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학교 밖 학생 및 홈스쿨링 가정에 대한 과태료 부과 가능성을 언급했다. 의무교육 대신 다른 교육방법을 선택한 학부모들을 처벌 대상화한 발언이란 점에서 다양한 교육적 선택을 존중해야 할 교육행정의 기본 원칙 위배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교육감은 지난 10일 모 라디오 인터뷰 중에 부산 세계로교회가 운영하는 세계로우남기독아카데미를 초중등교육법 위반 사례로 언급했다. 이 시설이 제도권 내 기관으로 인가나 등록이 되어 않았음에도 학교 형태의 전일제운영을 하고 있다며 법적 문제를 제기한 거다.

유독 우남기독아카데미를 문제 삼은 배경은 “의무교육을 받아야 할 초등학생 또래 아이들에게 도 넘은 이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지적한 데서 드러난다. 손현보 목사가 “이승만과 미국을 싫어하는 사람은 좌파”라고 한 발언을 콕 찍은 거다. 이게 문제라면 전교조 교사들이 6.25를 북침이라 가르치고, 동성애·퀴어 친화교육을 하는 것부터 시정하는 게 옳다.

김 교육감은 우남기독아카데미에 대해 시설 폐쇄 및 수사 의뢰할 생각이라고 했다. 여기까지는 단순히 법적 절차를 언급한 것으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 문제는 아이들을 정규 학교에 보내지 않고 이런 교육시설에 맡긴 학부모들 모두 법적 책임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한 부분이다. 듣기에 따라 겁박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어 보인다.

이 발언에 대안교육학부모연합이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많은 학부모들이 공교육을 떠나는 이유가 법을 무시하거나 사회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자녀에게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선택인 점을 강조했다. 오늘 공교육이 처한 현실에 비춰볼 때 김 교육감의 발언은 다양한 교육적 선택을 존중해야 할 교육행정의 기본 원칙에서 벗어났다는 거다.

사실 학부모들이 대안학교 또는 홈스쿨링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학교폭력 등으로 인한 교실 붕괴, 생활지도 약화에서 오는 불안에서 벗어나 자녀들에게 정서적으로 안전한 학습권을 보장하려는 데 있다. 이런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학교 밖 교육을 선택한 부모들을 무조건 범죄자 취급하는 건 교육적 해결책이 아니라 위협과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만하다.

학부모들은 김 교육감의 지적이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받을 권리에도 어긋난다고 봤다. 정규 학교과정을 이수하지 못한 이에게 동일한 자격을 주는 검정고시 제도 등을 언급하며 국가 역시 다양한 교육 형태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우리나라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국가가 정한 의무교육 대상이다. 학부모가 정당한 사유 없이 자녀를 취학시키지 않으면 처벌을 받게 된다. 그런데 이건 국가가 국민에게 균등한 교육의 기회를 부여하는 차원이지 처벌은 부차적인 문제다.

의무교육에 법이 ‘정당한 사유’라는 예외 규정을 둔 것만 봐도 교육 선택의 불가피성을 인정한 것이다. 위기에 처한 학교, 흔들리는 공교육의 현실을 도외시한 채 통제와 처벌로 해결하려는 생각부터가 잘못이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