘치는 재앙")로 인해 물이 넘치듯 온 땅에 몰아닥칠 여호와의 심판 앞에 놓여있다(15, 22; 사 8:7-8 참조). 그런데 어리석게도 그들은 스스로 피난처에 숨어있으므로 안전하다고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사망-스올과 더불어 폐할 수 없는 언약을 맺었기 때문에, 죽음이 그들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착각은 두 가지 이유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첫째로, 그들이 여호와께서 임재하시는 시온에 거주하기에 결코 망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다(시 48:1-8; 렘 7:4 참조). 둘째로, 히스기야 왕이 동맹을 맺은 애굽이 앗수르의 위협으로부터 유다를 건질 것이라는 기대이다(사 30:1-7 참조).
그러나 여호와께서는 그들의 피난처, 그들이 숨은 곳이 "거짓"과 "허위"에 불과하며 그가 계획하신 철저한 심판에서 결코 그들을 지켜주지 못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하신다. 마치 폭풍우가 몰아쳐 모든 것을 파괴하듯이, 여호와께서 그들이 숨은 피난처를 파괴하심으로 말미암아, 그들이 사망-스올과 맺은 언약을 무효로 만들어 버리실 것이다(17-18). 여호와께서 그의 "휘몰아치는 채찍"을 "아침마다," "밤낮으로" 휘두르실 것이고, 그러실 때마다 매번 죄인들의 목숨을 취하실 것이므로, 여호와의 심판의 소식은 극심한 공포를 가져올 것이다(19-20). 그뿐 아니다. 브라심 산에서(삼하 5:17-20) 그리고 기브온 골짜기에서(수 10:12-14) 이스라엘의 대적에게 진노를 발하셨던 여호와께서 이제 자기 언약 백성을 대적삼아 진노의 심판을 행하실 것이다(21).
그렇다면, 오만한 예루살렘의 지도자들이 취해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 이사야는 두 가지로 그들을 권면한다. 첫째로, 여호와께서 온 땅을 심판하실 날이 임박함을 깨닫고 오만하게 굴지 말라(22). 둘째로, 여호와께서 이루실 회복을 소망하며 믿음을 가지라(16). 언약 백성의 소망은 여호와께서 "한 돌," "시험하는 돌," "단단히 고정된 소중한 모퉁이 돌"을 기촛돌로 삼고, "정의"와 "공의"를 각각 측량줄과 저울추로 삼아 시온을 재건축하시겠다는 약속에 근거한다. 이 약속의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는 것만이 유일한 구원의 길인 것이다.
본문에 경고된 심판은 일차적으로 앗수르의 침략으로 인한 유다 땅의 황폐와 바벨론의 침략으로 인한 예루살렘의 멸망을 통해 성취되었다. 또한 시온을 다시 재건축하시리라는 약속도 제2성전의 건축을 통해 제한적으로 성취되었다. 그러나 본문의 경고와 약속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온전히 성취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시온의 기촛돌이자 참된 성전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를 믿고 의지하는 자들에게는 구원과 안전을 주셨지만(롬 10:11; 엡 2:20-22; 벧전 2:4-6), 그를 믿지 않는 자들은 영원한 심판에 처하게 하셨다(롬 9:32-33; 벧전 2:7-8).
그렇다면 기촛돌 되신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성전으로 지어져가는 성도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먼저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하나 되어 서로를 세워가며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도록 힘써야 하겠다(엡 4:1-16). 더 나아가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온전히 드러내신 정의와 공의가 넘쳐흐르는 성도 개인의 삶과 교회의 모습을 갖추어, 살아있는 믿음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야 하겠다(약 2:14-26; 요일 3:16-24). (계속)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