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개혁주의이론실천학회 회장

이달 30일 개막하는 WCC 부산총회를 앞두고 개혁주의이론실천학회(회장 김영한 박사)의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샬롬나비)이 보수와 진보진영의 연합을 촉구했다.

샬롬나비는 성명을 통해 "신학적인 입장에서 WCC를 비판하는 입장에 서 있는 교단과 신학자들이 그 신학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개진하고 토론하는 것은 타당하나, 총회개최 반대운동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WCC 부산총회를 계기로 WCC가 보다 온전히 종교개혁적인 노선으로 돌아서도록 학문적인 토론을 하고, 더 나아가서 WCC 부산총회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WCC를 찬성하는 진보진영과 반대하는 보수진영은 서로 자신의 입장을 반성하고 상대방의 비판을 겸손히 받아들이는 대화와 소통의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샬롬나비는 "진보진영은 WCC 안에 있는 비성경적이고 종교개혁적인 전통에 반하는 신학적인 입장에 대한 보수진영의 비판을 겸손히 수용하고, 보수진영은 WCC가 세계의 평화와 정의를 위한 노력과 다양성 속의 일치추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겸손과 사랑의 정신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 남북의 분단과 갈등, 보수와 진보의 이념적인 갈등과 분열의 질병을 앓고 있는 한국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먼저 둘을 하나로 만드시는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나아가 분열된 국가와 사회를 화평케 하는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WCC 부산총회 개최를 앞두고 보수와 진보진영의 연합을 촉구한다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WCC) 제10차 총회가, 2013년 10월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한국의 부산에서,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God of Life, Lead Us to Justice and Peace, 사 42:1~4)"라는 주제 아래 개최된다.

WCC는 194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조직되어 '일치'(Unity), '공동증언(Common Witness), '기독교 봉사'(Christian Service)란 세 가지 목표를 가지고 활발하게 활동해 오고 있는 세계적 교회연합기구이다. 한국에서는 기독교대한감리회, 대한성공회,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한국기독교장로회 등 4개 교단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한국 장로교회는 1959년 WCC를 비성경적인 에큐메니컬 운동으로 규정하고 반대한 합동측과 이를 찬성한 통합측으로 분열된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번 WCC 부산총회 개최를 앞두고, 합동측이나 고신측과 같은 보수적인 장로교단이 WCC를 비판하고 총회개최를 반대하면서, 이전의 분열이 재연되고 있다. WCC에 가입된 진보진영은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향한 자신들의 노력을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요 17:21) 라는 그리스도의 비전에 따르는 것이라고 본다면, 보수진영에서는 WCC가 성경의 진리 가운데 에큐메니즘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교리를 묻지 않고 기구적인 연합과 일치만을 추구하는 심각한 오류에 빠져 있다고 비판한다.

교회가 진리 안에서 일치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성경과 바른 교회의 전통에서 벗어나서 연합과 일치를 추구하는 것은 교회의 정체성을 상실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WCC를 찬성하는 진보진영은 WCC가 성경과 복음적 진리를 떠나 있지 않은지에 대해서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 WCC는 사회봉사와 타종교와의 대화를 추구하다가 진리를 위협하는 입장에 기울어져 있음을 본다.

특히 WCC 공식문건인 1990년의 「바아르 성명서」는 인류공동선을 위한 타종교와의 대화를 넘어서, 그리고 타종교 안의 하나님의 섭리적인 현존을 넘어서, 타종교 안의 구원적인 현존을 말함으로, 교회 밖에서의 구원의 가능성을 열어놓아, 오직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에 이른다는 종교개혁적 신앙을 훼손하며, 종교다원주의로 기울어진다는 의심을 받게 되었다. 오늘날 서구교회가 종교다원주의로 인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교회 안에서까지 종교다원주의는 용납될 수 없다.

"다른 이로써는 구원을 받을 수 없나니"(행 4:12)이라고 말씀한 대로, 예수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구원의 길이다. 종교개혁자들은 행위구원을 말하는 중세 가톨릭과의 분열을 복음적 진리를 위한 것으로 이해했고, 이 입장은 우리가 지켜야 할 유산이다. WCC는 보수진영의 거룩성과 진리를 향한 열정과 비판을 수용하여, 성경진리와 종교개혁의 전통을 위협하면서까지 일치와 봉사를 추구한 것으로부터 돌이켜야 한다.

그러나 교회는 진리와 거룩함을 추구하는 것과 함께 동시에 연합과 일치를 추구해야 한다. 다른 의견을 가진 자들을 존중하면서 공동의 일을 모색해 나가려는 WCC의 원칙과 태도는 이 시대의 요청이기도 하고, 다양성 속의 일치를 말하는 교회의 본질에 부합하다. 중요한 사실은 진리 안에서의 일치란 보수진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교리적인 일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칼빈은 말씀의 바른 선포와 성례의 순수한 집행을 교회의 연합의 조건으로 두면서, 모든 교리의 조항이 동일한 중요성을 지닌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비본질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분리를 일삼으며 가시적인 연합을 부정하는 재세례파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고, 비본질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관용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다른 교회들이 성경을 정경으로 인정하고, 사도신경을 함께 고백하고, 그리스도만이 구주라는 등 핵심적 교리들에 동의할 때, 이들이 비록 부차적인 교리의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이들과의 연합을 추구하는 것은 종교개혁적인 유산을 따르는 것이다. 특히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는 오늘날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 한국사회와 세계의 현안들에 대한 교회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함께 물어야 하기에 연합의 노력은 중요하다. 보수진영은 급변하는 시대적인 흐름 속에서 교회의 세계성을 추구하고 다양성 속의 일치를 추구하는 진보진영의 강점을 배우고, 진리의 순수성을 추구하면서 갖게 된 분리주의적인 요소를 극복해야 한다.

한국은 지금까지 남북분단의 고통을 지니고 있고, 한국사회는 계층과 이념과 지역 간에 깊은 갈등과 분열의 고통을 겪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한국교회가 분열의 죄를 인정하고 회개하고 화해와 연합과 일치로 나아가는 것은 깨어진 남북간의 평화와 사회의 통합을 회복하기 위한 결정적인 초석이 될 것이다. 이 점에서 한국교회는 WCC 부산총회 개최를 계기로 다시 드러나는 갈등을 치유하고 교회의 일치라는 주님의 소명을 향해서 나아가야 한다. 보수진영이든 진보진영이든 진리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변증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진리에 대한 인식의 상대성을 인정하고, 다른 입장을 존중하고 비판을 겸손하게 수용하고, 대화와 소통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오늘날 사회는 소통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데 교회는 불통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음은 우리의 부끄러움이다. 보수진영의 진리를 향한 열정과 진보진영의 사회정의와 일치를 향한 열정은 서로 존중하고 배워, 세상을 섬길 우리의 공동자산이다.

교회와 사회의 샬롬을 꿈꾸는 샬롬나비는 WCC 부산총회를 앞두고 다음과 같이 천명한다.

1. WCC 부산총회는 한국교회의 경건성과 성경적 신앙을 세계교회에 알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신학적인 입장에서 WCC를 비판하는 입장에 서 있는 교단과 신학자들이 그 신학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개진하고 토론하는 것은 타당하나, 총회개최 반대운동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오히려 WCC 부산총회를 계기로 WCC가 보다 온전히 종교개혁적인 노선으로 돌아서도록 학문적인 토론을 하고, 더 나아가서 WCC 부산총회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도록 기도해야 한다.

2. WCC를 찬성하는 진보진영과 반대하는 보수진영은 서로 자신의 입장을 반성하고 상대방의 비판을 겸손히 받아들이는 대화와 소통의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 진보진영은 WCC 안에 있는 비성경적이고 종교개혁적인 전통에 반하는 신학적인 입장에 대한 보수진영의 비판을 겸손히 수용하고, 보수진영은 WCC가 세계의 평화와 정의를 위한 노력과 다양성 속의 일치추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겸손과 사랑의 정신을 보여주어야 한다.

3. 한국교회는 이번 WCC 부산총회를 계기로 드러나는 분열의 부끄러운 역사를 청산해야 한다. 연합과 일치는 그리스도의 엄중한 명령이고 한국교회의 분열은 이 명령을 거스르는 죄이다. 남북의 분단과 갈등, 보수와 진보의 이념적인 갈등과 분열의 질병을 앓고 있는 한국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먼저 둘을 하나로 만드시는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나아가 분열된 국가와 사회를 화평케 하는 샬롬공동체로서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2013년 10월 18일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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