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F 김재흥 신임대표
지난 7월 UBF의 새 대표로 선출된 김재흥 대표. ‘말씀의 깊은 우물을 다시 팔 것’과 ‘영적 전통’을 강조하는 그는 故 이사무엘 목사의 누가복음 강해서와 성경을 들고있다. ©이상진 기자

올해 7월, 코로나가 휩쓸었던 지난 약 3년을 고스란히 대표로 섬기며 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University Bible Study, 이하 UBF)를 이끌어온 김모세 목사에 이어, 광주에서 22년 동안 UBF 역사를 섬겨온 김재흥(느헤미야) 목사가 UBF의 새 대표로 선출됐다.

‘복음의 회복’과 ‘선교의 부흥’을 외치는 김재흥 대표는 김모세 전 대표의 화합과 통합 리더십을 이어가면서, 이미 국제적 공동체로 성장한 UBF의 기초를 더욱 공고히 하고, 보다 체계적이고, 다양하며, 역동적인 선교의 동력을 만들고자 분투 중이다.

그는 ‘젊은 세대의 다양성’을 존중하되, ‘복음의 정통적 핵심 가치’를 계승할 것을 강력히 주장한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이, ‘세대와 국가와 지역’의 균형잡힌 성장을 위해 ‘소통과 화합’을 강조한다.

김 신임대표는 “우리 선교의 미래에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근거는 “말씀의 생명력이 회복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말한다. 새 대표가 되어 서울과 지방, 한국과 세계 각 나라를 방문하며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그를 종로구에 위치한 UBF 본부사무실에서 만났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A. 간단한 자기소개와 근황 부탁드린다.

Q. 1980년, 고등학교 1학년때, 신장이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하며 1년을 쉬게 됐다, 그때 만난 간호사님이 UBF 출신이어서, 그분을 통해 광주UBF를 소개받아 성경공부를 하게 되었고, 거기서 예수님을 만나 중생을 체험했다. 그때 UBF 모임에는 복음전파와 세계선교에 대한 뜨거움이 강렬했고, 나도 선교에 대한 강한 부르심을 영접했다. 1984년 선교에 대한 부푼 꿈을 안고 고려대 영문과에 입학했고, 17년 동안 고려대 UBF에서 사역을 섬겼다. 2001년에 고향인 광주로 내려가서 전남대 UBF 사역을 책임맡아 지금까지 섬기고 있다. 광주는 UBF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UBF 본부에서 성경공부 교재를 만드는 교재연구부장 직분을 6년 동안 하면서 깊이있게 성경을 연구하는 기쁨을 맛보았다. 그리고 올해 7월에 대표로 취임하게 됐다.

임기를 시작하며, 7월에는 미국에서 5년마다 한 번 열리는 ‘ISBC 국제수양회’(전 세계에서 모이는 UBF의 가장 큰 수양회)에 참석했다. 이 수양회에 강사들을 돕는 메신저 멘토팀으로 8개월간 헌신했다. 이번 수양회는 2300명 이상이 참석하는 큰 대회였다. 나는 그 수양회에서 폐회 예배 설교를 했고, 전 세계에서 온 학생들을 돌보고, 각지에서 온 선교사들을 섬기는 일들을 했다. 그 후에는 ‘UBF 가을 스탭 수양회’와 ‘Founders day행사’ ‘인도(India) 수양회’, ‘온라인 포럼’ 등을 섬기고 참석하느라 많이 정신이 없었다. ISBC에서는 최근 부흥으로 화제가 되었던 에즈베리 대학 총장이 참석해서 특강했다. 그는 우리 모임을 통해서 이루신 하나님의 역사를 현장에서 지켜보며 많은 감동을 받기도 했다. ISBC 수양회 이후에 대륙별로 부흥의 조짐이 보여서 고무적이었다.

UBF
UBF의 국제 수양회에서 에즈버리대 총장이 특강을 하고 있다. ©UBF 제공

Q. 어떤 사역에 중점을 두고 계신지?

A. 나는 제 7대 한국UBF의 대표로 선출되었다. 지금까지는 모두 서울에서 대표들이 나왔는데, 나는 지방 출신으로 처음 대표가 됐다. 하나님의 일방적인 은혜이다. UBF는 이제 62년의 역사가 되었다. 설립자이신 이사무엘 선교사님을 비롯해서 1세대 개척자들 중에 소천하신 분들이 40명 정도 된다. 나의 위치는 개척세대와 젊은세대를 연결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측면이 있다. UBF가 새로운 세대로 나아가는 과도기적 역할이 주어진 것 같다. ‘기성세대와 다음세대’, ‘수도권과 지방’, ‘세계와 한국’의 교량역할을 잘 해야만 할 것 같다.

나는 2013년에, 광주에서 UBF역사관을 개관했다. 이 사무엘 선교사님의 유품과 초창기 자료들, 그동안의 선교역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사진들을 전시했다. 이를 통해 UBF의 역사성을 고취하는 것에 힘을 썼다. 나는 UBF가 가장 활발한 80년대에 UBF에 들어왔다. 그래서 나는 이것을 보존하고 다음세대에 계승하는 일에 대해서 일종의 사명감을 갖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료들을 수집할 것이다. ‘과거를 기억하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과거의 역사를 잘 보존함으로서 후손들이 발전적인 미래를 준비하고 구상하도록 돕고자 한다.

나는 우리 모임의 최대 강점인 ‘1대1 양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대1 성경공부를 통해서 양들의 내면을 깊이 있게 돌봐주고, 그들의 눈높에 맞게 성경을 가르치며, 그들이 영적으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서는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린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서 양과 목자가 같이 성장을 한다. 양을 가르치기 위해 성경을 깊이있게 공부하고, 또 좋은 멘토가 되기 위해 많은 기도와 노력을 하면서 성숙해 가는 것이다. 이것이 UBF의 큰 장점이고, 다른 단체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UBF 멤버들은 대학을 떠나 직장에 가서도 1:1양육에 힘을 쓰며, 영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하나님 나라를 확장할 수 있다.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을 강력한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있도록 섬기고 이들이 복음의 정병들이 되도록 돕고 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복음의 감격의 회복’이다. 그 원천은 당연히 성경공부이다. 여기서 나오는 말씀의 힘으로 사람이 변화된다. 나는 재임 기간에 우리의 핵심 가치를 더욱더 활성화시키는 것이 목표이다. UBF스텝들은 지금 에스라, 느헤미야서를 공부하고 있다. 에스라는 이스라엘을 재부흥시킨 사람이다. 우리 스탭들도 에스라처럼 겸손하게, 새로운 마음으로 성경을 연구하고 있다. 에스라는 이미 뛰어난 학자였지만, 그는 겸손히 낮아져서 성경을 새롭게 연구했다. 그래서 하나님의 감동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식적인 연구 뿐만 아니라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았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에스라가 말씀을 가르쳤을 때,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눈물로 회개하는 역사가 있었다. 이것이 바로 부흥의 모델이다.

김재흥 UBF
1대1 성경공부는 UBF의 가장 중요한 핵심가치이며, 김재흥 대표의 중점사역으로, 김 대표는 "이를 통한 참된 복음 회복한다면, 침체된 캠퍼스 사역의 대안"이라고 한다. ©UBF 제공

한국교회의 역사는 사경회가 생명을 공급하는 공급원이었다. 말씀을 원천으로 사람들이 결신하고, 전도했다. 캠퍼스 운동도 마찬가지이다. 진지하게 말씀을 공부하는 열정의 불이 번져서 전국의 대학에 퍼져나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메너리즘에 빠지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복음의 형태는 있지만 감격이 약화되고 있다. 개척기 때 보다 하드웨어는 더 잘 갖춰져 있지만 내면의 소프트웨어 즉, ‘스피릿’이 공급되지 않는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사람들은 요즘 젊은이들에게 영적인 열심이 없고, 미디어에만 빠져있다고 한다. 그런데 모든 사람은 보편적으로 영적인 갈급함이 있다. 그 갈급함을 충족시키면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영적인 부흥은 터질 수 있다. 나는 UBF에서 43년 동안 사역하면서 이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60년대는 가난으로, 80년대는 운동권으로, 2000년대는 세속화로, 항상 시기마다 장애물은 있었다. 그럼에도 부흥이 있었던 곳은 복음의 감격을 맛본 지도자들이 있었던 모임이다. UBF 설립자 고 이사무엘 목사님은 거기에 목숨을 건 분이다. 이 목사님은 너무나 불우한 삶을 살았지만 복음의 생명에 대한 깊은 체험으로 사람들을 돕기 시작했다. 이것이 학생들을 매료시킨 것이다. 말씀 속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과 복음의 은혜가 그 시대를 휩쓴 것이다. 이 1세대들의 복음과 열정이 ‘어떻게 다음세대에 흘러가게 하는가’가 나의 사역의 관건이다. ‘복음의 열정’, ‘구원의 감격’, ‘한 영혼에 대한 사랑’ 이것이 부흥의 비결이다.

영국의 부흥사 로이드 존스가 ‘부흥’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 말 중에 인상적인 장면은 아브라함이 팠던 그 우물을 그 자손인 이삭이 다시 판다는 것이다. 블레셋이 메운 우물을 이삭이 다시 팠다. 다른 어떤 이벤트를 하는 것이 아니다. 기존에 주셨던 그 말씀의 우물을 다시 파는 것이다. 모든 종교개혁과 부흥운동은 여기서 시작됐다. 이것이 1세대 때, 활성화됐지만 2세대, 3세대를 오면 이것이 좀 시들어진다. 그런데 제 2와 3의 부흥은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 갓난아이처럼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함으로 말씀을 다시 연구해야만 한다. 여기에서 신선한 감동이 일어나며 그 주변으로 사람들은 모이게 되어 있다. 이런 소수의 지도자가 있는 공동체는 다시 부흥의 역사가 재현된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없으면 우물의 형태는 있는데 물은 없다. 그러면 비난과 불평이 따라온다. 지금 한국교회가 이와 같은 상황이다. 나는 에스라처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세도 가르쳤지 않나? 앉으나 서나 말씀을 가르치고 준행해야 한다고. 그러면 죄에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면 이 정신을 잃어버린다.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을 잃어버리고 이방문화와 타협하게 되고 벌을 받게 된다. 이것이 구약에서 되풀이 된다. 예수님도 하신 일이 동일하다. 구약의 속에 말씀의 본질을 다시 시대에 맞게 역동적인 적용을 통해 가르치시자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말씀의 광맥 찾는 것은 치열한 싸움...이벤트로 안돼”
지식적 성경이 아닌, 말씀의 정수 찾아야

오늘날, 이 시대도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 ‘지식적인 성경이해’가 아닌 ‘말씀의 정수’를 찾아내야 한다. 고 이사무엘 선교사님은 “광부가 갱 속에 들어갈 때, 죽을 각오를 하고 들어가듯이 말씀을 연구해야 한다”고 하셨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이벤트적인 사역, 물론 이것도 쉬운 것이 아니지만 오래 지속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인 깊은 말씀의 물줄기를 줄기차게 경험하면 이것은 세상의 어떤 괘락과는 비교될 수 없다. 그렇기에 게임과 도박과 음란물에 중독된 학생들도 복음의 능력과 감격으로 변화된다. 이것은 영혼의 깊은 곳에서 생수가 터지기 때문이다.

우리 내면의 깊은 영혼의 정수를 터트려 주는 것이 우리 지도자의 몫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투쟁을 해야 한다. 먼저 내가 말씀을 맛 보고, “이것이 좋다”라고 해야 한다. 예전에 맛 봤던 것을 피상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전달력이 없다. 지식적인 성경공부가 아닌 하나님의 마음이 담긴 말씀의 우물을 항상 새롭게 신선하게 퍼올려야만 한다. 하나님을 만나고 체험하는 감격이 나의 초점이다. 내가 지금까지 광주에서 22년 동안 한 일도 동일했다.

나는 대학교에서 영어를 전공했다. 그래서 영어로 온라인을 통해 세계 각국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줌으로 성경공부를 해주고 있다. 그들의 문제도 한국 청년들과 동일하다. 누구나 말씀을 받으면 감격하고 변화되고 성장한다. 우리 UBF본부에는 성경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핵심 모임이 있다. 이들이 연구하고 나눈 말씀을 전세계 UBF의 지체들에게 매주 공급하고 있다. 핵심 그룹에서 전 세계 각 지부로, 거기서 또 작은 그룹들에게로 퍼져나간다. 물이 바다를 덮음같이 여호와의 영광을 인정하는 것이 세상하게 가득하게 되기를 꿈꾸며 이 일에 매진하고 있다. (下)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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