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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군인과 경찰이 17일(현지시간) 카이로 람세스 광장 인근의 파테 모스크(이슬람 사원)로 피신한 수백 명의 시위대를 모두 해산했다고 일간 알아흐람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이집트군은 이날 오후 수니파 최대 종교기관 알아즈하르의 중재로 파테 모스크 안에 있는 시위대를 해산하고 사원 전체를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집트 국영TV는 군경이 확보한 퇴로로 다수 여성의 시위대가 나오는 장면을 중계했다.

또 군경이 모스크를 장악하기 전 모스크 첨탑에 있는 시위대와 군경이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이 TV 카메라에 잡혔으나 사상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한 목격자는 "군인과 경찰이 모스크 안에 있는 수십 명의 시위대를 붙잡아 수송 차량에 태우고 떠났다"고 말했다.

앞서 군경은 전날 밤부터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 시위대 700명이 피신한 파테 모스크를 전면 포위한 채 진입을 시도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보도했다.

시위대는 람세스 광장에서 군부 반대 집회를 하다 군경의 진압을 피해 인근의 파테 모스크로 들어간 뒤 정문 입구를 책상과 의자 등 각종 집기류로 막은 채 군경과 대치했다. 이 모스크는 다친 시위대를 치료하는 야전병원으로도 이용됐다.

이집트 정부는 이번 사건 이후 모스크가 시위대의 은신처와 무기 보관소로 이용될 수 있다며 카이로의 주요 모스크를 봉쇄하라고 명령했다고 한 보안 소식통은 말했다.

이집트 보건부는 전날 전국에서 군경과 시위대가 충돌해 하루 동안 173명이 숨지고 133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당시 모하메드 모르시 지지 세력이 람세스광장 등 곳에서 시위를 벌인 가운데 군경이 강경 진압하면서 최소 95명이 사망했고, 하루 동안 1004명의 형제단 조직원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형제단의 영적 지도자인 모하메드 바디에의 아들 아마르 바디에(38)도 람세르 광장에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하젬 엘베블라위 이집트 과도 정부 총리는 무슬림형제단 법적으로 해산하는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형제단이 성명을 통해 분노의 '분노의 금요일' 시위 종료를 선언하면서 앞으로 매일 반(反) 쿠데타 집회를 벌일 것이라고 전하면서 이집트가 '제2시리아'될 혼란이 장기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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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유혈사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