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강남 성은교회에서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회 총회 입법의회 장정개정을 위한 청문회'가 열렸다.   ©기독일보

지난 2003년 진통 끝에 도입된 감독회장의 '4년 전임제'가 다시 2년 겸직제로 돌아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감독회장직을 임기 4년에 교회 담임을 겸할 수 없도한 것은 감독회장의의 위상 회복과 지도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이를 되돌리자는 것.

기독교대한감리회 장정개정위원회(장개위)는 2일 오전 강남 성은교회(담임 김인환 목사)에서 '제30회 총회 입법의회 장정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전날 대전 하늘정원교회에서 열린 1차 공청회에 이어 열린 이날 공청회에서 장개위는 ▲감독제도 개선 ▲본부구조개편 ▲교역자관리 및 은급규정 개편 ▲장정균형구조정리 등 4가지 장정개정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참석자들과 토론을 이어갔다.

본격적인 공청회에 앞서 드린 개회예배에서 장정개정위원장인 김인환 목사는 '부흥'(행2:43~47)이란 제목의 설교를 통해 "참된 부흥을 위해 진정한 회개를 할 것"을 강조했다.

◆ 교회 부흥, 진정한 회개운동이 현실 가운데 일어나야

장정개정위원회 위원장인 김인환 성은교회 목사가 설교를 전하고 있다.   ©기독일보

김 목사는 "'교회성장'이란 말보다 '부흥'이라 부르는 것이 좋다"면서 "1903년 하디의 부흥과 1907년 평양대부흥을 강조하는 이유는 바로 회개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교인들 앞에 무릎꿇고 공개적으로 죄를 고백했고 이것이 불에 휘발류를 부은 격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사학 및 미션스쿨이 선교의 제구실을 못하하는 것과 기감의 공교회성이 약해진 것에 대해서 지적했다. 그는 "감리교회는 다른 교단과 단리 공교회성이 강한 교단인데, 이 거룩성이 문제가 됐다"며 "은급(연금)도 낼만큼 정직하게 내면 해결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특히 "하디 1903 회개운동을 하는데 행사로만 끝나지 말고, 정말 거룩한 회개를 해야한다"고 강조하며 "진짜 하디의 부흥운동이 우리 현실 가운데 일어나야 한다. 부흥은 거기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진 공청회에서는 첫 시간부터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감독제도개선 소위원회 명노철 위원   ©기독일보

◆ 장개위, 영적지도력 확립과 효율성 위해 '2년 겸임제' 도입 필요

명노철 장개위 감독제도개선 소위원회 위원은 '감독·감독회장제도 개선'에 대한 장정개정 방향에 대해 '영적지도력 확립'과 감독회장 예우로 인한 '고비용 저효율'을 저비용 고효율로 전환하기 위해 교회담임과 감독회장직을 겸하는 '2년 겸임제'로 개편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명 위원은 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에 필요한 재정은 모두 입후보자들의 등록금으로만 총당하고 선거 후 60일 이내 재정을 정산해 잔여금은 입후보자에게 균등 반환하는 방향으로 개편할 것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았다.

◆ 참석자들, 문제의 본질과 벗어난 해결책…선거제도를 손봐야

박경량 목사는 "장개위의 제안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아니다'고 말한 뒤 "그동안 감리교회의 갈등 원인은 감독의 권한이나 영향력 문제가 아니라, 선거제도의 문제였다"며 "장개위가 선거방식에 대한 개정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을 폈다.

박 목사는 특히 "감독회장의 권한이 문제라면 권한에 제한을 두면 된다"면서 대부분 교단장 임기가 1년이고 총회장은 명예직이다. 사무총장이나 총무를 두고 있지 총회장은 실권이 없다"고 부연했다.

다른 참석자(목사)도 "영성유지를 위해 겸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이해야 안 된다"며 "겸임은 오히려 개 교회에 상당한 피해를 줄 것이다. 설교준비도 어려울 것"이라고 동의했다.

그는 2년 임기에 대해서도 "2년이면 업무파악도 하기 전에 임기가 끝날 수 있다"며 4년을 줄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까지 신경하 전 감독회장 때 딱 한번 4년 전임제를 실시했을 뿐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심지어는 "2년 겸임은 개악(改惡)이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참석자(장로)는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감독회장을 하려면 자신이 가진 소중한 것을 버리고 전체 감리회를 위해 일할 각오를 해야 하는데, 교회 담임을 겸하는 것은 교권과 명예를 모두 먹기 위한 것"라 주장했다.

예정된 40분을 훌쩍 넘어 1시간 이상 진행된 '감독제도 개선' 관련 안건은 이렇게 일단 마무리하고 두 번째 '본부구조개편에 대한 장정개정 방향 설명'이 이어졌다.

◆ 본부 조직개편은 생산성·효율성에 초점…'팀제'로 전환해 불필요한 인력 감축

지기석 본부구조개편 소위원회 서기는 "감리회 장정에 따라 본부는 정책연구, 연회는 행정지원, 지방은 사업시행을 하도록 구성할 것과 미래지향적으로 창조적, 생산적, 효율적인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개편안을 냈다"고 설명했다.

기존 '국(局)제'에서 '팀(team)제'로 바꿔 부장 등 인원을 대폭 감축했다. 이에 따라 본부조직을 5팀 1실 2사로 개편해 ▲선교팀(6명) ▲교육팀(9명) ▲사회평신도팀(5명) ▲재무팀(6명) ▲자산괴리팀(11명) ▲기획실(8명) ▲출판사(13명) ▲기독교타임즈(5명) 등으로 바꾸고 인원은 104명에서 63명으로 줄일 방침이다. 이 같은 인원 감축으로 향후 예산은 급여에서만 21억 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지 서기의 설명이다.

구조조정 방향으로는 ▲각 팀원 격 번제 선출 ▲교역자 선발·신학훈련·안수 이후 교육 및 수급 조절 담당 부서 설치 ▲감독회장 생활비·활동지원비 정확한 편성 ▲유기적 협력위한 팀장제 운영 ▲본부 5팀 1실 2사로 개편 ▲기독교타임즈와 출판사는 독립채산으로 운영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직개편안에 대해 공청회 참석자들은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 선교 활성화 지원을 위한 전문부서 없다…감리교만 독자적 해외선교기관 없어

한 참석자(목사)는 "단순히 인력감축을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효율성과 전문성을 갖추는데 초점을 두고 구체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다른 참석자는 "상임감사를 둬서 수시로 감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주목되는 발언으로 감리교회의 최대 현안인 교인수 감소, 즉 '선교가 후퇴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었다.

실제 개편안에서는 기존 선교국 인원 12명을 선교팀으로 바꾸면서 절반인 6명으로 줄였다. 이에 대해 장개위 측은 "중복되는 부분을 줄이고 선교팀과 교육팀 등으로 분산했다"고 설명했지만 참석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은퇴를 앞둔 한 원로 목사는 "해외선교를 강화해야 한다"며 "1천여 해외선교사들의 복지와 지원, 관리를 위해 선교국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고, 현재 필리핀 선교사로 있다는 한 목사는 "유일하게 감리회에만 '독자적 해외선교기관'이 없다"며 "(별도의) 해외선교국이 있어 창구가 통일된다면 정책설정과 재정 모두 해결 된다. 개편안은 오히려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연회차원에서 선교사에 대해 관리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의견과 "목회자의 재교육도 선교와 부흥을 위해 중요한 부분인데, 연수원 조직을 통폐합한 것은 잘 못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계속되는 토론은 점심시간도 거른 채 계속됐고, 김인환 장개위원장이 나서서 마무리 할 때까지 진지한 토론이 이어졌다.

한편, 점심식사 후 '교역자관리 및 은급규정개편안'과 장정균형구조정리'에 대한 장정개정방향에 대한 설명과 토론이 이어졌고, 장개위는 이날 나온 제안들을 수렴해 추후 필요할 경우 공청회를 다시 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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