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교육부 장관
이주호 교육부 장관 ©뉴시스
좋은교사운동(공동대표 한성준, 현승호)는 지난 26일 교육부가 내놓은 이른바 ‘킬러문항 제거’ 등 사교육 경감 대책에 대해 27일 논평을 발표했다.

이 단체는 ‘본질을 빗겨 간 대책으로는 사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교육부는 지난 26일 학생·학부모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공교육을 황폐화시키는 사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했다”며 “특히 최근 논란이 된 ‘킬러문항’ 사태에 대해선 ‘킬러문항을 핀셋으로 제거해 해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공정수능평가 자문위원회와 공정수능 출제 검증위원회를 신설한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과도한 사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교육부 차원의 대책은 꼭 필요한 일이며, 과도한 선별을 위한 킬렁문항 배제 또한 필요한 일”이라며 “문제는 핀셋으로 집어내듯 킬러문항을 제거한다 해도 공교육의 교육력이 높아지거나 학생들의 배움의 질이 좋아지기 어렵다는 데 있다”고 했다.

왜냐하면 “킬러문항이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학생들을 한 줄로 세우고, 특히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소수의 학생들은 더 촘촘하게 한 줄로 세울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교육부는 21일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며 자사고-외고-국제고는 존치하고, 내신 상대평가 9등급 제도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을 한 줄로 세우고, 학업성취도가 높은 학생은 더 촘촘히 줄 세우는 근본적 구조는 어느 것 하나 바꾸지 않았는데 사교육비 문제가 해소될 리는 만무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킬러문항을 핀셋으로 뽑아낸 자리에는 또 다른 킬러문항에 준하는 문제들이 들어올 것이다. 국어에서 킬러문항이 사라졌다면 다른 과목에서 나타날 것이며, 수능에서 뽑아내면 내신에서, 내신에서 뽑아내면 대학별 고사에서 나타날 것”이라며 “상대평가 체제에 근거한 견고한 줄 세우기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킬러문항과 사교육비 문제는 영역과 수준만 달리해서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사교육비를 경감하기 위해서는 한 줄로 촘촘하게 세우는 과도한 경쟁교육을 완화해야 하고,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수능과 내신의 상대평가 체제를 절대평가 체제로 바꾸어야 한다. 또한 고등학교의 서열화 문제와 대학의 서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와 고1 공통과목 상대평가 9등급 유지를 오히려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제시했다. 사교육 유발과 학교 교육력 저하의 근본 원인을 도외시하며 킬러문항 몇 문제 배제한다고 해서 사교육 문제가 잡힐 리 없다”고 했다.

이 단체는 “이미 사교육 경감 효과가 크지 않았던 정책을 마치 새로운 대안인 것처럼 제시하는 것은 교육주체들을 기만하는 일에 지나지 않다”고 했다.

아울러 “대학서열 체제, 고교서열 체제, 이를 뒷받침하는 한 줄 세우기 상대평가’라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 놓고, 학교에 모든 책임을 지우는 방식으로는 사교육비가 줄 수도, 학교 교육력이 제고될 수도 없다”며 “과도한 사교육 문제는 교육부가 이번 발표에서도 밝힌 바처럼 학교 교육을 황폐화시키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병폐다. 그렇다면 교육부는 사교육을 유발하고 학교를 경쟁교육으로 몰아넣는 근본 원인인 고교서열화 문제와 상대평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았어야 한다. 본질을 빗겨 간 대책으로 사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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