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동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정부와 교회의 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우간다와 탄자니아 정부가 최근 교회와 종교기관을 국가 발전과 사회 통합의 핵심 파트너로 평가하며 협력 강화를 강조하면서, 일부 성직자들은 여전히 정부의 인권 문제와 민주주의 후퇴를 비판하고 있어 긴장감도 이어지고 있다고 5월 1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탄자니아와 우간다 지도부는 공개 석상에서 교회가 사회 안정과 도덕성 유지, 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오랫동안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이어져 온 독특한 관계를 다시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교회는 국가 권력과 협력하는 동시에 정치 권력을 감시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해 왔다.
탄자니아의 므위굴루 은쳄바 총리는 이링가 지역에서 열린 탄자니아복음루터교회 예배에 참석해 “종교기관은 도덕성과 사회 통합을 강화하는 핵심 축”이라고 말했다.
은쳄바 총리는 “교회는 평화와 질서, 사회적 연대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가 발전을 위해서는 공동체의 단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자원 경쟁 심화와 외부 세력의 영향력이 공동체 갈등을 키울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민들의 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탄자니아 정부는 최근 경제 불안과 사회 양극화 우려 속에서 종교기관의 사회적 영향력을 더욱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간다에서도 비슷한 메시지가 나왔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최근 교회 행사에서 정부와 교회가 오랜 기간 함께 사회 변화를 이끌어왔다고 평가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교회는 단순히 복음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과 의료, 경제 발전에도 기여해 왔다”며 “많은 공동체가 빈곤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교회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가 신자들에게 생산성과 경제적 자립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간다 대통령실도 관련 발언을 공개하며 정부와 교회의 협력 관계를 부각했다.
정치 권력 비판해 온 동아프리카 교회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교회는 여전히 가장 신뢰받는 사회기관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정치 양극화와 경제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정치권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면서 교회의 영향력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정부와 교회의 관계는 항상 우호적이지만은 않았다. 우간다와 탄자니아에서는 성공회와 오순절교회, 가톨릭 지도자들이 민주주의와 인권, 정치적 자유 문제를 놓고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우간다에서는 은퇴한 성공회 주교 잭 니링기예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는 정치적 혼란과 논란이 이어졌던 시기에 무세베니 정부를 강하게 비판한 종교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니링기예 주교는 정부 관계자들이 성직자들의 정치 개입을 문제 삼자 “교회 역시 사회 정의와 정치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낼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성공회 주교들도 야권 정치인과 정치범에 대한 정부 대응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올해 초 우간다 주교들은 정치 경쟁을 범죄처럼 취급해서는 안 된다며 야권 인사들의 석방을 촉구하기도 했다.
우간다 교계는 선거 폭력과 시민 자유 제한 문제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우려를 제기해 왔다. 이전 선거 기간에는 야권 지지자들에 대한 강경 진압과 표현의 자유 제한 움직임을 비판하며 정부를 향해 경고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일부 교회 지도부가 정치 권력과 지나치게 가까워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치인들의 교회 헌금과 발언이 반복되면서 일부 종교 지도자들이 정부 비판에 소극적으로 변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탄자니아·케냐에서도 교회와 정치 갈등 이어져
탄자니아에서는 존 마구풀리 전 대통령 시절부터 정부와 종교 지도자 간 긴장이 더욱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사미아 술루후 하산 대통령 체제에서도 갈등은 형태만 달라졌을 뿐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탄자니아 정부는 오순절 설교자이자 정치인인 조셉트 과지마와 연관된 교회를 등록 취소했다. 과지마는 인권 침해와 강제 실종 의혹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당국은 해당 교회가 종교단체 운영 규정을 위반했다고 설명했지만, 비판자들은 정치적 의도가 반영된 조치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과 정치 관측통들은 동아프리카 교회가 정부와 협력하면서도 동시에 사회적 도덕성과 공공 책임을 지키려는 어려운 균형 위에 서 있다고 분석한다.
케냐에서도 최근 교회와 정치의 관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케냐교회협의회(NCCK)는 정치인들이 예배 시간에 교회를 정치 무대로 사용하는 것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협의회는 최근 정치 지도자들이 교회 집회를 이용해 상대 진영을 비난하고 신자들 사이 갈등을 조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냐 교계는 이번 조치가 예배 공간의 거룩함을 지키고 교회 내부 정치 갈등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제단은 정치 논쟁의 공간이 아니라 기도의 장소라는 점을 회복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교회는 여전히 민주주의와 공동체 중심”
2025년 케임브리지대 출판부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 여러 국가의 교회는 민주주의 제도 수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가마다 교회의 영향력과 정부에 맞서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동아프리카 각국 정부는 여전히 교회를 평화 유지와 국가 정체성 형성에 중요한 파트너로 공개 평가하고 있다.
현지 주민들에게 교회는 단순한 예배 장소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공동체 조직과 사회적 연대, 정치적 대화와 공공 감시 기능까지 수행하는 중심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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