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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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가톨릭 주교단이 최근 원유 공급 제한 강화 움직임과 관련해, 해당 조치가 빈곤층의 고통을 심화시키고 사회적 불안을 촉발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미국과 쿠바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경고라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가 전했다.

이에 따르면, 국제 가톨릭 구호단체 ‘ACN(Aid to the Church in Need)’은 쿠바 주교들이 “선의를 가진 모든 쿠바인들”에게 호소문을 발표했으며, 특히 정치 지도자들과 정책 결정권자들을 향해 책임 있는 판단을 촉구했다고 한다. 이 메시지는 전국 가톨릭 본당에서 낭독됐다.

주교단은 연료 접근성에 대한 추가 압박이 이미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 계층과 가정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입장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26일(이하 현지시간) 쿠바에 계속 원유를 공급하는 국가들에 대해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힌 이후 나왔다. 이 조치는 미국과 쿠바 간 관계를 더욱 경색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쿠바는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가운데서도 경제적 어려움이 큰 나라 중 하나로, 높은 인플레이션과 식량 부족, 만성적 빈곤이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회 지도자들은 이러한 압박이 최근 몇 달 사이 더욱 심화됐으며, 많은 시민들이 미래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ACN에 따르면, 주교단은 특히 연료 봉쇄 가능성이 생활 기반이 취약한 계층에 큰 불안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회적 소요와 폭력 사태가 실제로 발생할 수 있다며, “선의를 가진 어떤 쿠바인도 이를 기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교들은 개혁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추가적인 고통이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쿠바 가정에 더 이상의 생명 손실과 애도가 있어서는 안 된다. 최근 역사 속에서 우리는 이미 충분히 겪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새롭고 번영하며 행복한 쿠바를 원하고 희망하지만, 그것이 가난한 이들, 노인, 병자, 어린이들의 고통을 대가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성명은 갈등 해결의 유일하고 지속 가능한 길로 대화와 외교를 제시했다. 주교단은 국제 분쟁은 강압이 아닌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교황청의 오랜 입장을 재확인하며, 징벌적 조치는 문제 해결이 아니라 불의를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화를 통해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선의가 있다면 갈등을 해결하고 진리와 선, 정의와 사랑, 자유의 승리를 추구할 길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호소는 최근 교황 레오 14세가 로마에서 수천 명의 순례자들에게 연설하며 재차 강조됐다. 교황은 “쿠바 주교들의 메시지에 뜻을 같이하며, 모든 책임 있는 당사자들이 진실하고 효과적인 대화를 촉진해 폭력과 쿠바 국민의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는 모든 행동을 피하도록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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