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교회의 영성회복과 새로운 부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변혁이 필요하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변혁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할지 답할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은 것은 우리를 더 안타깝게 한다.

기독일보는 교회 안의 모든 문제는 성경을 바르게 보지 못하고, 또 이를 삶 속에 제대로 접목하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다고 보고, 바른 신앙이 무엇이며 현재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기 위해 '한국교회 회복, 신학에서 답을 찾다'는 주제로 신학회 및 신학자들을 찾아 연속 인터뷰를 진행한다. <편집자 주>

한국의 신학(神學)은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 극명한 대립 양상을 보여왔다. 특히 한국 장로교회의 분열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 되면서 '신학이, 신학 본연의 모습을 다시 찾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칼바르트학회장 김재진 목사가 칼 바르트의 육성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를 소개하고 있다. ©채경도 기자

한국칼바르트학회 회장인 김재진 목사(섬김의교회, 케리그마신학연구원장)는 "중세 가톨릭의 부패(腐敗)로부터 변혁을 외치며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가 종교개혁에 나섰듯 20세기 다시 '하나님 말씀'으로 되돌아 갈 것을 역설한 칼 바르트(Karl Barth)의 신학이 건재하는 한 희망은 있다"고 강조한다.

서재에서 만난 김 회장은 인터뷰 시종 바르트의 '말씀 중심의 신학'에 대한 강한 확신과 자긍심이 넘쳤다.

김 회장은 "20세기 가장 유명한 신학자 칼 바르트의 신학이 한국에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보다도 편협한 교파주의자에 사로잡힌 신학자들에 의해서 바르트의 신학이 왜곡되게 소개되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근본주의에 가까운 한국의 소위 '보수주의' 신학자들은 미국의 한 신학교 교수의 바르트 신학 해석을 맹종해 바르트의 신학을 19세기 '자유주의 신학'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바르트의 전기를 보면, 학창시절과 자펜필에서 목회할 때, 1년간 스위스 사회민주당에 가입한 적은 있다. 그러나 바르트는 곧바로 스스로 자신의 지난 날의 신학을 반성하고 사회민주당에서 탈퇴했다"며 "그리고 그의 생애 동안 줄 잡아 3번씩 자신의 신학적 특성을 변경하여 마침내 그의 주저인 '교회 교의학(Kirchliche Dogmatik)'을 저술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러므로 바르트의 신학을 평가함에 있어서, 그가 한 순간 심취했던 그의 스승 빌헬름 헤르만(W. Herrmann)의 자유주의 신학적 특성에 따라 그의 신학을 평가하는 것은 그의 신학을 제대로 모르는 데서 기인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칼바르트학회 김재진 학회장은 한국 신학자들의 무지로 인해 칼 바르트에 대한 선입견이 강하다며, 성경 말씀 중심의 신학을 전파한 그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채경도 기자

그러면서 김 회장은 "내가 바르트의 신학을 '자유주의 신학'이라고 평하는 한 교수에게 '교수님은 자유주의 신학을 어떻게 정의하십니까?' 물었다. 그러나 그분은 '자유주의 신학'이 어떠한 신학인지 제대로 설명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 일화를 전했다.

그렇다면 '자유주의 신학'이란 뭔가.

김재진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19세기 '자유주의' 신학은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믿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지도 않고 예수의 '부활', 예수님께서 행하신 '기적'을 인정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또 예수님이 전 생애를 통하여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를 믿지도 않았으며, 기록된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간주하지도 않는다.

자유주의 신학자들에게 있어서 예수는 단지 한 시대를 살았던 한 '위대한' 도덕적 교사, 선생에 불과하다. 예수님은 우리가 그들 본받아야 하는 위대한 한 인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주장이다.

본론으로 들어가, 한국교회가 직면한 과제는 뭘까?

김 회장은 연세대학교 교수를 지낸 유동식 교수의 말을 빌려 "불교와 유교의 타락이 모두 '샤마니즘' 때문"이며 "한국 기독교가 참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증언'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한국의 기독교에 희망은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한국 교회에는 신학이 없다"고 단언하면서 말을 이었다.

김 회장은 "1970년대부터 민주화 운동과 더불어 '한국기독교장로회'를 중심으로 '민중신학'이 세계에 소개됐다. 그러나 한국정치의 민주화 과정이 끝난 후 '민중신학'은 신학적 특성을 살려가고 있지 못한다"면서 "그리고 이와 동시에 '오순절' 신학이 조용기 목사님의 해외 선교집회를 통해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오순절' 신학역시 단지 교회성장, 치유은사 집회에 집중하고, 성령의 역사를 강조할 뿐 체계있는 신학으로 정립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실상 한국의 교회의 급성장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들은 한국교회를 성장시키고 이끌어가고 있는 '신학'이 무엇이냐고 자주 질문을 한다. 이때에 '이것이 한국사회를 민주화하고 교회를 성장시키는 신학이다'라고 제대로 답변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물론 어떤 구체적인 '형용사'를 붙여서 신학의 특성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신학'의 특성을 이야기한다면 김 회장은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 교파의 여러가지 신학이 있을 뿐, 한국에는 신학이 없다고 밖에는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정체성과 통일성이 없는 신학은 단지 종교적 혼합주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교파의 신학조차도 제대로 목회현장에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며, 심지어 소위 장로교 정통을 주장하는 한 장로교단도 내용은 모두 '순복음' 신학과 예배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자신의 서재에서 칼 바르트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김재진 한국칼바르트학회장. ©채경도 기자

이 같은 현실 때문일까, 김 회장은 한국교회가 교파를 초월해 참된 기독교의 특성을 가진 교회로 성장하려면, 칼 바르트의 '말씀의 신학'에 기초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로 하나님의 말씀, 즉 '성경'은 모든 기독교 교파가 경전으로 고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성경 말씀으로 되돌아 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면서 "'성경 말씀의 신학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예수 그리스도'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로 돌아간다'는 것은 또한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교회가 '하나님 말씀의 신학' 위에 서 있을 때 이것이 교회사적으로는 '종교개혁 신학'을 회복하는 것이요, 성경신학적으로는 '성경(성서)에 기초한 신학'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며, 조직신학적으로는 그리스도의 신학으로 새롭게 되는 것이며 선교신학적으로 보면 '성령에 인도함을 받는 교회'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김 회장은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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