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교회의 영성회복과 새로운 부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변혁이 필요하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변혁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할지 답할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은 것은 우리를 더 안타깝게 한다.

기독일보는 교회 안의 모든 문제는 성경을 바르게 보지 못하고, 또 이를 삶 속에 제대로 접목하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다고 보고, 바른 신앙이 무엇이며 현재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기 위해 '한국교회 회복, 신학에서 답을 찾다'는 주제로 신학회 및 신학자들을 찾아 연속 인터뷰를 진행한다. <편집자 주>

기독일보는 최근 기독교학술원 원장 김영한(66) 박사를 만나 한국교회의 갱신과 발전을 위한 제언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기독교학술원은 어떤 곳인가? 

기독교학술원 김영한 원장   ©오상아 기자

"기독교 학술원은 개혁주의 영성을 신학적으로 정립하고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 각종 세미나와 포럼을 통해서 설교와 목회에 새로운 비전을 갖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대표로는 차영배 전 총신대 총장이 있고, 이사장으로는 반도중앙교회 이영엽 목사가, 고문으로는 방지일 목사를 비롯 박봉배 이장식 조종남 민경배 김명혁 박사가 있다.

그 외에 오영석 정일웅 김홍기 박종천 오성춘 이상직 심창섭 신현수 강승삼 권호덕 오성종 현요한 원종천 등 신학대 총장들과 부총장들, 신대원장들과 교수들 그리고 손인웅 이수영 이정익 김경원 박종화 이영훈 송기성 목사 등 한국 대표적 목회자들이 연구위원으로 있어 중요한 신학적 문제들에 대해 발표하고 글을 쓰고 있다"

- 한국교회의 현 상황을 진단한다면 어떤가? 그리고 회복과 재부흥을 위한 제언이 있다면?

"한국교회는 오늘날 우리 사회로부터 공인받은 제도적 종교로서 자리를 잡았다. 이것은 초창기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높은 경륜과 신앙 속에서 개화기의 우리 사회를 보다 높은 가치관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의 한국교회는 2010년 이래로 지도자들을 잘못 만나 교권싸움만을 하고 사회와 교회를 바르게 섬기기보다는 자기의 명예와 권력추구를 도모하고 있다. 그리하여 한기총이 분열이 되고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지도자들이 초심으로 되돌아와 겸허하고 하나님 앞에서 추한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고 모든 교권을 내려놓고 분열된 연합기관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 은퇴 후 한국교회와 학계를 바라보시는 시각이 은퇴 전과 다르실 것 같다. 어떤가?

"오늘날 한국교회나 학계의 후예들은 선배들보다 못하지 않나 생각된다. 먼저 가신 선배들의 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저들이 남긴 아름다운 일들을 이어가는 정신이 오늘날 젊은이들은 부족한 것 같다. 어른들을 공경할 줄 모르는 세대가 오늘날 젊은 세대다. 그러니 사회가 더욱 대립적이며 전투적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자살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는 것은 교회와 학계가 이들의 사정을 들어주고 돌보아주는 역할을 못해주기 때문이다. 교회 목회자들은 자기 교인들만 돌보려하고 교회바깥에 있는 잃어버린 양들에 대하여 관심이 적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교회는 자기 양들만이 아니라 교회주변의 잃어버린 양들에 대한 목회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자살자들이나 소외자들을 교회가 품어 줄 수 있는 것이다."

- 일전에 21세기 문화의 시대에는 대중문화가 사람들의 세계관에 영향을 준다고 말한 것으로 아는데, '문화신학'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

"문화신학이란 문화를 기독교 신앙으로 해석하고, 기독교 신앙을 우리 시대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인간은 문화적 존재이며, 기독교 신앙 역사 문화적 상황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다. 문화신학의 원형이란 '그리스도의 성육신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영원하신 로고스께서 육신을 입으시고 인간의 문화 안으로 들어오셔서 나사렛 이라는 동네에서 자라나시고 아람어를 쓰시고, 당시 로마시대의 극형인 십자가 형벌을 당하신 사건 자체가 복음의 문화적 표현이라고 말할 수 있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이다. 복음이 오늘날의 언어와 형식으로 표현되기 위하여 문화적 양식을 빌려야 하는데 이러한 적합성을 연구하는 것이 문화신학으로, 오늘날에는 기술과 생태계, 생명, 인권 등이 문화의 중요한 특징으로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 기독교 신앙의 적합성을 드러내어야 한다. 문화신학은 기술, 생태계, 생명, 인권 등에 대하여 성경이 지닌 가치성을 설명해 주는 것이다."

기독교학술원 김영한 원장은 기독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교회가 청년들에 관심을 더 가질 것을 주문했다.   ©오상아 기자

-  신앙과 지성, 복음과 학문의 통합을 위해 일생을 노력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그것은 부족하나마 본인에게 주어진 삶의 과제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고 성경을 읽고 새벽기도를 하면서 기독교 신앙의 변증을 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 마음은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것이다. 그리하여 대학에 들어와 먼저 철학을 공부하고 다음에 신학을 전공으로 했다. 대학시절부터 근 40년 이상 공부했으니 신앙과 지성, 복음과 학문의 통합에 대한 관심과 사명이 큰 것이다."

"대학시절 공부하면서 세계지성의 전당인 하이델베르그 대학에 유학하여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으면 하는 꿈을 가지고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독일 정부 초청장학생 선발시험에 응시하여 1971년 대학 학부 졸업과 동시에 독일에 갈 수 있는 은혜를 주셨다."

- 지난해 은퇴하며 "생명의 신학, 죽음과 영생을 연결하는 신학을 전개할 것이고, 이런 관점에서 교회교의학을 다시 쓰고 싶다"고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신학이란 영생을 추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생명의 신학으로 전개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스도 자신이 영생이시오 생명자체이시니까. 죽음이란 거대한 생명의 한 계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죽음은 영생으로 들어가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교의학이란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깊은 신앙적 체험이 학문적으로 농축되어 형성되는 것이다. 아직도 교의학을 쓰는 길로 가고 있는 과정 속에 있다."

- 학계에서만 34년 헌신하고 숭실대 기독교학 대학원을 설립할 정도로 교육에도 관심이 많은데 기독교 교육이 사회 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겠나? 된다면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싶은가?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은 부족하나마 본인이 숭실대에 34년 봉직하면서 이룬 하나의 자그만 공든 탑이다. 내가 아니라 주님의 은혜다."

"기독교학 대학원은 기독교 세계관, 기독교문화학, 기독교 신학, 기독교 사회학, 목회상담학 등 일반 신학대학원을 나온 목회자들에게 "기독교세계관에 입각한 학문을 연구하도록 하는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통적 개혁신학에 기반한 성경학, 조직신학, 사회학, 문화학, 목회상담학을 연구하도록 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독교 세계관이다. 기독교 세계관이란 성경적 시각으로 이 세상과 신앙과 성경을 보는 안목으로, 신앙이 성숙하면 할수록 기독교 세계관이 넓어지는 것이다."

■ 김영한 박사는…

김영한 박사   ©기독일보DB

김영한 박사는 서울대학교 문리대 철학과와 대학원을 나와,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철학박사 및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8년부터 숭실대 교목실장과 교수로 봉직하다 지난 1998년에는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을 설립하면서 초대원장과 2대, 3대, 5대, 6대 원장직을 수행하는 등 34년 동안 교직생활에 몸담았다.

1982년 기독교학술원과 1996년 한국개혁신학회, 1998년 한국기독교철학회 등을 창립했으며,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회장과 한국기독교철학회 회장, 한국해석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기독교학술원 원장과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신학위원장, 개혁주의이론실천학회인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샬롬나비)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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