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흥 UBF
UBF의 새 대표로 선출된 김재흥 목사. ©UBF 제공

올해 7월, 코로나가 휩쓸었던 3년을 고스란히 대표로 섬기며 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University Bible Study)를 이끌어온 김모세 목사를 이어, 광주에서 20년 넘게 UBF 사역을 감당해 온 김재흥(느헤미야) 목사가 새 대표로 선출됐다. 전 편에 이어 김재흥 대표와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Q. 임기 내 이루고자 하시는 것

A. 선교의 동력이 많이 약화됐다. 한국 사회의 수준이 높아지다 보니 해외로 잘 나가려고 하지는 않는다. 물론 한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들을 돕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이것과 더불어 해외 선교를 활성화시켜 나가야 한다. 이번에 ISBC(5년마다 열리는 UBF의 가장 큰 국제수양회)에 한국에서 280명의 지체들이 갔었다. 그들이 외국에 나가보니 선교에 대한 마음이 많이 생기는 것을 보았다. 이를 위한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들어서 UBF 내에 여러 상승효과가 생기고 있다. 각국에서 제자들도 활성화가 되고 있고 선교지원자들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네트워크를 통해 침체됐던 해외선교가 더욱 활발하게 일어나게 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

우리 단체는 80년대에는 1년에 180명씩 선교사로 나갔는데, 지금은 2~30명 정도밖에 안 나간다. 지금은 한류의 위상으로 외국에 나가면 선교사들이 쉽게 선교를 할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선교의 꽃을 피울 수 있다. 또한, 요즘 젊은 세대는 영어나 외국어도 빠르게 배운다. 그런데 요즘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에 비해 도전정신과 열정이 좀 부족한 것 같다.

우리 구성원들은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UBF의 지체로 남는다. 80년대 대학 캠퍼스 사역을 감당했던 우리 지체들이 지금 각 직장에서 은퇴를 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실버 미션’이나 ‘단기 선교’로 방향을 잡아주고 여러 가지 필요한 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 지금은 세계화 시대로서 해외로 나가는 장벽이 많이 낮아졌고 외국인들과 교류의 폭이 넓어졌다. 이미 선교사 2세대와 3세대들이 국제적으로 UBF의 주요 사역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이번 여름에 열린 국제 수양회에서 중요한 일들을 맡아서 섬겼다. 이들의 네트워킹을 더욱 체계화하고, 더욱 정교화하고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요즘은 전 세계에 있는 지체들이 실시간 온라인으로 쉽게 만날 수 있다. 선교하기 너무 좋은 환경이다.

동시에 이런 정보화 시대는 문화적으로 너무 위험하기도 하다. 좋지 않은 문화 콘텐츠가 너무 쉽게 퍼지고 있다. 사탄이 이를 이용하는 시대에 우리는 이것을 역이용할 필요가 있다. 시간에 쫓기는 요즘 사회에서 학생들과 온라인을 만나 아침에는 QT로, 저녁에는 그룹 성경읽기로 돕고 있는데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 그리고 줌으로 외국에 있는 UBF멤버들을 초청해서 참여하게 한다. 죄악된 문화에 노출되기 쉬운 젊은이들을 이처럼 거룩한 영적 문화의 장으로 흡수하는 것이다.

 UBF에는 80명의 스탭들이 있다. 이들의 개인적인 가능성과 달란트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나의 임무이다. 대표가 깃발을 들고 리드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런 시대는 지난 것 같다. 이제는 여러 스탭들 각자의 역량과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리 모임 안에 숨겨진 지체들을 잘 발굴하고 이들을 위해 스테이지를 만들어 주고자 애를 쓰고 있다. 모임의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밑거름 역할을 할 생각이다.

“네트워크 정교화, 국제화에 박차, 사역 다각화”

국제화의 좋은 환경을 잘 활용해서 지체들 간의 교류를 가속화하고자 한다. 각 나라에서 헌신하고 있는 선교사들과 긴밀하게 동역하며, UBF의 국제대표인 란 워드 목사(Ron Ward)와도 수시로 연락하고 협의한다. 물질적, 행정적 지원을 통해 세계 각 지부가 역동적으로 교류하고 움직이도록 애를 쓰고 있다. UBF가 처음 시작할 때는 대학생들 밖에 없었다. 그러나 60년이 지나면서 이제는 어린아이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해졌다. 그래서 각 세대에 맞는 교육과 새로운 체계들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전국 단위로 모여서 함께 교류하고 필요한 부분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 각 지부가 바라는 바를 경청하고 그들의 니드를 총족시켜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각 분야에 전문가들을 발굴하고 세우고자 힘쓰고 있다.

ISBC UBF
UBF의 가장 큰 모임인 ISBC의 현장 모습. ©UBF 제공

Q. 교회학교의 청소년 유출 문제, 마약·미디어 문제 등 ‘다음 세대 문제’가 심각하다.

A. ‘마약, 동성애’ 이것이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이제는 우리 가까이에 와 있다. 이것은 숨겨야 할 문제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도와야 할 문제이다. 이런 문제도 복음으로 도우면 해결된다. 예수님은 각 사람의 ‘눈높이에 맞춰서’ 도와주셨다. 예수님은 죄인을 위해 오셨다. 착하고 잘하는 사람을 위해 오신 것이 아니다. 깨어진 가정의 아이들, 미디어 중독, 도박 등 여러 가지 죄로 인해 삶을 정상적으로 살지 못하는 이들을 이해하고 불쌍히 여기고 도와야 한다. 문제가 심각한 사람일수록 돕고 회복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사랑을 품고 멘토들이 지속적으로 도우면 이들도 변화되는 것을 보았다.

우리 안에 이런 사례들이 많다. 이것이 1대1 제자양육의 장점이고, 복음의 능력을 실현하는 핵심가치이다. 우리는 수양회에서 메신저들이 자신의 깊은 문제들을 오픈하며 진솔하게 간증들을 나눈다. 이들의 간증과 말씀을 듣고 여러 지체들이 여러 중독이나 문제들에서 회복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오늘날 청소년들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우리는 지금도 원색적인 복음으로 이들을 돕고자 애를 쓰고 있다. 사도행전에 보면 예수님의 제자들이 귀신을 쫓아내고, 앉은뱅이를 일으키고, 죽은 자를 살리는 일들이 일어났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지금도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에 성령의 능력을 믿고 도전하면 오늘날 이 시대에 하나님께서 크신 능력을 베풀어 주신다.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땅을 정탐할 때,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부정적인 보고를 했다. 그러나 여호수아와 갈렙은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었다. 그들의 믿음대로 그들은 약속의 땅에 들어갈 수 있었다. 지금도 중요한 것은 상황만이 아니라 상황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가치관이다. 어느 시대나 문제는 있지만 믿음으로 도전하고 돌파하는 자는 소수이다. 지도자는 믿음을 심고 믿음으로 앞장서서 헌신하는 사람들이다. 어차피 현실은 항상 문제와 장애물 투성이이다. 중요한 것은 문제 너머에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고 도전하는 것이다.

“시대마다 항상 문제는 있어 왔어...돌파하기 위한 믿음이 중요”
원색적 복음으로 돌아가 그 본질 회복해야

UBF
UBF의 그룹 성경공부 모습. 김재흥 대푠는 "UBF의 핵심 가치와 능력, 그리고 시 시대에 대안은 성경공부"라고 말한다. ©,UBF 대표

나는 UBF에서 43년 동안 있으면서 하나님이 불가능을 넘어 가능케 하시는 역사를 많이 봤다. 실제로 우리 교회 안에도 큰 위기에 있던 한 가장에게 시편 119장 1절에서 176절까지 하루 한 절씩 암송하도록 도왔더니 10개월 만에 완벽하게 암송하는 것을 봤다. 이로서 가정이 회복되고 본인의 영성이 회복됐다. 한 분은 사업이 파탄 난 후에 성경암송을 권했더니 꾸준히 실천해서 신약성경 전체를 다 암송했다. 8년 동안에 성경 전권을 두 번이나 필사했다.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다. 스스로 그 안에서 복음의 생명력을 체험하는 것이다. 나중에 하나님께서 축복하셔서 영적으로만이 아니라 물질적으로도 회복이 되었다. 답은 이미 있다. ‘기도와 말씀’이다. 이것은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힘이다. 내가 경험한 광주의 사역 속에서도 이것을 생생하게 체험했다.

지금은 영적으로 무서운 시대이다. 손가락 하나만 잘못 눌러도, 마약과 음란물의 유혹이 쓰나미처럼 몰려온다. 그 배후에는 사탄이 존재한다. 지금의 사역은 치열한 영적 전쟁이다. 그런데 바울이 사역했던 고린도나 에베소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바울은 눈물로 각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말씀으로 한 사람 한 사람을 도왔다. 그래서 그곳에 마침내 교회가 세워졌다. 고린도와 에베소가 문제가 아니라 바울 같은 복음의 사람이 있는가가 중요하다. 디모데와 같은 제자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날 젊은이들이 기성세대에 반발하고 영적 세계에 무관심한 것 같지만 실상은 누군가가 말씀으로 자신을 잡아주고 도와주기를 원한다. 그들도 자신을 이기고 영적인 맛을 보고 성화의 길을 가고 싶어한다. 미국에 다이어트 단체를 보면 사람들이 힘든 고통을 겪으면서도 많은 돈을 내고 시설에 들어가서 훈련을 감내하지 않는가? 많은 돈을 내고 상담받고자 하는 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아비의 심정, 어미의 마음을 가지고 청년들을 사로잡고 있는 죄의 세력과 처절하게 싸우며 하나님의 말씀이 그들에 심겨지도록 도와주어야만 한다.

나는 젊은 세대들의 요구에도 귀를 기울이고자 애를 쓴다. 가능하면 그들의 문화에 맞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복음을 담을 수 있는 그릇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근본적으로 그들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복음의 능력’이다. 그래서 단계적으로 그들에게 복음을 맛보게 해주려고 한다. 그들에게 맞게 양육과 훈련을 제공하며 그들의 장점을 키워주려고 한다. 여러 지역과 나라들을 다니며 UBF 수양회를 참석해 보면 아직도 젊은 세대들 가운데 복음의 능력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UBF
UBF의 젊은이들이 문화적 퍼포먼스를 통해 젊은이들에 맞는 문화로 복음을 표현한다. ©UBF 제공

“복음의 진리 중요하지만, 눈높이 맞추는 것 필요해”

복음의 본질은 같고, 같은 영양소이지만 요즘 세대들의 입맛에 맞게 요리해서 주는 것은 필요하다. 불량식품에 길들여진 그들의 입맛을 바꾸는 것이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지만, 인내를 가지고 영적인 식단을 꾸준히 제공하면 된다. 이들이 반드시 바뀐다는 믿음이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내가 먼저 이것을 경험하지 않으면 자신 있게 다른 이들에게 권할 수가 없다. 사람을 살리고 키우는 것을 보는 것만큼 보람된 일이 없다. 그래서 나는 UBF 운동이 참으로 보람차고 큰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 안에 다음 세대에 대한 가능성들이 많이 자라나고 있다. 얼마전 인도 수양회에 참석했는데 프로그램이 새벽 1시 40분까지 계속되는데도 자리를 뜨지 않는 것을 보았다. 지난 2월 속초에서 있었던 전국학생수련회에 참석한 350명의 UBF학생들이 뜨거운 열정으로 찬양하며 눈물로 기도하는 것을 보면서 큰 비젼을 보게 되었다. 미래가 기대가 된다. 다음 세대의 지도자들을 키우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예수님은 사마리아의 여인에게는 사마리아인의 언어로, 니고데모에게는 니고데모의 언어로, 세리에게는 세리의 언어로 말씀하셨다. 낮아져서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는 문화 사역이 중요하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이단들은 이 일을 너무 잘하고 있다. 우리의 것을 이단들이 베껴서 쓰고 있다. 중요한 것은 진리의 복음이요, 스피릿이다. 우리가 복음을 붙들고 기도하면 젊은이들 가운데 복음의 열정이 반드시 살아나게 될 것이다.

A. 개인적인 기도제목이 있으신가?

Q. 우리 스탭들을 하나로 연합되게 하는 것이 내 기도제목이다. 아무리 좋은 철학이 있어도 이것이 지체들과 공유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각 지체들의 상황과 환경에 맞게 도와주고 관심을 갖고 섬김으로서 동지 의식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수님도 그렇게 하셨다. 그래서 우리의 구성원 한 분, 한 분에게 섬세한 관심을 갖고 심방을 하고 있다. 소통이 이루어져야만 사랑으로 연합될 수 있다.

‘선교지와 본부, 기성세대와 다음 세대, 다양한 사역들’ 간에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만 한다. 우리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신이 나야 한다. 우리 단체는 ‘스탭, 학생, 학사, 선교사’ 등 4가지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축들이 다 살아나도록 애를 쓰고 있다. 이 각축들이 유기적으로 동역하며 활성화되기 위한 장을 만들 때 흥이 날 것이다. 그래야 이들이 열정을 가지고 사역하게 된다.

“전통과 단절은 위험, 그 현대적 재해석 많은 노력 해야해”
공동체 구성원 많아도, 소통 않고 화합 안 되면 무의미...

지도자가 대표실에 앉아서 보고만 받아서는 안 된다. 현장에 들어가서 같이 운동하고, 같이 밥 먹고, 함께 뒹굴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마인드다. 마음만 있으면 어느 정도 한계는 있지만 어린이들부터 노년까지 친구가 될 수 있다. 벽을 허물고 과감하게 자신을 낮추고, 그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나는 1세대 개척자들의 전통과 헌신이 자랑스럽다. UBF 뿐만 아니라 모든 한국교회들의 개척기 지도자들을 존경한다. 방법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신앙에 있어서 그들의 근본적인 부분은 비슷하다. 지금의 지도자들도 그들의 정신을 배우고 따라가야 한다. 그들의 전통을 단절시키는 것은 위험하다. 역사에는 단절이 없다. 그분들의 헌신이 없이 어떻게 우리가 존재하겠는가? 우리가 우리의 개척기 세대를 부정하면, 우리의 다음 세대도 우리를 부정할 것이다. 우리는 서로 서로 발전하기 위해서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해야만 한다. 사역적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한 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 세상의 기업들도 살아남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하지 않는가?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성경의 인물들은 그 시대에 기도와 말씀으로 시대의 요구에 대해 자신만의 답을 내놨다. 이 시대를 뚫고 나갈 길을 위해 우리는 현실에서 씨름하며 찾아야 한다. 분명히 길은 있다. 그 길을 찾아서 제시해 주면 사람들은 열광한다. 그런 철학과 마인드가 있는 곳에는 사람들이 모이게 되어 있다. 그런 사람들을 하나님이 쓰신다. 그리고 그들을 중심으로 역사가 재편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자기 생각을 내려놓아야 한다. 우리는 사람들의 생각도 귀를 기울여야 하지만,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예수님이나 사무엘처럼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 음성을 양떼들에게 전달해 주어야 한다. 또 백성들의 탄식 소리를 듣고 하나님께 나가서 기도해야 한다. 또 사람들의 아픔과 눈물과 상처를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이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도자는 항상 ‘자신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 한다. 그리고 현장에 나가 양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이것은 쉽지 않다. 나는 50대 후반이다. 그러나 사랑과 깊은 관심을 가지고 젊은이들에게 다가가면 그들도 나의 나이를 상관하지 않고 나에게 다가온다. 사랑은 시대와 연령을 초월한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UBF #한국UBF김재흥신임대표 #UBFISBC #UBF국제수양회 #원색적복음 #다음세대선교 #캠퍼스선교해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