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모 교수
류현모 교수

부부는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하나님 사이의 수직적 관계가 형성된 이후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인간과 인간 사이에 형성된 관계이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복을 주시고 하나님의 창조 사역을 대행하는 청지기로 삼으셨다(창 1:27~28). 하나님은 혼자 있는 아담을 위해 그의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시고 돕는 배필로 주셨다. 그리고 남자가 부모를 떠나 아내와 합하여 둘이 다시 한 몸을 이루라는 결혼의 제도를 만드셨다(창 2:24). 세속문화의 폭풍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이 말하는 부부관계가 아닌 성경이 말하는 부부관계를 명확하게 알고 따라야 한다.

첫째, 결혼의 제도는 하나님이 정하신 규례이다. 세속의 문화나 국가의 법률이 하나님이 만드신 제도를 마음대로 재단할 수 없다. 설령 세상은 그렇게 하더라도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야 한다. 생활동반자법, 건강가족기본법 등을 통해 동거, 동성혼 등 성경이 인정하지 않는 형태의 결혼을 추구하는 것은, 결혼의 제도를 만드신 하나님께 대한 도전이 될 것이다.

둘째, 하나님은 결혼이라는 남녀의 연합 속에 상호보완의 특성을 포함해 두셨다. 남자와 여자 모두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지만, 해부학적으로 다를 뿐 아니라, 심리적, 생리적, 등 여러 면에서 서로 다르다. 이런 다른 특성은 상호 보완하여 연합할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만든다. 로저 스크루턴 경은 “모든 사회에는 한 세대의 일이 다음 세대의 복지에 바쳐지는 수단으로 결혼이라는 제도가 존재함을 볼 수 있다. 결혼은 단순히 자녀를 보호하고 양육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성적 욕심에 대한 방어막이자, 독특한 형태의 사회-경제적 협력이며, 안전을 위한 공동의 노력에서 각 파트너의 효율성을 두 배 이상 높이는 상호 지원적인 역할 분담이다.”라고 하며 부부의 상호보완적 특성을 강조하였다.

셋째, 하나님은 가정이라는 기관에 질서를 부여하셨다. 하나님은 만드시는 기관마다 그 질서와 안정을 위해 권위를 부여하시고 그 권위에 순종하게 하신다.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교회가 순종하는 것처럼 가정에도 남편에게 리더의 권위를 부여하셨다. 에베소서 5:21에서 부부는 그리스도를 경외하여 그분께 복종하듯이 서로에게 복종하라는 일반적인 명령을 내리신다. 그다음 일반명령을 좀 더 구체화하여 먼저 아내가 남편에게 복종할 것을 명하신다. 다음에 남편에게는 좀 더 발전된 명령 즉 아내를 사랑하되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자기를 주심같이 사랑하라고 하신다. 그리고 이런 사랑과 복종으로 연합한 부부의 관계를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와 같은 것임을 깨우쳐 준다.

넷째, 결혼을 통한 하나 됨을 말할 때 남녀 양성은 부차적인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구성 요소이다. 이런 성경의 내용은 세속적인 성 혁명 이념과는 정면으로 충돌한다. 동성애, 소아성애, 다양한 젠더, 성전환, 성적자기결정권 같은 그들의 의제와는 도저히 같이 갈 수 없는 것이 성경적 부부의 관계이다. 그리스도인 부모는 자녀들에게 남성성을 대표하는 아버지의 모습과 여성성을 대표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드러내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자녀들은 부모들이 서로 주고받는 다정한 사랑의 말과 행동을 통해 자신이 사랑받고 있음을 확인한다고 한다. 어린 자녀에게 부모의 갈등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에 비견된다.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면서 정체성에 깊은 상처를 입을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다섯째, 결혼은 남자가 부모를 떠남으로부터 시작된다. 새로운 부부가 탄생하는 것은 새로운 하나의 가정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 가정은 부모의 가정으로부터 독립된 가정이어야 한다. 이것은 물리적인 분리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정신적이고, 경제적인 모든 측면에서의 독립을 의미한다. 새로운 가정의 리더로 남자를 임명하셨기에 남자가 부모를 떠나는 것을 특히 강조한 것이지 부모로부터 떠나는 것은 남녀가 같다. 부모님들이 자녀들을 위해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의존하는 마음이 더 커지게 만들어서도 안 되고, 그것을 빌미로 자녀들을 좌지우지하려 해서도 안 된다. 이는 그 가정의 독립을 방해하는 것이며, 결국은 한 가정이 새롭게 세워지는 것을 흔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결혼의 제도가 만들어진 후에 인간은 타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타락으로 인한 하나님과의 관계 단절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쳤으며, 그 뒤틀린 관계의 대표적인 것이 부부관계이다. “너는 남편을 원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창 3:16), 아내에게는 복종하는 마음보다 남편을 좌지우지하려는 마음이 생긴 것이며, 남편에게는 생명을 바쳐 아내를 사랑하기보다 힘으로 다스리려는 마음이 생긴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은 먼저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 회복에 있지만, 부부관계와 모든 인간관계의 회복에도 적용된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눅 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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