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화와 기독교
도서 「개인화와 기독교」

2013년 론칭한 〈나 혼자 산다〉가 2025년에도 여전히 시청률 전체 1위를 달릴 만큼 인기 있는 프로그램인 것처럼, 대한민국 1인 가구수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6년 27.9%에서 시작해서 매년 1.1% 안팎씩 증가하여, 2023년 기준 35.5%에 달한다. 사회적 의식도 많이 바뀌었다. 예전엔 1인 가구 하면 안타깝게 생각했으나, 현재는 너무나도 당연하고 흔한 현상이 되었다. 몇몇 사람은 여전히 나홀로족은 혼자 살고, 혼자 먹고, 혼자 술을 마시고, 혼자 여가 생활을 즐기는 라이프스타일만 고집한다고 알려졌지만, 나홀로족은 스스로 외톨이라는 생각조차 없다.

저자 임희숙 작가는 이 책에서 이러한 나홀로족이 자발적 선택인지, 어쩔 수 없는 선택인지 파악하는 것보다 그들은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자기를 중심에 놓고 자기를 우선시하는 가치관의 사람인지, 자주적인 사람인지, 그걸 넘어서 자기애가 넘치는 나르시시스트까지 이를 수 있다고 한다. 나홀로족이 과연 사회에서 공동체적 결속을 유지할 수 있을지, 나홀로족 문화와 멘탈리티 확산에서 교회와 사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저자는 책 속에서 “도시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시민의식은 개인의 자기의식이 좀 더 분명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했다. 개인이 자기의 주체성을 내세우려고 시도한다는 것은 화가들이 그림 한구석에 자기 모습을 그려 넣거나 사인을 적어 넣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아마 중세 후기에 개인의 자기의식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 주는 결정적인 실례를 꼽으라면, 그것은 알프레히트 뒤러(Albrecht Durer, 1471~1528)의 자화상들일 것이다. 뒤러는 르네상스 회화와 조각을 독일에서 구현한 화가이자 판화가이자 조각가였으며 자화상을 그리는 화가로 유명했다. 그는 예술의 역사에서 자기 모습을 충실하게 재현하고 그러한 재현 작업을 주기적으로 반복한 최초의 화가로 알려져 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모피 코트를 입은 자화상>은 앞을 똑바로 응시하는 자기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 이전과 당대의 예술 작품들 가운데 자기 자신이 다른 사람과 세계를 바라보는 중심이라는 것을 그 자화상보다 더 또렷하게 보여 주는 작품은 없다”고 했다.

이어 “독일에서 가족의 해체는 남성중심주의와 가부장주의의 해체와 같은 궤도 위에서 일어난 일이다. 독일에서 여권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꾸준히 신장했고,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참여하고 자주적으로 생활을 꾸릴 기회가 증가함에 따라 여성들을 결혼과 가족의 울타리 안으로 끌어들이고 그곳에 묶는 힘은 약화하였다. 그것은 독일 사회에서 혼인율 저하와 이혼율 상승, 출산율 저하와 여성의 경제활동 인구 비율 증가 등의 현상에서 엿볼 수 있다. 이를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950년부터 1960년까지 인구 1천 명당 혼인한 커플은 평균 9.5 커플이었지만, 1968년에는 7.3 커플로 떨어졌고 그 이후 그 수는 계속 줄어들다가 독일 통일이 이루어진 1990년에는 6.5 커플, 신자유주의적 복지 축소가 일어난 2004년 이후 현재까지는 평균 4.6 커플에 지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홀로족 문화와 멘탈리티가 일단 확산한 이상, 그 추세를 되돌려서 나홀로족이 등장하기 이전의 사회로 돌아가려는 기획은 의미가 없다고 보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스마트한 이기주의를 확립하는 게 마땅하다고 본다. 그들은 이미 많은 사람이 나홀로족으로 살아가면서도 끊임없이 남을 의식하는 태도와 행위에 사로잡혀서 정작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그들은 그 나름의 해법들을 제시한다. 그 해법들을 담은 책들은 학술적인 책들이라기보다는 대개 자기계발서 장르의 책들이다. 자기계발서 저자들이 제시하는 해법들은 그 저자들이 겨냥하는 독자층에 따라 조금씩 강조점이 다르지만, 그 내용은 거의 대동소이하다. 각자 자신의 삶을 주권적으로 형성하고 자기실현을 하기 위해 자기에게 집중하라는 것이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한국에서 나홀로족 문화와 멘탈리티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은 주로 마케팅을 위시한 소비 영역에서 많이 나오고 있고 사상의 영역에서는 매우 드물다. 개인을 중심에 놓고 개인을 우선시하는 나홀로족의 멘탈리티는 언뜻 마광수가 한국에서 최초로 명료한 언어로 제시했던 주권적 개인의 멘탈리티와 흡사해 보인다. 그는 개인이 집단에 앞서고 관습과 통념에 저항하면서 생각하고, 그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개인주의자의 덕목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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